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교수님, 00대학교 00학과 000입니다.
오늘 강의 잘 듣고 감사한 마음과 질문하고 싶은 게 있어서 이메일 드립니다.
먼저 솔직히 저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편이었습니다. 이유는 자기계발서들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자기계발서에서 하는 말은 다 비슷비슷 하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런 말들을 들어도 되는 사람은 되고 안 되는 사람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기계발서를 쓰신 교수님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에게 호감이 가지 않았고 수강신청도 그냥 학점을 채우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수업을 듣다보니 정확하게 표현은 안 되지만 교수님에 대한 생각이 점차 바뀌었고 많은 것들을 배워서 너무나도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오늘 질문 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데 왜 수업 끝나고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야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질문이 있지만 가장 조언을 받고 싶은 질문 하나를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이번 여름방학 때 국토대장정을 합니다. 주관하는 단체는 000단체이고 저는 이 단체에서 중학교 시절부터 21살에 군대 입대하기 까지 약 12번에 행사를 하였습니다.
이 행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초등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독도부터 서울까지 혹은 마라도부터 서울까지 등등 코스를 정하여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대학생들이 지도자 자원봉사로 같이 국토장정을 합니다. 저는 이 국토대장정에 푹 빠져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 까지 매 여름방학 때마다 참가하였고 20살 때부터는 자원봉사로 학교 공부도 뒤로 하고 오로지 이 행사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 군대를 갔었고 올해 2월에 전역하여 이번 여름 방학 때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리드해야 되는 부대장이라는 자격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부터 큰 고민에 빠진 거 같습니다. 사실 21살 여름 때 나이는 어리지만 경험이 많은 저를 믿고 연맹에서 리더 자리를 맡겼는데 크게 실패하였습니다. 나이 많은 형들과 마찰이 있었고 행사를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습니다. 연맹에서는 저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었지만 어떻게 제 잘못이 없었겠습니까. 그 이후로 스스로가 리더십이 있다고 (실제로 학창시절 반장을 놓친 적이 없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로 제가 리드하고 대학교 1학년 때는 1학년 대표도 하였습니다) 생각하고 자신감이 많았었는데 제 자신의 대한 실망과 제가 너무 좋아하는 행사를 망쳤다는 충격에 자신감이 사라지고 많이 위축된 걸 스스로 느꼈습니다. 군대에서도 많은 일을 겪으며 스스로에 한계를 많이 느끼면서( 군대에서는 전문하사 6개월을 하였습니다.) 저 자신에게 실망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국토대장정도 안하려고 하였지만 연맹에 계시는 분이 저를 믿는다며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말에 너무 고마워서 용기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국토대장정은 정말 꼭 성공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에 질문을 드리려 합니다.
제 질문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국토대장정에 참가하는 대학생자원봉사자들에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리더로서의 필요한 조건 혹은 교수님께서 저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교수님 항상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수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존경하고 저를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중에 교수님에게 필요한 아니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서 같이 일해보고 싶습니다.
답변:
솔직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자기계발서 같은 것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도 할 만합니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생각에도 의문을 품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자기계발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도 품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올바른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질문만 던질 것이 아니라 그런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고 긍정적 사례와 부정적 사례도 알아보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도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보다 더 깊은 부분을 바라다볼 수 있는 삶의 혜안이 생깁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다보니 사고의 왜곡이 발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자신은 올바른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정작 주변 사람들은 자신을 삐뚤어진 사고나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바라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은 올바른 일을 했다라고 생각하기에 정작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를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게 고민을 해본 결과 다른 사람이 다 틀렸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 옳다는 판단이 들었다면 옹골차게 자신의 신념을 믿고 앞으로 전진해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그나마 신입이나 직급이나 직위가 낮고 나이가 어릴 때는 그런 문제점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데요.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가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자신의 문제를 더더욱 인식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가 가진 힘이나 권력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솔직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아니야,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언론에 언급되는 대다수의 사회적 지도자들을 생각해보면 아실 겁니다. 그렇게 철저히 외골수로 치달아 결국은 왜곡된 말이나 행동을 통해 큰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왜곡된 사고로 인한 문제는 비단 한 개인의 문제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드러납니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나 역사책을 뒤적거려도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문제를 다 남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사회에 견해에도 지금처럼 정면으로 의문을 품고 도전할 필요도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자신의 견해에도 정면으로 도전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정말 큰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너무 비약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요. 맞습니다. 다소 비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00 학생이 사회적으로 재능을 인정받아 높은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그런 문제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다르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지금의 국토대장정 문제로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두루뭉술하게 자기견해도 없이 어중이떠중이가 되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 견해와 내 신념은 확고하게 세우되 그것이 올바른 신념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보다 바른 견해와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잘 들여다봐야 합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무엇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아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외부적인 정황이나 요인들도 분석하고 나 자신의 내부적인 정황이나 심리적 요인들도 분석해야만 합니다.
외부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원인 뿐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일단 그렇게 문제만 정확하게 찾아내도 문제의 50%는 해결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문제의 원인만 알아도 절반의 문제가 해결되니까요.
하지만 삶이 어려운 것은 문제의 원인만 찾아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시겠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복잡한 상황들이 있을 터인데요. 그 중심에 나약한 나 자신이 있다면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됩니다. 결국 내가 나를 바꾸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그런 왜곡된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입니다. 저 역시도 제가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반추해봅니다. 00 학생보다 훨씬 더 큰 실수도 하고 살아왔습니다. 너무도 부끄러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부끄러웠던 순간들을 다 되돌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시겠지만 제가 되돌릴 수 있는 과거는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절망스럽지만 그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때로 평생을 부끄러움으로 수치스러운 기억을 담고 살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입니다. 제 잘못이니까요.
그렇지만 오늘의 나는 바꿀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나를 바꾸면 미래의 나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나를 바꾸면 그토록 원망하고 비평했던 사람들도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해 할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바르게 잡아야 합니다.
나를 바로 잡으면 자연스레 다른 것들도 다 바로 잡힙니다.
지나치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조금만 내려놓으시고 서로가 더불어 함께 완주하자는 마음을 진솔하게 전달해보세요. 리더가 되려면 나이나 지위보다도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나이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그 진심을 알아줄 겁니다.
물론 그래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세상이치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해야 될 도리를 올바르게만 행한다면 그런 비평세력들도 결국은 비평할 거리가 없어지기 마련입니다. 결국은 진실이 밝혀집니다. 설령 타인이 몰라준다고 하더라도최소한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오늘자 00일보에 난 기사인데요. 1만 5천 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자전거로 무료로 여행하는 일정입니다. 100일이라는 긴 기간이라 휴학도 해야겠지만 만일 참여하게 된다면 삶의 전기를 맞을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실 겁니다.
참가신청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이런 도전에 부닥쳐 나가야 합니다. 아니면 스스로라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도 사실은 멋진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봅니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여러 사람들을 이끌어본다는 것은 나중에 큰 자산으로 돌아올 겁니다.
여러 사람들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신의 일에 임해보세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자신이 올라가게 될 겁니다.
부디 자신을 바로 잡아 나아가 보다 큰 뜻을 품어 세상을 바꾸는 리더로 성장해나가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우뚝 선 모습으로 다시 뵙길 소망해봅니다^^*
열정불꽃 발사, 퐈이야~~~~^^*ㅎ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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