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죽음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우리는 날마다 죽음을 마주치면서 죽음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35기 교육생 승희씨가 지난 4월 14일 세상을 달리했습니다. 어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에 밤새 뒤척이다 새벽에 일어나 승희씨의 삶을 떠올려 봅니다.
지난해 말 광양에서 승희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모 기관의 주최로 열린 장기교육과정에 강의를 나가게 되면서였습니다. 제가 주제와 세부 강사 분들까지 모두 구성해 드렸는데요. 첫 번째 오프닝 강의를 맡아 참여자들 간에 자연스레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드렸답니다.
그때 처음으로 승희씨가 암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과거에 암환자였고, 현재는 완치과정에 있는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건강해 보일 뿐 아니라 목소리도 에너지가 넘쳐서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으니까요. 이 과정이 끝나고 나서 수시로 제가 운영하는 개인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병원 일정으로 서울, 부산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답니다. 교육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시기에 급기야 전남과정까지 개설했으나 이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참여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올해 3월 사람들의 요청으로 처음 마련한 평일과정에 입과하게 됐습니다.
광양에서 5주 동안 매주 참여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터인데요. 어려운 내색을 하지 않고 성실히 수업에 임했습니다. 수업 중에 승희씨가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해 말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는데요. 제 교육과정이 그 중에 하나였다고 하는 겁니다. 뿌듯한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부끄러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죽음을 초월, 아니 의미조차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승희씨가 삶과 죽음의 그 어려운 갈림길 속에서도 배움을 구하려는 간절함만큼 저 역시도 간절함을 배우려 힘썼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초월하는 배움이라는 것이 평범한 생각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지혜인지라 저는 제 자신의 어리석음을 원망해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승희씨의 삶을 통해서 배움을 구할 수 있었는데요. 수업 중에 수시로 자신의 삶을 통해 일깨움을 주셨거든요. 한 마디 한 마디가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날마다 지내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자신이 꿈꾸는 행복인지 모른다고 강조하곤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평범한 일상에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날마다 반성하며 승희씨를 마주했습니다. 승희씨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서른 번이 넘는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배움을 구했습니다.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죽음을 뛰어넘는 용기를 낸 거죠. 누가 이런 초월적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그녀를 위한 수료식 특강을 마련했습니다. 사람들이 안 오면 어찌하나 걱정했지만 도움주신 분들 덕분에 자리가 가득 메워졌습니다. 그녀가 담담하게 들려준 자기 삶의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승희씨는 통원 치료를 하다 보니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보다보니 암환자로 받아들이지 않고 건강하다고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녀가 즐겨 쓰던 SNS에서는 병을 빌미로 사람들의 주목을 이끈다는 비난도 있었다고 합니다.
남편을 제외하고는 가족들조차 자신이 건강할 때 보게 되다보니 그런 오해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번 통증이 시작되면 견딜 수 없을 정도에 고통에 시달리는 암환자라고 합니다. 손끝으로 통증이 전해오면 모든 손가락을 다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마약 같은 통증완화제를 써도 고통을 참기 어려울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당장에라도 중단하고 싶다는 마음이 수시로 들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서른 번이 넘는 항암치료를 견뎌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거의 한 번도 견디기 어려운 항암치료를 무료 서른 번이나 넘게 이겨낸 겁니다. 그 덕분에 모발의 대부분도 다 잃어버리고 눈썹도 다 잃어버리고 여성성의 대부분의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절망했지만 그래도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더 예쁘게 치장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눈물 한 방울 없이 담담하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하듯 전하니 강연 내도록 많은 분들이 흐느껴 울었습니다. 저는 그래도 담담했습니다. 강연 다 끝나고 승희씨에게 교육 수료증을 건네려는 순간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이게 다 무슨 부질없는 짓인가?’ 싶은 부끄러운 마음에 눈물을 저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승희씨 삶의 이야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방송국에서도 6개월 동안 촬영에 매달렸는데요. 교육 내도록 촬영했지만 승희씨가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승희씨의 삶도 승희씨가 마지막으로 들려준 강연도 시청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승희씨의 마지막 강연에 참석했던 분들의 가슴 속에 승희씨의 소원처럼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작은 불꽃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불씨를 조금이라도 나눠 드리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제가 어리석어 삶의 숭고함을 아직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승희씨가 남겨준 작은 불씨를 살려서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용기 있게 살아보려 합니다.
승희씨가 즐겨 쓰던 인스타그램입니다.
www.instagram.com/dailystory_holic
불꽃처럼 살다간 승희씨를 추모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행복한암환자입니다 #인생이란선물 #희망 #나는누군가의희망
#불꽃처럼살다간승희씨 #오승희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을 통해 올바른 진로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 교육&모임 안내!
5월 15일 4명의 지식인으로부터 배우는 인생의 행복찾기 http://cafe.daum.net/jobteach/Sk9N/149
5월 16일 협회 토론회 "나의 직업역량, 어떻게 알아가고 있는가?" http://cafe.daum.net/jobteach/Sk9N/150
6월 30일 (서울)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안내 www.careernote.co.kr/notice/1611
9월 1일 (부산)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안내 www.careernote.co.kr/notice/1611
(사)한국직업진로지도 협회 정회원 가입안내 http://cafe.daum.net/jobteach/SjKX/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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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실제사례중심의 생애진로 에세이 <따뜻한 독설>: YES24 도서소개, 알라딘 도서소개, 교보문고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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