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젊은 날에는 사람들로부터 ‘머릿결이 부럽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나이가 들어 시간이 지날수록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가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되었다...
사진도 잘 안 나오니 웬만하면 사진도 안 나와서 보기도 싫었다. 살짝 가려진 머리카락 사이로 숭숭드러나는 모습이 보이니 거울 보기도 싫어졌다.
그럼에도 어떻게 해서든 머리카락 한 가락이라도 보존해보려고 발버둥을 쳐왔다. 나 같은 사람이 가장 이해 못하는 상대가 흰머리 뽑는 사람이다. 얼마 없는 상태에서는 그거라도 남겨둬야 한다. 염색이라도 하면 다만 몇 십 개라도 건질 수 있다.
벌써 4,5년째 모발 약을 먹고 있다.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 상태는 오락가락이다. 여하튼 탈모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의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검은 콩을 식초에다 100일 담가 뒀다가 하루에 열 알씩 먹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올해 2월에 담아뒀던 초콩을 그늘에 3일간이나 말렸다. 이 초콩은 사람들의 체질을 바꿔주는 효능도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식초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싫어하기 쉽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먹어야만 되는 입장이라 그 입장으로 보면 다소 고소하고 맛있는 느낌마저 있다.
초콩을 너무 오래 보관하면 좋지 않다고 한다. 빨리 먹고 치워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둘째 딸 아이가 가끔 생양파도 그냥 먹기 때문에 어쩌면 이 초콩도 그냥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하루는 ‘유진아, 이 콩 먹어볼래. 맛있어. 건강에 좋아’라고 꼬드겨봤다. 그런데 5살 먹은 딸아이가 하는 말,,,
“아빠, 나는 머리 많아. 아빠 많이 먹어. 머리 없잖아.”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나와 할머니는 빵 터졌다*^^* 아마도 ‘이게 뭐냐’고 물어본 아이에게 아내가 ‘아빠 머리카락 자라는 약’이라고 했던 모양이다.
아이 앞에서 한참 웃는 것으로 해프닝은 끝났지만 그나저나 이 초콩 먹고 머리 카락이 살아날는지-_-;;; 여하튼 가지고 다니면서 열심히 먹고 있는 중이다. 만일 효과가 있다면 블로그에 별도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아, 부디 꼭 그럴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