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하나의 직장 하나의 직업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오류(3)
비단 직장뿐 아니라 직업도 마찬가지다. 따지고 보면 직장보다 직업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청춘들이 더 많다. 의사가 되는 길만 걸어왔는데 진로가 바뀌었다든지, 아나운서가 되기만 소망해왔는데 그럴 수 없게 됐다든지, 과학자나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걸어왔는데 그 일이 자신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든지, 어린 시절부터 사회복지사를 꿈꿔왔는데 실습을 나가면서 그 일이 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든지, 운동선수로서 열심히 운동만 해왔는데 결국은 미래가 없다는 걸 알고 진로에 대해 갈등하고 있다든지…….
실제로 내가 만난 어떤 학생은 사격 특기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입학했다가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 때 사격을 접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목표로 했지만,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사격만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진로를 변경한 거였다. 한창 방황하며 힘들어할 법도 한데, 그는 누구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수업에 항상 집중했다. 그 학생에게 나는 “사격을 통해 배운 집중력과 근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원하는 일에 도전해보라”며 격려해줬다.
현재 그는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한편 어떤 여학생은 고등학교 때 근육통이 심해 병원에 갔다가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에 매료됐다. 당시 물리치료사가 아픈 부분을 콕 집어내 ‘텐스’라는 기계로 통증을 사라지게 했을 때 무척 행복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능 성적이 여의치 못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됐고, 나름대로 만족하며 지냈지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졸업 후 20대 후반에 전문대라도 다시 입학해서 물리치료사의 꿈을 이룰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한 분야의 진로만 바라보며 달려온 사람일수록 자의든 타의든 진로를 갑자기 변경해야 할 때 그 고민과 갈등의 진폭이 클 수밖에 없다. 새롭게 원하는 다른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다 보니 해당 분야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채 도전했다가 또다시 실패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진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진로의 목적지가 바뀐 만큼 심리적 혼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현상이다. 그럴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진로를 변경한 게 잘못한 일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더 멋진 일들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주변 시선에 신경 쓰면서 지
나치게 동요되어 마음을 흩트려서는 안 된다.
둘째, 애초에 그 직업을 왜 희망했고, 그 직업을 통해 얻으려던 게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당신이 그 직업을 원하는 근본 이유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환상 때문인지, 다른 사람을 돕는 것 그 자체가 좋아서인지, 꿈을 포기한 것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이라 꼭 도전하고 싶어서인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서인지, 주변 사람의 권유로 내 꿈이라고 생각해왔던 건 아닌지 등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답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번거롭고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누구도 아닌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해답은 결국 당신 안에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오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 중 새로운 경험이나 역량으로 진로 변경이 가능한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최대한 나열해본다. 처음부터 범위를 좁힐 필요는 없다. 20~30개쯤 무작위로 나열해본 다음, 그중에서 강력히 이끌리는 직업을 두세 가지로 압축하면 된다. 또 평소에는 생각 못 했던, 자신에게 어울릴 만한 직업도 탐색 해본다. 각종 적성 검사를 해보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주변 사람들한테 당신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이는 그 직업을 원했던 근본 이유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을 다시 탐색하는 과정인데, 열린 마음으로 직업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천직이 되기도
한다.
넷째, 실제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당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질문한다. 해당 직업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보수와 처우, 필요한 역량, 향후 비전 등을 자세히 물어보고, 당신이 그 직업에 어울릴지,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물어본다. 진로를 다른 방향으로 변경해야 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한다. 물론 진로를 수립할 때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다섯째, 다른 직업을 통해 애초에 원하던 것을 얻을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본다. 대부분의 사람은 꿈꾸던 직업을 통해서만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직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이해완 교수가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다음글)
-출처: 도서 <#따뜻한독설> 중에서
연재글 : 하나의 직장 하나의 직업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오류
1. 학점 0.01점 차이로 서류에 불합격한 청년의 비애 www.careernote.co.kr/2407
2. 취업 삼수를 하겠다며 으름장 놓던 취준생의 오류 www.careernote.co.kr/2408
3. 하나의 진로만 바라보다 변경된 사람들을 위한 5가지 조언 www.careernote.co.kr/2409
4. 인생에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많을까? 아닐까? www.careernote.co.kr/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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