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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30년 만에 처음 참석한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가한 느낌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5. 2.

여러분은 초등학교 동기생들과 모이는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같은 반이었던 6학년 친구들은 종종 만나곤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유일하게 타이틀을 가졌던지라 같은 급의 친구들이랑 만났다. 뭐, 급장이나 부급장도 아니고 아마도 청소부장이나 오락부장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혹시나 그 때 그 친구들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늘 가슴 한 편에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당시에 우연히 고속도로에서 만난 친구의 연락처를 통해 또 다른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의 연락처가 따로 있지는 않았고 그러다보니 모임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에 고향에 자주오다보니 한 초등학교 동기로부터 계속해서 전화 연락이 왔다. 예전에 술 먹고 실수를 한 친구 때문에 나와 화해를 시켜주려는 것이다. 바쁘기도 하고 해서 전화를 못 받은 적이 많았지만 실수한 친구와 술자리 약속 잡자고 계속 전화가 왔기에 전화를 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전화를 받고 보니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얼떨결에 회장을 맡았는데 기백만 원을 학교에 후원까지 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동기이기도 하지만 나와 같이 아주 못살던 시골동네에 살던 소꿉친구이기도 해서 사실은 초등학교보다는 소꿉친구로서의 기억이 더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나름대로 성공한 사업가라고 하니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중책을 맡았다고 하니 친구로서 얼굴 한 번 보일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사람이 이런 모임에 쓸 시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갈등도 있었다. 그래도 그 친구 체면도 세워줄 겸해서 금요일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내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데 딱 7시까지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왠지 쑥스러워 집에 잠시 들렀다가 모임 장소에는 8시에나 도착했다. 회장을 한다는 친구와 예의상 얼굴만 보이고 나올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어색했다. ‘내가 뭐하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을 쭉 둘러보기도 민망해서 한 테이블에 앉은 친구와만 인사를 나누며 흘깃흘깃 주변을 둘러봤다. 그런데 아직까지 인사들을 서로 안했는지 이제야 돌아가면서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참석한 20여명의 얼굴을 차례대로 봤는데 소꿉친구였던 2명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겠는 것이다. 그런데 6학년 때 같은 3반을 한 친구들이 3명이나 있는 것이다. 놀랍고 반가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얼굴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이상했다.


그리고 내 소개도 끝나고 모두 자리에 앉았는데 3반이었던 아이들이 내게 와서 낯익긴 한데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도 세월이 너무 흘러서 기억이 안나나 싶었는데 당시 반장 이름을 이야기하는데 서로 다른 것이다. 아직까지 유일하게 연락하던 친구가 당시 급장이었는데 약속이 있어 참석치 못한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나 보고 3반이 아니라 4반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친구들은 어떻게 자기 반도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내게 핀잔을 줬다. 그런데 40대 중반이 되어서도 초면에 그렇게 반말할 수 있고 장난치고 술 마시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친구들도 다들 그런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술도 엄청 들이켰다. 나도 내 주량을 넘었으나 크게 취하지는 않았다. 아마 너무 기분이 좋아 취한 느낌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친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다시 되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또 어떤 친구는 다른 어떤 모임보다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 어떤 친구는 남녀구분 없이 모두가 초등학생이 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그렇게 즐겁게 떠들고 있는 사이 내 옆 테이블을 보니 고등학교 동기들이 보이는 것이다. 일전에 20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기들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었다. 고향이라는 것은 이래서 또 반가운 면이 있다. 낯익은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모임에서는 남자들만 있어서 왠지 모르게 조금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모임에는 이성친구들이 있으니 그 분위기가 새삼 다른 느낌이 든다. 40대 중반의 아줌마, 아저씨들이어도 여전히 이성에 대한 끌림이 있는가 보다. 미묘한 흐름이 있다고나 할까.

그렇게 술을 2차까지 마시고 3차는 노래방에 갔다. 친구들은 더 신이 났다. 디스코도 추고 블루스 음악에 맞춰 춤도 춘다. 얼떨결에 이끌려 춤을 추는데 동창이기는 하지만 서로 잘 모르는 낯선 이성과의 접촉에 설렘도 느껴진다. 아마도 이런 미묘한 감정 때문에 이끌림이 더 있지 않나 하는 솔직한 마음도 들었다.  이 적절한 밸런스를 잘 맞춘다면 삶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불장난은 금지.


친구들은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자리를 옮겨 또 한 잔 더 걸치자고 한다. 아예 날을 새자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몇 명에게만 이야기하고 몰래 빠져나왔다. 후일담을 들어보니 여자애들이 많이 취해서 겨우 들여 보내줬다는 것이다. 어쩌면 억눌려 있는 감정들을 초등학교 동기생들을 만나다보니 폭발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신나게 즐긴 느낌이다.


동기들을 만난 지가 벌써 2,3주 흘렀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서로 연락도 없이 다시 조용히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한 친구의 말처럼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또 한편으로는 정말 타임머신이었는가 싶어 다시 한 번 더 타임머신을 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도 든다.


혹시 여러분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얼마나 되었는지, 그 때 그 친구들은 아직 만나는지, 모임에 나갔을 때 느낌은 어땠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아직도 초등학교 모임에 나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솔직한 내 감정을 가감없이 그대로 담아봤다. 

모임에 나오지 않았던 친구들은 내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이나 하려나^^내 블로그에 내 얼굴이 대문짝하게 있으니 나를 보고 기억나는 친구들은 연락하길 바란다^^;;;ㅎ나를 장동건으로 착각하지는 마시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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