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학생 때는 단순히 많은 돈을 번다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직업 가운데 연봉이 높은 일을 찾다보니 승무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해외도 많이 나가보고, 여가 시간도 꽤 있어 처음에는 나름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회의감이 많이 듭니다.. 단순, 반복적인 일에 대한 싫증과 내 속마음과는 다르게 항상 밝게 웃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립니다. 진상손님을 만날 때면 비참함까지 느낄 때가 많습니다. 아르바이트 경험과는 비교도 안 되는 서비스 강도에 지친 상태입니다. 아무리 고심 해봐도 서비스업과 제 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공직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앞서 제가 학생일 때 연봉 높은 직업을 생각했다고 해서 어불성설처럼 들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는 집안환경이 좋지 않아 독학공부도 고사하고 얼른 취업해 부모님의 짐을 덜어드리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또 제가 가고 싶던 직렬이 유독 경쟁률과 컷이 높다고 하여 어차피 되지도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을 위안삼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승무원으로 비행을 하는 지금 덮어뒀던 저의 꿈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좋지는 않지만 예전보다 집안 사정도 나아졌고 몇 개월 후면 공무원 준비하면서 스스로 충당할 비용도 마련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 제가 의지가 부족한 건지.. 가족들의 만류에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공무원시험을 수능에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제가 지방대 출신이고 몇 년에 걸려 합격할지 또 합격이 보장된 것도 아니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몇 년 만 더 해보고 그때도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라고 설득당하고 있습니다.. 제 주관대로라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공부를 하고 싶지만 저보다 인생을 몇 배는 살아오신 분들의 조언을 한귀로 흘려듣기가 어렵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시기에도 제가 철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요? 진심어린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답변:
아닙니다. 철이 없긴요. 당연히 있을만한 생각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전해봐야지요. 그러나 말씀처럼 경험이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을 필요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분의 말처럼 살아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시간은 넉넉합니다. 너무 다급하게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 조금만 더 느긋하고 여유롭게 마음먹고 조금 더 일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마음 먹어보세요. ‘그래. 죽었다 깨어나도 올해까지만 일한다. 요것들아. 네가 뭐라고 말해도 나는 올해다. 그래 내가 오늘은 져준다. 하지만 앞으로는 결코 지지 않을 거다.’라고 다짐해보세요.
특히 진상 고객들 만날 때는 웃으면서 내면으로 욕도 해보세요. 나쁘지 않습니다. 타고난 도인들처럼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에는 화병 생길 수 있습니다. 자기 내면이 다 썩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욕하세요. 다만 대놓고 하는 게 아니죠. 표시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일종의 사회적 가면이죠.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군대생활 할 때였는데요. 군대라 하더라도 저는 직업군인으로 생활을 했기에 위계질서가 다른 사회생활보다 더 뚜렷하고 엄격했습니다. 그래서 감히 대꾸 한마디 제대로 할 수가 없었는데요. 얻어맞거나 욕 들을 때는 저도 욕했습니다. 물론 속으로요. 때로 웃으면서 마음속으로 욕했습니다. ‘요것들아, 성격 좋은 내가 참는다. 네가 운 좋은지 알아라. 안 그랬으면 넌 죽었다.’ 요렇게까지 심한 욕도 떠올렸습니다.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5년가량의 직업군인 생활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도 그랬습니다. 직장상사로부터 모멸적일 정도의 욕설을 들을 때도 그랬습니다. 특히 상사에게 결재 받으며 욕들을 때마다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요. 벌서듯 결재 받을 때도 그런 상상을 했습니다. ‘넌 내가 열심히 일해서 자네 월급 받는 거다. 그러니 앞으로 잘해라.’ 이런 식으로요. 입 밖으로는 차마 떠올릴 수 없는 말들이지만 마음속으로라도 그렇게 욕을 하니까 속이 시원해지더라고요. 심지어 그 특정 대상에 대한 미움과 증오의 마음도 다소 누그러들더라니 까요.
그런 면에서 건전한 욕설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사람을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방식은 그 사람에게나 자신에게나 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추천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모 방송국PD님의 경우에는 미운 사람들의 이름을 써가며 화를 글로 표현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참지 마시고 글로써 보복해보세요. 잘 기록해놓으시면 그것만으로도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 되실 건데요. 책으로까지 출간한다면 큰 복수가 되겠지요. 이런 건강한 해소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명상, 운동, 글쓰기, 취미생활 등이 도움 되겠지요.
일단 그렇게 1,2년은 버텨 보세요. 버티는 동안 바쁘더라도 틈틈이 시험 공부해보세요. 승무원 일하면서 공무원 시험 공부한다면 말이 안 된다 싶을 겁니다. 몸이 몹시 피곤할 겁니다. 어쩌면 마음도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하신다면 몸은 피곤하더라도 마음은 이전보다 더 편하실 겁니다. 어차피 공무원 시험에는 연령제한이 없습니다. 조금 천천히 도전해도 그리 늦지 않습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가 자신에게 적합한지도 알 수 있는 경험이 될 겁니다.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직업세계로 나아가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도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판단해보자는 거지요.
직장 동료나 고객들에게 지나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깍듯하게만 대하세요. 견디기 힘들 정도로 모욕을 당할 때는 그냥 연기한다고 생각하세요. 나쁜 악역을 만나서 고생하는 주인공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하세요. ‘야, 너, 내가 연기니까 참는다. 참고로 너는 조연이야. 아니 단역이라고. 하지만 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잊지 말길 바란다. 알았니’라고 마음속으로 되뇌면서 견뎌보세요.
그렇게 참고 인내하는 것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오히려 더 큰 행복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싫은 일도 견뎌내는데 다른 일이야 얼마나 잘 견뎌나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참을 만큼 한 번 참아보자는 겁니다. 1년이든 2년이든 그렇게 견뎌본 다음에 도전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아직 20대 중반입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무엇이든 다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도전을 단순히 뒤로 늦추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같이 일하면서 차근하게 공부해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야 성공해내더라도 더 값진 스토리가 될 겁니다.
다만 공무원도 단순반복적인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사실 다른 직업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단순반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그런 일조차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지금 현재 상황에서 당면한 문제를 한 번 풀어보려고 시도해보자는 겁니다.
그리하신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조금 더 행복하게 잘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공무원을 향해 준비해나가시다가 혹시나 다른 마음이 드신다면 그 때 다시 한 번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제 교육을 받으신 분 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승무원을 그만두고 승무원 학원강사에서 취업전문가로 변신한 분도 있습니다. 직장인으로, 헤드헌터로, 경영자로 성공하신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무수한 길이 열려 있습니다.
절망하지만 않는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신을 잘 다독거리고 위로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도 잘해내고 계신데요.
앞으로도 잘해내실 겁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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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을 통해 올바른 진로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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