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인 저와 동갑내기 학생.
그와 나눈 이야기에서 제가 느낀 개인적 감정을 포스팅 했습니다.
DAUM 메인까지 노출되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후속 글을 적어야 될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언급했던 박제희 학생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다시 나눴습니다.
인터뷰와 사진까지 허용해주셔서 관련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기사 형식으로 글을 쓸까하다가 아무래도 제 주관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 이야기 나눴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인터뷰 형식으로 글을 게재합니다.
따(따뜻한 카리스마, 이하 ‘따’): 기숙사에 계신지?
학(동갑내기 학생 박제희, 이하 ‘박’) : 아니다. 평택에서 지하철로 통학한다.
따: 통학하는데, 어렵지는 않으신지?
박: 뭐,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35분가량 걸린다. 다만 비가 오면 우산을 들 힘이 없어 비를 맞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긴 하다.
따: 아침에는 보통 몇 시에 일어나서 어떻게 준비하시는지?
박: 5시30분에 일어난다. 보통 사람보다 조금 불편하기 때문에 세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용할 수 있는 손이 하나뿐이다. 그래서 적어도 1시간가량 걸린다. 지하철 시간을 놓치면 1교시 수업에 지각한다.
따: 어디를 다치셨는지?
박: 경추 3,4번이다. 강원래씨의 강의도 들어봤다. 그 분도 내가 다친 곳과 거의 같은 곳을 다쳤다. 하반신을 거의 쓸 수가 없었다.
따: 다치고 나서 바뀐 것은 없는지?
박: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성격도 바뀌었다. 원래 적극적이고 활달했으나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사고 후 내 팔이 없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의 전신을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따: 혹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적은 없으셨는지?
박: 결혼을 약속했던 여인도 떠났다. 나에게는 암울한 미래만 떠올랐다. 정말 죽고 싶었다. 처음에 자살도 시도했다. 그런데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하늘에서인지, 내 마음 속에서 인지 음성이 들렸다. “너, 지금 뭐하고 있느냐?, 뭐하고 있느냔 말이다. 허송세월만 보내지 마라. 열심히 해봐라.”라는 말이 들렸다. '살아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박: 이렇게 멍청하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재활 훈련을 했다. 덕분에 몸의 마비도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열심히 하니깐 되더라. 지금 정도만 움직일 수 있었더라도 그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따: 학교에서 장애인에 대한 등록금 지원은 없으신지?
박: 없다. 나도 있는지 알았다. 장애인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등록금 낸다.
따: 그러면 등록금 부담이 클 것 같은데. 괜찮으신지?
박: 다행히 아버지가 국가유공자라 입학금만 내고, 학비는 면제가 되었다. 국가보훈청에서 지원되는 장학금이다. 학점만 2.0을 넘기면 면제된다.
따: 그러면 우리 대학이 처음인가요?
박: 정상인일 때 87학번으로 국민대학교 경영과를 졸업했다. 장애인이 되어서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을 이해하기 위해 이곳 대학에 정보통신학과로 편입한 것이다.
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는지 걱정이 드는데, 어떠신지요?
박: 지낼 만하다. 회사 다닐 때 들어놓은 국민연금과 장애연금, 차상위 계층에게 지원되는 수당, 교통안전공단에서 지원되는 생활보조 자립자금 등이 나온다. 다 모으면 매달 70~80만 원가량 된다.
따: 제일 궁금한 것이 있는데, 앞으로 꿈이 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는지?
박: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일단 사회복지사로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평택시 장애인 협회 회원이 되어서 지체장애인 협회에서도 활동을 할 것이다. 시의원에서 도의원으로 국회의원으로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따: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왜 하려고 하시는지?
