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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독설

학점 0.01점 차이로 서류에 불합격한 청년의 비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5. 11. 30.

부제: 하나의 직장 하나의 직업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오류(1)

 

젊은 날 한 HR기업에서 근무할 때 채용 대행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채용 대행’이란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의 인사팀에서 진행하는 채용 업무 프로세스 중 일부를 외부 기관이 대신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서류 전형이나 면접전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나는 민간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다양한 조직에 이르기까지 채용 업무를 수백 차례 대행했다.

 

기업이 자체 처리해야 할 채용 업무를 외부 대행으로 의뢰하는 목적은 첫째, 한꺼번에 몰리는 채용 업무를 외부 기관을 통해 분산하기 위함이고 둘째, 외부의 시각으로 지원자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함이며 셋째, 조직 내부의 인맥 유착을 근절하기 위함이다.

 

모 대기업의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직접 대행하던 때였다. 부적합한 지원자들의 지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 까다로운 자격 조건을 내걸어 입사지원서를 받았다. 그럼에도 10여 명 모집에 10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조건이 우수한데도 탈락한 지원자가 적지 않았다. 문의 전화가 꽤 걸려왔는데, 그중에는 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수차례 반복해 채용 담당자를 피곤하게 만든 사람도 있었다. 서류 전형에서 이미 탈락한 그는 도대체 채용 기준이 무엇이냐, 내가 떨어진 이유가 무엇이냐며 담당자를 윽박지르다가, 마지막엔 면접시험이라도 보게 해주면 안 되느냐며 매달렸다.

 

직원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해당 지원자의 입사지원서를 자세히 훑어봤다. 모든 조건이 상위권이었다. 이런 지원자가 왜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한 걸까 의아해하며 좀 더 꼼꼼하게 모집 공고와 입사지원서를 대조해봤더니 전공이 달랐다. 기업이 원한 조건은 ‘전기 ․전자 관련 학과 출신’이었는데, 그 지원자는 경상계열 학과 출신이었다. 나는 기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전공자지만 유능해 보이는데 면접시험을 보고 나서 평가하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예상대로 “불가능”이었다.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해당 지원자에게 상황과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도 그는 막무가내였다. 오히려 자기가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권한도 없는 내게 설명을 계속 늘어놨다. 처음의 안타까운 마음은 다른 의미의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뀌었다. 무수히 많은 직장 중에서 굳이 이 회사만 고집하는 그가 참 많이 답답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한 공기업 채용 대행 업무를 맡고 있을 때 지원했던 K군이 기억에 남는다. K는 그 공기업에 들어가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학 생활 포함 무려 7년이나 준비해온 명문대 졸업생이었다. 스펙도 실로 화려했다. 준수한 외모의 공대 인기 학과 출신, 해외 연수 경험, 토익 900점대, 일본어 중상급, 전문 자격증 2종 보유, 공모전 수상, 그밖에 다양한 사회 경험 등 모두가 바라는 스펙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도 K는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누구라도 의구심이 들 것이다. 당사자인 K는 오죽했을까. 앞서 얘기한 사례 속 주인공처럼 K 역시 채용 대행을 맡고 있는 우리 회사에 매일같이 전화를 걸어 담당자를 힘들게 했다. 면접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애원하기도 하고, 협박조로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담당자는 K의 마음을 돌려달라며 내게 전화를 연결했다.

 

처음엔 나도 K의 입사지원서를 보고 왜 탈락했는지 선뜻 원인을 찾지 못했다. 혹시나 싶어 모집 공고와 입사지원서를 비교해본 후에야 비로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학점이 0.01점 모자랐던 것이다. 모집 공고에는 ‘졸업 학점 4.5점 만점 기준으로 3.5점 이상인 자’라고 되어 있었는데, K의 졸업 학점은 3.49점이었다. 고작 0.01점 때문에 꼭 입사하고 싶은 곳의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K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켜보는 내가 다 안타까웠다. 그 정도면 조직에 대한 열정도 있어 보이고, 괜찮은 인재로도 보여서 면접 정도는 보고 판단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다음편^^)

-출처: 도서 <#따뜻한독설> 중에서

 

연재글 : 하나의 직장 하나의 직업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오류

1. 학점 0.01점 차이로 서류에 불합격한 청년의 비애 www.careernote.co.kr/2407

2. 취업 삼수를 하겠다며 으름장 놓던 취준생의 오류 www.careernote.co.kr/2408

3. 하나의 진로만 바라보다 변경된 사람들을 위한 5가지 조언 www.careernote.co.kr/2409

4. 인생에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많을까? 아닐까? www.careernote.co.kr/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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