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2 : 좀 더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기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를 보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프리 크라임’이라는 시스템이 나온다. 범행이 일어나게 될 시간과 장소, 잠재적 범인을 미리 예측해서 살해 동기가 포착되면 즉각적으로 범인을 체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영화에서는 범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Daum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중에서 화면 캡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조차 가끔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질 때가 있지 않은가.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번번이 잠재적 범죄자가 된다. 그렇다고 그 감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니 지나친 상상을 했다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나쁘다고 몰아가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아마 많은 기성세대들은 나환상 양 얘기를 들으면 이렇게 말할 게 뻔하다.
“어떻게 된 애가 그 모양이야. 도대체 요즘 애들은 이해가 안 된다니까.”
이들은 젊은이들의 솔직한 상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나이 때는 누구나 비슷한 상상을 한다. 혹시 너무 나이를 먹다보니 자기도 그 시기에는 그런 상상을 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건 아닐까?
인간에게는 공상하고 상상할 자유가 있다. 그것에 자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상과 공상을 억누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심리학적으로 무조건적인 억압은 잘못된 결과를 불러온다. 본능 속에 숨겨진 창의성과 자발성,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배움과 경험, 창의적 상상력과 에너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한 상상도 마찬가지다. 한 개인의 독특하고 특별한 창의성을 위해서라도 때로는 야한 상상도 필요하다.
사회 전체의 창의성도 마찬가지다. 좀 더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려면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자유와 개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바로 이런 것에 근거를 두고 있지 않을까. 그런 핑계로 나는 오늘도 야한 상상을 꿈꾼다.
참조 도서출처: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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