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엔
우리가 산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 정비소가 없다!!!
내 차는 외제차도 아니다.
국내 최대 메이커 중에 하나인 기아차다.
굳이 이름을 거명하지 않을 필요가 없을 듯해서 분명히 밝힌다.
언론에 다룰려면 다루라고 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차도 삼성르노도 없었다.
여하튼 최근에 고속도로 상에서 달리던 중 차량이 고장 나서 10년 감수했다.
만일 차량 이동이 많은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상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고장 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될 문제가 아닐까.
(이미지 출처; 네이버 hkc0929님)
6월 말이었다. 조치원쪽 강의를 마치고 경주로 향했다. 저녁7시 강의라 시간상으로는 아주 넉넉했다. 그런데 고속도로 달리는 중에 내 차량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늦게 달리는 트럭을 추월했다. 액셀러레이터를 꾸욱 밟아줬으니 속도를 내주면서 차량 거리를 만들어야 될 것이었다. 그런데 가속 자체가 안 되었다. 속도는 거의 제자리였다. 오히려 그 트럭이 나를 추월했다. 황당했다. 아마 그 트럭도 나를 보고 ‘별 미친 놈 다 보겠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를 최고로 밟아도 100km이상을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경고등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기는 하니깐 ‘일단 가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시골에서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혹시 가짜 기름을 넣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도 들었다. 여하튼 도저히 이대로 끌고 가다가는 문제가 생기겠다 싶었다.
차량을 구입한 딜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짜 경유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간혹 경우 차량에 무연을 넣거나, 무연 차량에 경유를 주유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만일 내 차량이 고장난다면...
AS 센터에 전화해서 문의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속도로휴게소에 자동차 정비센터가 있을 것이니 점검을 받아보라는 것이다.
좋겠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어렵게 통화가 되었다. 그러나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차량 정비소가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알았습니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시간이 지나도 차량 속도는 제자리였다. 갓길 쪽으로 차량을 서서히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운전했다. 다시 몇 번의 전화를 이곳저곳에다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다. 추풍령휴게소에 들렀다. 다행히 카센터가 있어서 정비점검을 받으러 갔다. 사람이 없었다. 다시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긴급 출동 차량이 와서 내 차를 점검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오는데 30분 걸린다고 한다. 끊었다. 그렇게 기다리가다가는 늦어질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아무런 대안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걸어서 불렀다.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 고속도로 휴게소에 비상 점검반 없어...
주변에 대우차 서비스점검해주는 곳이 있었다. 그 분께 사정을 이야기했다. 내 차를 한 번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요즘 차량은 거의 전기, 전자, 컴퓨터화되어서 다른 회사의 기종은 봐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모두 철수했다고 말해줬다.
나중에야 일일이 전화를 걸어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아차 뿐 아니라 현대차도 없었다. 삼성르노 자동차도 없었다. 그래도 긴급 정비소가 있는 곳은 대우차뿐이었다.
내 차 브랜드의 대표번호 정도는 알아두자. 긴급시에 전화를 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현대차; 080-600-6000
기아차; 080-200-2000
삼성르노; 080-300-3000
GM대우; 080-728-7288
*GM대우는 전국 16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긴급 차량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대표전화로 상담을 하면 해당 휴게소를 알려드릴 것입니다.
*차량 보험회사에서 일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전화번호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강의 시간을 놓칠 염려가 있었다. 시속 100km라도 나가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출발했다. 처음에 잠시 100까지 넘더니 잠시 후 60이상을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긴급하게 비상등을 켜고 갓길 쪽으로 이동했다. 속도를 못 내고 비실비실하니 덤프 트럭과 콘테이너 차량이 빵빵하고 경적을 울려댄다. 식은땀이 났다.
운전 중에 비상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다시 여러 곳과 통화를 나눴다. AS점검을 해주신 분과 통화를 나눴다. 대구 지점에 렌트 차량이 있으므로 그곳에 연락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A전화를 걸었다. 내 사정을 설명했다. 긴급 점검팀을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황당했다. 방금 받았고, 또 받아봤자 문제 해결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렌트 차량 도움을 요청했다. 직접 오셔야 드릴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 차량의 상태로 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누군가 견인차량으로 이동도 가능하다고 했다. 다시 전화를 걸어다. 견인 차량은 AS센터까지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도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없단다.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10만원 이상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얼마냐 걸리냐고 물었다. 도착하는데 2,30분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가지고는 강의 시간에 맞출 수 없었다. 전화를 주고 받으며 겨우겨우 갓길 운전을 하는 동안 칠곡휴게소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AS센터에 전화해서 내 차량은 견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내가 차량을 인도해줄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키도 놓아두고 내렸다. 휴게소 안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마이크 방송으로 경주 가는 차량을 찾았다. 사실 안내원은 별 성의도 없었다. 당연히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따.
할 수 없어서 내가 직접 지나가는 차량들을 붙들었다. 사람들은 ‘별 미친 놈 다 보겠네.’라는 표정이다. 그대로 무조건 이곳 저곳에서 출발하는 차량에 매달렸다. 한 운전자가 갈등하는 것이었다. 순간 ‘경주가시는 분이구나’ 생각이 들어서 애원 했다.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감사사례도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운이 좋았다. 감포로 방생을 가던 중의 불자(佛子) 부부였다.
이 분이 내 강의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서 시속 140,150을 밟아주셨다. 그리고 강의장까지 태워주셨다. 너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돈 드리면 받으실 것 같지 않았다. 차에 내리자마자 돈을 던지다시피하고 강의장으로 뛰었다. 정확히 10분 지각 했다. 하지만 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었다.
‘늦은 만큼 최고의 강의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열정적으로 강연했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밤10시가 넘어 끝났다. 대중교통도 없었다. 장거리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많은 비용이 나왔다. 그래도 참석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며 하루를 마감했다.
휴게소에서 만났던 대우차 직원의 말처럼 휴게소 내에 정비소가 있었다면 훨씬 더 빨리 대처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덕분에 생고생을 했다. 아니 쌩쇼를 했다.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운전자가 실수해서 발생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운전자가 물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차량 자체의 문제라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당연히 차량 회사에서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차량 고장이 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든 추가 비용을 물어야 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례금, 택시비, 교통비 등의 비용과 더불어 위급한 상황에서의 마음 졸임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돈 받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근본적으로는 차량결함이 재차 발생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이렇게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자동차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블로그와 언론에 알려서 그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 그러니 돈 받았다가는 이렇게 이야기도 꺼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mkomjy00님)
우리나라에 차량이 1천6백만대 가량이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달리는 곳이 바로 고속도로다. 그리고 대부분의 차량은 여전히 국내 대형 제조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속도로에 국내 최대 메이커 자동차 회사들의 긴급 운영반이 없다니 실망스러웠다. 5분이내에 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게소에서 철수했다는 것이다. 실소할 일이다. 5분에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온다니... 모터쇼에 신경 쓰는 만큼, 고객에게도 신경 좀 써야 하지 않을까.
이래 가지고는 외국 차량에 대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허울만 좋은 서비스 우대를 내세우지 말고 제대로 서비스 체계를 갖췄으면 하는 바람으로 넋두리를 해본다.
기아차 경영진에게 묻고 싶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에서 보상을 해줘야 되는 것일까요? 아닐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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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428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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