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꼭 심리상담 인생 상담을 하고 싶었는데 따뜻한 카리스마님을 보자마자 구독해서 하나하나 글을 읽어보는 중이었습니다.
제 소개를 하자면 올 여름에 4년간 사귀던 동갑내기 여친과 결혼을 하고 5개월 뒤에 아빠가 될 예정입니다.
나이는 31살이고요. 저와 여친은 연극영화전공으로 대학에서 제가 연출을 하고 여친이 연기자로 작품 활동을 하다 만났습니다. 2년 정도 만나다보니 이 여자와 평생 같이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미지출처: Daum 이미지 '쇼핑몰 여자친구' 검색결과)
문제는 그 당시 저와 여친은 전혀 경제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여친은 전공 살려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돈은 거의 못 벌고 있었죠. 그나마 제가 더 벌었습니다. 둘이 결혼하고 먹고 살기엔 턱없이 부족했죠.
저희는 잠시 하는 일을 접고 쇼핑몰을 열었습니다. 여친은 한 번 하면 하는 성격이라 쇼핑몰에만 파고들었습니다. 덤으로 생활환경은 피폐해졌지요. 둘이 살던 원룸이 초토화되고 둘 다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자고..
암튼 지금은 오프라인 샵도 내고 벌이는 괜찮습니다. 아직 월세 살지만 곧 아파트 전세로 갈 예정이고, 친구들은 지금 다 대기업 다니고 있지만 수입만으로도 저를 부러워한답니다.
하지만 전 그 부러움이 좀 불편하거든요. 지금 제가 가게운영의 보조 역할이거든요. 여친이 시작한 사업이고 아이템도 패션 쪽이라 제가 나서서 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안목도 있어야하고 여자들 상대로 말도 잘 못하는 제가 판매하기도 어렵고 제가 매장에 있으면 손님들이 불편해 하더군요.
그래서 운전하고 짐 나르고 못 박고 집 청소하고..온라인샵 사진촬영하고 편집 작업은 했었는데..지금은 매출이 떨어져 온라인은 운영 안 되고 있습니다.
저는 내가 나서는 것보다 여친이 하고자 하는 것에 동조하고 뒤에서 힘이 돼주는 것이 우리에게 더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친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였죠. 와이프는 항상 내가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잘 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제가 가끔 해이해지거나 와이프가 피곤한 날에 와이프가 엄청 잔소리를 해댄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와이프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 와이프가 일이 많답니다. 다른 남자들은 처자식 먹여 살린다고 하루 종일 일하는데 너는 뭐하는 거냐라든가..내가 하기 싫은 내색이라도 하면 다른 일 하라고 하더군요..
이런 일로 결혼 전에도 종종 싸웠습니다. 내가 자존심부리겠다고 다른 일한다고 나가면 여자 혼자하기 벅찬 일도 많아 가게를 제대로 해 나갈지 걱정도 되고 사업에 매달리느라고 스펙도 전혀 없는 제가 버는 돈은 얼마 되지도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자존심 접고 여친한테 항상 미안하다며 잘못했다고 말했죠.
전에는 한번 크게 싸워서 진짜 다른 일 찾으려하니 여친이 말리더군요. 나없으면 못 한다고,,, 그때는 저 없으면 안됐거든요. 둘이서만 운영한거라..
근데 지금은 직원들이 있어서 저 없어도 됩니다. 와이프도 많이 일 안하지요. 그러니 전 더 할일이 없고 와이프가 보기에 백수남편 데리고 사는 것 같고 곧 아기도 생길 예정인데 일 안하는 아빠를 보게 될까봐 걱정도 하는 것이지요.
사실 전 요즘 가구디자인이나 핸드메이드 가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목공소 공방을 다니고 있습니다만 일주일에 하루나가고 오래 배워야 하는 일이라 당장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지금이라도 회사에 취직을 해서 직장생활이라도 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와이프랑 일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사업도 점점 커질 것 같아 제가 없으면 안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거기서도 확실한 제 역할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더 나이 먹으면 취직도 안 될 것 같은데요...
시원한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여자가 남자보다 사회적 능력이 많은 경우에 남자들은 핸디캡에 시달리기 쉽죠. 남자들의 내면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DNA 구조 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참 용이치 않죠.
그렇지만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웬만한 남성들을 거뜬하게 제치는 여걸들이 있죠. 사업적으로 수완이 좋은 분들이 있는데요. 보기에는 멋지지만 막상 그런 여자가 내 배우자라면 딜레마가 생기죠. 물론 남자에게도 충실하고, 가정에도 충실하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방법은 하나 있죠. 조금은 뻔뻔하게 나가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는 상당수의 건달들이 여자들 돈 벌어오게 하고 자신은 술 먹고 도박하고 계집질하고 가끔씩 폭력도 휘두르는 거죠. 나쁜 남자의 전형이 되겠죠. 물론 그렇게 나쁜 남자가 되지 않더라도 다소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일하지 않는 남자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 것도 재미는 있겠죠. 그러나 그렇게 살았다가는 요즘 시대에 건달 아니고는 살아남기 힘들겠죠. 사실 건달도 살아남기 힘듭니다. 무능력하면 아내에게 구박받기 싶거든요. 그런 주제를 다룬 영화도 있지 않습니까. 아내에게 구박받는 건달. 그 정도 이상으로 악역 할 자신 있으면 한 번 도전해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요즘은 아예 남녀의 역할을 반대로 해서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더라고요. TV와 각종 언론에서도 많이 다룬 적이 있는데요. 사회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수익창출을 위해 사회생활을 계속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전문 주부생활을 하는 거죠. 주부도 전문적인 일이므로 가치를 인정해주는 거죠.
이 경우에는 실제로 주부생활에 도튼 남자 분들이기에 일단은 그에 뒤따르는 전문 주부로서의 프로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만 가능하겠죠. 집안, 친지, 친구들의 주변 눈치 뿐 아니라 자신의 자존감까지 모두 감당해야만 가능할 수 있겠죠. 부부간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주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아야만 가능한 일이겠죠.
그런데 현재 상담을 의뢰해주신 분의 나이가 서른 한 살이라는 겁니다. 즉, 젊다는 건데요. 아직까지 일할 수 있는 충분히 기회가 있는 시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4,5년 흘러가버리면 일할 기회는 더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일단 아내의 일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일을 해봐야할지는 본인 스스로 과거의 경력을 되살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려야겠죠.
현재 아내의 사업에서 맡아야 할 역할도 많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렇게 사회적 경력을 쌓다가 그렇게 쌓은 경력으로 아내의 사업으로 되돌아와서 도와줄 수도 있겠죠. 실패해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하나의 배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일 취업준비기간이 모자라다면 6개월 정도 취업준비를 위한 학습기간을 거친 다음에 취업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죠. 책도 많이 보시고, 여러 가지 교육이나 세미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보시길 권합니다. 아내와도 진지하게 상담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제 교육과정에도 초대하고 싶은데 제가 일정이 여의치 않아 개설했던 강좌들을 거의 취소했습니다. 다음에 제 강의는 또 들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문의해주하신 내용만으로 봐서는 아내 분의 성격이 괄괄하고 또 한편으로 완벽주의자에 가깝다보니 강박증적인 성격도 엿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주장하는 바에는 결코 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올 성향이 강한데요. 그에 반해 문의해주신 님은 비교적 온순해 보이기도 합니다. 즉, 잘만 하면 통상적인 남녀의 역할을 바꾸더라도 잘 지내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그러다보면 자존심 상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서 보다 당당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격적으로도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존경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지혜를 더 키우기 위한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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