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일 년 전에 00대학교 직업과 진로에서 교수님을 처음 뵙게 된 학생입니다. 수업 후에 저의 진로에 관해 메일을 드리고 답장도 받았었습니다.
불문과 학생으로 금융관련 일을 하고자 해서 그 일을 구체화하고 싶은 와중에 고민이 많아서 조언을 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말씀해주신 조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게임의 룰을 바꾸면 승리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인데요. 그 말씀은 그 당시 저의 고민에 한해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토로 삼아도 될 만큼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미지출처: Daum '창업'이미지 검색결과 화면 캡쳐)
제가 만족을 몰라서 인지, 아니면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인지. 1년인데... 뭐 이렇다 할 변화가 없습니다. 변화가 있다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프랑스 문화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카페 문화를 더 연구해서 창업을 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른 것들을 이것저것 건드려 보고 어려운 점 단점만을 발견하고 피해버린 결과로 제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카페 창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양한 경우의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니라서, 지금 제 생각이 견해도 뭣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창업에 대한 어려움이 막연할 뿐이고 직접 와 닿지 않아서 그래서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계획을 앞서서 이번 학기 휴학을 예정하고 준비했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수강신청을 하고 학교는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휴학, 미래에 관해 개강 전에 선택하는 것에 대하여 부모님과 상담하는 와중에, 제가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이 있었던 점에 맞추어 아버지께서 속으로는 이쪽 방면으로 나가길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쪽으로 제안을 하시더라구요. 거기서 저의 판단 미스가 있었습니다. 심신으로 조급한 상태에서 국문과 관련 수업을 5개나 신청하고 일주일동안 그 외롭고 낯선 과목을 일주일동안 소화해 보려니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한다면 열심히 할 수 있겠죠. 제 실수니까요 열심히 해서 A+을 받는다면 받을 수 있겠지만, 그 후에 그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지금 휴학을 하고자 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한두 가지 방법을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도통 그것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의미 없음은 매한가지인 것 같아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나마 의미를 두고자 '하고 싶은 것, 관심이 가는 것'인데 이것은 제 치열한 열정을 보태서 목적의식으로 바꾸고 원동력으로 바꿔야겠지요.
미래의 준비를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그 근거를 두면 충분히 두어도 괜찮을 수도 있겠지요. 일단 제 선택은 휴학을 하는 쪽으로 거의 정했으니까요.
어제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정리했던 저의 계획을 말하자면, 한 학기동안 일단 휴학을 하면 국문과 이수 내용이 자동 취소가 되니깐 그 방법을 쓰고 알바를 하고 그 돈으로 여유 시간에 여행을 다니면서 관련 업계로 직접 발품을 팔아 조사를 하고 싶습니다. 서적관련으로 간접경험과 직접 찾아다니면서 직접경험을 통해 준비하고 싶습니다.
복학해서 저희 학교에 소비자 생활과학과에 복수전공을 이수하고 싶습니다. 지금 신청해서 합격한 상태이구요. 모든 사람이 소비자이고 앞으로 비전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카페 경영을 하면서도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제 의견에 아버지께서는 제 계획엔 아무런 꿈도 이상도 없다고 하십니다. 결국 돈을 위해 일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신대요.
좋은 카페를 경영하고 그것을 내 소유로 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 좋고 한다는 것이 실현이 아주 힘들 뿐만 아니라 너무나너무나너무나너무나 이상주의자처럼 보이시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해놓은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하시면서 실현 불가능해서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될꺼라고 장담도 하시네요... 아버지를 원망할 것이라고 하시면서요.
일단은 제가 더 믿고 기다려 달라고, 저한테 여유 있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살아가라고 하셔서 아버지가 저한테 하신 말대로 아버지도 여유 있게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바라봐 달라고 불편한 설득을 하긴 했지만요.
그런 카페 경영은 너무나도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사치로 할 수 있는 것이지, 그게 생계는 될 수 없다고 하세요,..
아버지가 앞에서 제게 글쓰기를 권하신 것도, '여유 있어라!'라는 말씀에 준하고... 먹고 자는 건 다 해줄 테니 여유 있게 준비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카페 창업을 하는 것은 꼭 돈을 위해, 돈에만 집착해서, 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냐고 물을 만큼 제 의지를 이해하시기는 아마도 많이많이 어려우신가 봐요.
