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의하며 눈물 흘리고 말았네요-_-;; 같이 눈물 흘리는 분들도 계셨지만 어쩌면 찌질하다고 바라보는 청중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렇게 바라보는 분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네, 찌질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찌질하지 않습니다! 가난과 역경을 딛고 제 운명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운명의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었습니다. 나약하지만 앞으로도 그리해나갈 겁니다.
오늘 10대 중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는데요. 마지막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자발적인 특강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늦은 시간까지 참여하며 진지하게 수업을 들어준 덕분이기도 한데요. 중학생들에게 받은 마음의 스크레치도 치유했네요^^ 질문을 쏟아내는 학생들의 열의 속에서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함석헌 선생님을 언급했지요.
학생들도 안팎으로 힘들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업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죠. 밖으로는 나라문제로 걱정스러울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상황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청년들이 짊어지고 있는 역사적 소명이 결코 작지 않으니 부디 자신을 믿고 이 나라와 이 세상을 위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길 당부했습니다.
여러 가지 질문 중에 마지막으로 도서를 추천해달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독립투사들을 무수히 배출한 함석헌 선생님이 살아생전에 쓰신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세 번째로 추천했는데요. 함석헌 선생님과 더불어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간 분들을 언급하며 결코 우리나라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보다 당당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일제 정권에 앞장섰던 친일파들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민족정신을 말살하려고 우리 민족을 힘없고 나약하고 찌질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세뇌작업을 시작합니다. 너희들끼리 뭉쳐서는 싸움만 일어나고, 힘과 권력이 있는 강자를 좋아하고 사대하길 원해왔으니 대일본이 조선을 아우의 나라로 포근히 감싸주겠다는 것이 일본 놈들이 기술한 역사왜곡의 핵심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얼을 빼앗아 가버리려는 정책이었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들 일본의 잔재를 뿌리 뽑지 못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하게 되었죠. 이 나라를 이끌게 된 지도자들은 일본 시스템대로 우리 국민들은 우매하고 찌질하기에 힘과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을 맹목적으로 따르길 원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국민들이 하와이로, 독일로, 베트남으로, 중동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그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농토를 일구고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었으니까요.
이전에 있었던 수업에서 중학생들에게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대상이 누구냐’고 물으니 박대통령과 최순실을 차례로 언급합니다-_-;;; 자존감을 가장 무너뜨리는 대상은 통상 외부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신이어야 합니다. 통상 그렇습니다. 지나치게 혹독할 정도의 비판을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국에 그런 말을 전하면 정상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실 그런 중학생의 말이 틀린 생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든 이야기의 결론이 이번 사태로 다 흘러가서야 어찌 정상적인 교육이 진행 되겠습니까. 비단 교육뿐이겠습니까. 한국인들이 살아가는 모든 삶의 현장도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철부지 청소년마저 부끄럽게 만드는 이 나라의 지도자 때문에 정치권은 셈법이 복잡합니다. 허울 좋은 조기퇴진을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은 이권을 저울질하지만 우리는 그녀를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결코 명예롭게 놓아줘서는 안 됩니다. 물론 지금의 잔기교로 탄핵에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탄핵소추 발의를 해도 썩어빠진 무리들이 복잡한 셈법을 구사하느라 자기 살려고 국회에서 거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명예롭게 퇴진을 하도록 허용하자는 겁니다.
안 그러면 법적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니 어찌하겠냐고 걱정합니다. 걱정 마세요! 우리 국민은 비록 힘과 권력은 없으나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동아시아 변방의 아주 작은 나라가 이렇게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이 나라를 이끌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름 없는 수없는 백성과 의지력을 가진 숨은 리더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왔기 때문입니다.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민족이 우리나라를 뛰어넘어 이 세상의 죄를 씻을 수 있는 역사적 사명을 가진 민족이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명의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따끔하게 질책하셨습니다.
이번이야 말로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국가 제도를 개편하고, 교육개혁을 이루고, 보다 실질적인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썩은 뿌리들을 잘라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만약 대통령 탄핵에 실패한다면 이번에는 탄핵을 반대한 무리를 모조리 탄핵시켜야 합니다. 그들에게도 국민이 무섭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사는 지역구 국회의원 한 분 한 분만이라도 면밀하게 보면서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면 결코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보편적인 선을 추구해온 민족입니다. 누구를 침략하거나 정복하려거나 괴롭혀온 민족이 아닙니다. ‘왜 악한 인간들은 부를 축적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일까요?’, ‘왜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 핍박을 받는 것일까요?’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그 이상의 운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사육신은 뜨거운 불에 달군 인두로 살을 지지는 고초를 당하면서도 ‘인두가 식었으니 더 데워오라’라는 기개를 보인 분들입니다.
아직도 우리 시대에도 뜻을 품고 살아가는 의인들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착한 사람들이 핍박을 받는 사례가 많이 밝혀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님 같은 분들이죠. 그 외에도 많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국민조차 그렇습니다.
한 번은 KBS라디오를 듣던 중이었습니다. 한 아주머니의 1분도 안 되는 짧은 인터뷰에 눈물이 울컥 쏟아졌습니다. 젊은 날에 남편이 죽었다고 합니다. 청천벽력 같은 운명 속에서도 정말 혼신을 다해 살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애비 없는 호로자식’이라는 소리를 아이들이 듣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힘든 일을 지속하면서도 두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힘써왔다는 겁니다. 이제는 장성한 청년이 되어 좋은 직장도 다니고, 결혼도 해서 잘 살고 있다며 하늘나라에서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라고 말합니다.
곧 당신 곁에 가겠다고 하는데 어찌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강인한 민족입니다. 이 이름도 모르는 어머니조차 온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적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소위 지도자들이라는 그들은 호의호식하며 국민 알길 우습게보지 않나 이런 생각에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찌질하지 않습니다.
청년들도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국민 알길 우습게 아는 그들이야말로 찌질하죠. 주판을 튕기며 복잡한 셈법에 만족하며 만면의 웃음을 띄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결코 속지 않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결코 찌질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욕망에 눈 멀어 자기 자리만 지키려는 그들이야 말로 찌질합니다...
* 늦은 밤에 마구 갈기다보니 다소 오버한 느낌이 많이 드네요-_-;;; 그래도 요즘 나라 걱정에 울컥울컥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저도 그런 소감을 마구 남겨봤습니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워도 몸과 마음을 중심을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 치열하게 반성하고, 더 치열하게 삶을 바로 잡아나가야겠습니다!
오늘도 퐈이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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