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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취업하려면 조금 더 뻔뻔해져라!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3. 16.
정철상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교수님의 블로그에 매력을 느끼다가, 저도 한번 최근 저의 고민거리를 말해보고 싶은 마음에 메일을 드려봅니다. 제가 하려는 질문은 저의 취업에 관한 부분인데요. 한 번도 뵌 적 없는 분께 저의 상황을 적으려다 보니 떨리네요.


전 현재 서울의 어느 대학교에서 경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현재 4학년 2학기이구요, 이제 학교도 10일 정도만 가면 졸업이네요. 저는 지금 아버님의 연줄(?)을 통해서 어느 공제조합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친구들은 저를 굉장히 부러워하고 있구요. 요즘 같은 취업난에 네가 지금 무슨 고민이 있겠느냐며 취업 전까지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 사실 요즘 답답한 마음이 앞서는 상태입니다. 제가 2008년 1월에 육군제대를 하고나서 제대한지 1주일 후부터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S카드 인재육성팀에서 2달 정도 근무했었습니다.


제가 일을 하기 몇 달 전 L카드와 S카드의 M&A때문에 S카드사에서는 전 직원 통합연수를 통해서 L카드사 소속이었던 직원들과 S카드사 소속이었던 직원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려 했었구요.


그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던 인재육성팀에서 아르바이트생을 필요로 해서 제가 그 프로젝트에 참여 했었습니다. 2달간 연수원에서 팀원들과 먹고 자고 교육하고 생활을 하면서 직원들과 쌓인 정도 많았고, 저를 너무나도 좋게 봐주시고 업무나 사회생활 측면에서 배운 점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계약기간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꼭 우리 회사에 입사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저 인사치레로 하는 말은 아니었고요. 추천서를 써준다거나 합격할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와주겠다거나 입사지원을 하면 인사과에 미리 말을 해둘 테니 꼭 알리라고도 하고 연수기간 중 그런 식으로 대학생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으로 현재 그 회사에서 근무 중인 분들도 많이 봤구요.


일이 끝나갈 무렵 그 회사에서 굉장히 알아주는 과장님에게서 너의 진가를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편지를 주기도 하셨습니다. 나중에 입사지원 할 때 이 편지를 꼭 같이 제출하라고 말하기도 하셨구요.
일이 끝났을 땐 제가 몇 년 후 그 회사에서 일하게 될 생각에 너무 기뻤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 당시에 들었던 말 중에는 학점관리를 잘 해놓아라, 우리와 지속적인 컨택을 유지해야 하고 그걸 유지하는 데에는 너에게 달렸다 등등이었는데요.


제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점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왠지 제 자신이 회사 사람들에게 부끄러워지고... 업무능력이나 사람 됨됨이에서 인정을 받았던 게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된 것처럼 느껴지고.. 뭔가 당당하지 못하게 되고... 실제로 받아놓은 학점보다 약간 높여서 말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을 하게 된 것 같고, 그게 마음에 걸려서 점점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고....사람들이 이번엔 학점 어떻게 나왔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순간 굳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던 당시 직원들도 '요즘 같은 취업난에 이런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건 매우 큰 행운이다'라는 말을 몇 번 했었구요.


한동안 용기를 내어서 연락해보려고 해도 왠지 오랜만에 연락한 게 민망하기도 하고 제 학교성적엔 큰 변화가 없었기에 그것이 드러나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그렇게 몇 달 몇 달을 보내다보니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지 2년이 되어갑니다...


지금 와서 연락을 해본다고 해도 '아, 이 녀석은 취업이 다가오니 연락을 하는군' '자기가 필요할 때에만 우리를 찾는구나...'라고 생각할까봐 두려운 마음에 전화한통 하려는 용기를 내기가 힘이 듭니다.


이미 저한테는 들어갈 회사가 정해져 있음에도 S카드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근무지가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공제조합보다 카드사가 더 가깝고, 연봉도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아직 제가 공제조합에 입사날짜를 받아놓은 게 아니다보니 내가 입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도 쌓여가고 있고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힘이 듭니다. 공제조합에 들어간다는 가정 하에 카드사 직원들과 다시 연락을 하고 지내면서 꾸준히 인연을 만들다가 나중에 그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아니면 지금부터 카드사에 입사지원을 할 자격을 갖추는 준비를 해야 하는건지....


그리고 요즘엔 대학원에 진학해서 박사학위까지 따는 것도 생각 중에 있습니다.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공부하는 게 싫은 것도 아니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박사로 살아가면 보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게 저한테 가장 합리적인 결정인지 판단하기가 힘이 듭니다. 저한테 주어진 상황에서 제일 나은 방법은 어떤 것인지 모르겠네요. 전혀 모르는 분에게 상담을 요청하다보니 말이 굉장히 길어졌지만 오히려 그런 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하게 되고, 저의 답답함도 조금은 풀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바쁘시겠지만, 메일 문의 환영이라는 말에 이렇게 편지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명쾌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온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_^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 송구합니다. 지금이라도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 당장 연락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연락이 뜸하다가 연락왔네’라고 해도 짐짓 모른 척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연락이 너무 뜸했죠.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가 밥 한 끼 사드리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시간 괜찮으시죠.’라고 말하며 오히려 조금 더 당당하게 조금은 뻔뻔스러울 정도의 분위기라도 만들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경우에 따라 아주 솔직하게 ‘이제 졸업할 때가 되었는데요. 그 때 기회를 주신다면 말을 믿고, 다시 한 번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라고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학점 등에 너무 위축되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그쪽에서 채용을 결정하든 안 하든 그 회사의 선택이겠지만 일단 본인으로서는 최선의 모습을 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괜히 후회만 하며 아쉬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되었다 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 가서 또 다른 일에 도전하면 되니까요. 아버지가 추천한 곳에서 경력을 쌓는 것도 좋겠습니다. 인맥을 통한 추천을 너무 나쁘고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그 기회를 나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보세요.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올려야겠죠.


그렇게 경험을 쌓고, 관련 학습을 지속하고, 자기계발하면서 자신의 힘으로 내부 승진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경우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타 회사로의 이직도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상담 문의 주신분이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눈치를 많이 보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체면도 중요하고 주변 사람들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생각과 결정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조금 더 당당하게 주변상황을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더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기 위해 조금은 아쉬운 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사회가 오히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야 내가 받은 혜택을 그 사람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이 사회를 위해서도 기여하고 공헌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줄 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해할 소지가 있겠지만, 님의 경우에는 조금 더 뻔뻔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ㅎ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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