박: 장애인들 중에서 못 배운 장애인들이 많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정상인이었을 때도 정치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지금의 어려운 여건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내 운명을 걸고 도전할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진지하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해주신 박제희 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면 오해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너무 안쓰럽게만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정상인들)는 흔히 “만일 내가 사고 난다면 나는 차라리 깨끗하게 죽는 것이 좋을 것 같아.”라고 흔하게 말합니다. 솔직히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박제희 학생과 같이 꿈이 있는 장애인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니 그들로부터 오히려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들의 존재 그 자체가 ‘삶의 희망이요, 삶의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일전에 그를 처음 만나 포스팅했다가 다음 메인에 뜬 글 :
교수인 나, 동갑내기 학생을 수업서 만나고보니
1. 10여년 동안 72kg의 피를 헌혈한 허욱씨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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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들 잘되서....
모두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역시 행복하세요
답글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의지의 한국인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답글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로서도 배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와.. 인터뷰 이끌어내기 참 어려웠을텐데
그야말로 '따뜻한 카리스마' 군요
답글
이야기를 잘해주셔서 그냥 술술술^^ㅎ
박제희님의 이야기에서 삶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느낍니다. 그동안 절 괴롭혔던 문제들은 박제희님에 비하면 얼마나 하찮은 것들이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박제희님 정말 멋지십니다!!
답글
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늘 아래보다 위를 보다보니 어리석은 면이 많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장애를 떠나서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멋진 교수님, 멋진 제자가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답글
나이가 언제라도 다시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좋은 교육자가 되도록 늘 노력하지만 항상 모자라네요^^ㅎ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오, 감사합니다. 보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할말이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잊어버렸네요.
대단하다.. 그리고 부끄럽다..그런내용인데.
잘보고 갑니다.
답글
ㅎㅎ저도 마찬가지입니다-_-
;;
사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장애를 기준으로 '정상'과 '정상이 아님'을 나누는 것도 우스운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상 쓰는 말일지라도.. 정상이 '완벽'을, 장애가 '부족'을 뜻하는 것처럼 느껴진달까요. 누구든지 완벽하진 않은데 말이죠.
저 분이 꿈을 꾸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목표를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답글
저도 개인적으로는 장애라는 말 자체를 쓰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네요.
그러한 저를 머쓱하게 할 정도로 훌륭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보면서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분의 새로운 삶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열정적인 삶을 배우게 됩니다.
답글
창님에게도 응원의 박수를^^ㅎ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글이었습니다.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그 의지와 마음 본받고 싶습니다. ^^ 힘내세요 !!!!
답글
저도 부끄러워집니다.
인간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네요.
고맙습니다.
그냥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정치인으로 출마하시면
제가 한표 드리겠습니다.^^
답글
ㅎ저도 다른 것은 몰라도 꼭 한 표 찍어드릴 생각입니다.
너무 사적인가요^^ㅎ
어려운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런 사실적 글들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느꼇습니다.
답글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ㅋ
반응은 별로 없습니다-_-
그래도 게의치는 않습니당^^ㅎ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답글
언제 어느 순간에도 희망은 있죠^^ㅎ
그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
감사^^*
세상엔 정말 다양각색한 인생이 있네요.ㅎㅎ
저사람보다 가진게 많은 저인데도 매일 불만하는 제 모습이 마냥 부끄럽네요.
장애는 불편하나 불행하지는 않다..라는말이 생각나네요..^^
답글
저도 마찬가지로 크게 반성합니다-_-;;;
"장애는 불편하나 불행하지는 않다"라는 말, 멋진데요^^ㅎ
멋진분......*^^*
저렇게 의연하게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들게 지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상황에 굴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시는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짝짝짝!!!
답글
상황에 굴하지 않는 인간 의지에 저도 박수를^^짝짝짝!
잘읽고 갑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멋있는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답글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두 분다 참 멋지십니다. 세상이 참 환해 보이네요. ^^*
답글
감사합니다^^
시간이 좀 지난 글이지만 잘 읽고 갑니다. 장애를 학업으로 극복하고 계신 박제희님, 분명 꿈을 이루시리라 응원합니다. 다만 글 중에 "우리정상인"이라고 표현한 부분... 쬐금 걸리네요. 무심코 쓰셨겠지만...새해 모두들 건강하셔요.
답글
정상인이라는 말보다 비장애인 이라는 말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