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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한 사람의 꿈이 세상을 바꾼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10. 18.

부제: 보호자 없는 병실을 만든 마산의료원 박신숙 간호과장 인터뷰


경남도청 요청으로 블로그 취재를 맡게 됐다. 필자가 취업전문가인 만큼 취업관련 유관기관을 취재하려 했으나 뜻하게 않게 해당기관의 사정이 발생해 다른 분야 취재를 맡았다. 행사를 진행하는 Daum 담당자분이 ‘보호자 없는 병실’과 관련한 기사를 사전 정보로 보내줬다. 솔직히 말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내 일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일반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힘든 뉴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큰 관심 없이 마산의료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마산의료원의 박신숙 간호과장을 만나고 큰 배움을 얻었다. ‘한 사람의 꿈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병원에 들르기 전에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정보를 숙지한 다음에 간단한 인터뷰용 설문을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닥쳐서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스러웠다. 그냥 편하게 취지를 이야기하자고 마음먹고 마산의료원을 방문했다.


그렇게 불쑥 들어간 덕분에 간호과장님이 다소 당혹스러워했지만 잠시 후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보호자 없는 병실’은 어떤 취지로 시작하셨는지,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기 마련이죠. 제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보니 치료비보다 간병인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 어려움을 겪는 환자 가족들을 보고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루 6,7만원 들어가는 1일 간병인 비용을 부담하다보면 한 달에 2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웬만한 가정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죠. 비용도 비용이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환자가족들은 일을 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이기도 해서 이런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간병자활기관과??? 의기투합하여 제도를 계획했습니다. 수요자가 없을까 고민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수요자가 너무 넘칠까 고민되기도 했는데 2년간이나 고심했죠.


하지만 재정만 생각하며 고민만 하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경남도 사업으로 지정받기 1년 전부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루 1, 2만원으로도 간병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2010년부터는 000 도지사님의 공약사업으로 10월 1달간 시범사업을 하고 11월부터 1년간 시범사업으로 지정됐습니다.


이후 경남도청의 지원으로 인해 저소득층 뿐 아니라 모든 도민들이 다 이용할 수 있도록 범위로 확대되자 전국적으로 이슈화되어 언론방송으로부터 취재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 혜택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나 해당된다는 말입니까? 그런데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사람들을 들었는데 왜 그런지요.

네,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의 경우에는 하루 1만원 비용으로 간병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 일반 의료보험 대상자의 경우 하루 2만원 비용이 들어갑니다. 지금 현재 병실 가동률이 90%이상 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밀릴 경우에는 바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대기 순번대로 병실은 지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환자 증세가 심각한 중증환자로 1:1 간병이 필요할 정도인 경우에는 다른 환자분들을 위해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거절되는 경우에는 마음 상하는 경우도 있겠어요.

네,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병실에 6명의 환자를 5명의 간병인이 교대로 24시간을 다 봐드려야 하는데 곤란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개 간병인의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환자가족들이 수긍을 하십니다.


지금 현재 5개병실로 6개병실로 확장되어 30명의 간병인이 2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환자 가족 분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사진 한 컷 하자고 했더니 뒤로 빼지는 박신숙 간호과장님, 수줍은 표정이 소녀처럼 귀엽다^^)

정말 경남 지역 병원에만 이런 서비스가 시행되는지요?

아닙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외 유사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 사업을 검증하기 위해 10여 곳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연구결과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호자 없는 병실’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자 마산의료원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환자들이 몰려 병실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 대기 순번대로 병실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입원 상태로 간병인을 둘 수 없기에 급정기(환자 혼자서 있을 수 없는 수실 전이나 수술 후, 고통스러울 정도의 고통기 등)에만 1회에 15일간으로 제한하고 1회 연장해서 최대 30일까지만 입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산의료원에서도 1개 병실을 늘렸으며 경남도에서도 마산의료원을 모델로 해서 6,7개 의료기관으로까지 확대추진 혜택을 늘이고 있습니다.


유지비용이나 예산에 어려움은 없는지?

환자가 있으나 없으나 간병인 급여는 계속 지출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위험성이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병실 가동률이 90%에 가까워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운영에 어려움은 무엇이 있는지요?

환자 상태가 1:1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중한 경우에는 입원이 거절되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에 환자 가족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참 미안하죠. 어떤 때는 어느 정도 범위에서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병실 환자들이 불만을 토로해 양쪽으로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보람이 많을 것 같은데요. 어떠신지요?

사실 보람이 크다. 환자와 가족들이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을 보니까 나도 마음이 뿌듯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원취지는 간병인보다 간호사들을 더 늘리려 했으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전담관리 간호사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간병인들은 일반 간병인들에 비해 간호 교육과 마인드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의료수준이나 마인드가 좋습니다.

(간호과장님 왼쪽 가슴에 사원증이 보인다. 아주 젊은 날의 사진 같았는데 지금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삶의 깊이와 원숙함이 가득한 미소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장님, 넘 예뻐요^^ㅎ)

그래서 퇴원할 때 간병인이 없는 자리에서 만족도를 조사하는데 만족도가 높게 나올 뿐 아니라 고마움을 표현하는 환자와 가족들을 보면 너무 기쁘다. 심지어 환자분들은 가족들이 오는 것보다 더 좋다고까지 말합니다. 가족들이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 때문에 사회생활도 못하고 병원에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병인이 잘 보호해주니까 마음이 홀가분하다는 겁니다. 그런 말 들을 때 보람을 많이 느끼죠.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병실을 둘러보고 환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중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중증 환자도 눈에 보였는데요. 다른 환자분들이 대소변까지 모든 것을 모두 다 돌봐주는 간병인이 아니면 누가 보겠느냐며 고맙다는 말씀을 대신 하시더군요. 2분의 간병인이 병실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잘못 이용될 소지도 있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이 선뜻 시행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마산의료원의 제도가 성공적인 것으로 언론방송으로 이슈화되고 있어 곧 전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병실을 돌며 환자들의 상태를 물어보고 계신 모습, 환자들의 불만도 너그러이 받아들이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환자들도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넨다. 우리 시대의 나이팅게일. 박신숙 과장님^^)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박신숙 과장이라는 분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솔직히 이전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렇게 자신의 몫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장님 뿐 아니라 담당 의료진과 모든 간병인 역시 제 몫을 다해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는 우리 한 개인 개인이 자신의 몫을 다할 때 나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봐주지 않더라도 나도 더 열심히 내 삶의 과제에 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박신숙 과장님 갑작스러운 인터뷰에 친절히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ㅎ

이번 행사를 주최한 경상남도 도청, 도청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따옥따옥 (http://blog.naver.com/gnfeel)


취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 (career@career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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