저는 오히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셨기에, 이러한 제 의지를 확고히 하고 용기 있게 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것이거든요. 같은 생각인데 다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인생 경험이 많고 시야가 넓으신 연장자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 것이 교수님께서 보기에도 맞는 선택일까요? 아버지께서는 제가 시야가 좁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시네요.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모험이고 위험을 감수하고 해본다는 것만으로도 깨달음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소리일 뿐일까요?
앞에 말씀드린 대로 지금 전체적으로 너무나 많은 방향의 생각을 하다보니깐 제 의견이 참 산발적으로 이견 삼견 줄줄 나오는 것 같아요. 정신이 많이 없으시겠지만.... 그것까지 아울러서 저의 상태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여겨주시고....
답장을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긴 내용이 아닐 경우에 더 빠르고 잦은 회수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수단이 있을까요? 아니면 계속 메일을 보내 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메일 발송전에 미혼모 고민자분께 답변해주신걸 읽었는데.... 냉정한 조언을 기다리는 게 좋...겠..죠? 그게 발전적이겠죠..?
답변:
회신이 많이 늦어 송구합니다. 여러모로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상담메일이 많이 밀려있네요.
강의한지 1년이 흘렀으나 좋게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로 고민하고 계시군요. 사실 인생은 끊임없는 문제와 고민의 연속이죠. 누구나 문제를 겪는다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큰 배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마주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되돌아보느냐에 따라서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언을 드린다는 것이 때로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합니다. 보람만큼이나 위험성도 같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대개의 경우 부모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거의 80% 이상은 부모님이 옳다고 봐야죠. 그런데 매번 모든 말씀이 다 옳은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의 말씀은 순종하고, 순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때로 독자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경제적으로 모든 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학생 신분으로서 부모님의 의견에 반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형태로든 부모님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6개월 정도의 휴학을 하고 새롭게 정리를 하는 것도 좋겠죠. 그러나 저는 가능한 휴학 없이 바로 졸업하는 쪽으로 권유하고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라 조심스럽지만 아버지의 반대와 달리 저는 카페 운영에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다만 아버지 말씀처럼 현재의 형편으로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습니다. 휴학한다고 더 나아질 것도 없습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더 나빠지고 갈등은 더 심화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단 글쓰기 관련한 수업에서 학점이 잘 안 나오더라도 일단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글쓰기는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주 조그만 카페에 찾았는데요. 글쓰기를 못해도 정성스럽게 자신이 만드는 커피와 음료에 대해서 정성스럽게 쓴 메뉴판을 보고 감동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만일 카페 운영을 목표로 삼았다면 남들처럼 취업스펙 쌓기에 주력하기보다 남은 기간 동안 관련경험을 더 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학교 성적인 학사 경고 나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하고, 수업 끝난 후 저녁에 카페에서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에도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아봤으면 합니다.
경우에 따라 3학년 끝나고 해외 쪽에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 쪽으로 인턴자리도 알아보는 겁니다. 잘 되면 그곳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인턴 생활을 경험하고 저축도 해왔으면 합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께는 호텔 인턴이라고 하면 오히려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카페를 운영하자면 서비스 마인드, 경영, 관리, 디자인, 인재관리, 디자인, 차별화 전략, 커피나 빵 제조법 등의 다양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물론 자금동원능력도 필요한데요. 일단은 대형카페나 소규모 카페에서 직접 경험을 쌓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관한 곳에서만 경험을 쌓기보다 조금 더 폭넓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형 카페나 유사 서비스 기관들을 찾아보고 그러한 곳들을 자료조사해보는 거죠. 직접 방문하고, 사진도 촬영하고, 매니저나 카페 사장님 인터뷰도 해보면서 자료를 하나하나 모아보는 거죠. 트랜드 조사도 되고, 향후 내 사업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단순히 글을 모으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블로그 등의 디지털 미디어에도 올리고, 칼럼도 기고해보고, 책 출판도 고려해보는 거죠. 졸업 전에 출판한다면 더 좋고요. 아니더라도 3,4년 이내에 출판을 시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좋겠습니다. 결국 어렵게 등록한 글쓰기 수업이 도움 되겠죠.
그렇게 관련 전문성을 하나하나 익히고 내 카페 운영을 10년 정도를 보고 조금 더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지금 부모님께 굳이 반기를 들면서 설득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 듭니다. 일단은 고개를 숙이고 부모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준비해나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누구보다 부지런해야 하지 않을까요.
용기를 가지고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ㅋ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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