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예전 대학교를 다니다 과도 맞지 않고 대학생활에 지쳐서 우울증이 왔습니다.
현재 반수하고 원하는 과 다른 지역의 대학교를 왔는데요..아토피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는데요. 작년부터 더 심해져서 다시 대학에 들어온 지금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대학에 입학한지 고작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휴학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울증까지. 반수하면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지만 효과가 없어 그만 뒀습니다. 저는 외모, 성격, 가정환경, 대인관계 등등 모든 게 다 최악입니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못할 거 같습니다.
일단 휴학하고 알바해서 돈을 벌어서 아토피와 우울증 치료를 하고 싶은데요. 오래산 것도 아닌데 제가 삶에 너무 지쳐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집에 안 좋은 일도 많았구요..아빠의 가정폭력과 부모님의 이혼, 엄마는 암투병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가진 트라우마가 너무 크고 많습니다.
저는 대학교도 더는 다니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데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도 이젠 모르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버려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재수학원 선생님들이 공무원준비 하라고 하셨었는데요. 어쩌면 현실적으로 그게 최선의 길이었단 생각이 드네요.
아빠는 대학도 나오셨는데요. 학원 강사 하다가 보험 설계사, 택배배달, 택시 운전을 시작하셨습니다..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뭘 해야 이 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 그저 쉬고 싶단 생각만 듭니다. 삶은 치열하고 전쟁 같고. 특히나 이십대 청춘은 바쁘게 보내야 한다는데..전 그저 무기력하고 무능력할 뿐이라서, 이젠 꿈도 사라졌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아, 참 안타까운 상황이군요. 제가 무엇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송구스러운 마음부터 드는군요.
현재 상황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은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돌파하고 나갈 힘은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셔야만 합니다. 의사 선생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로지 스스로 행동해야만 삶이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에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의 문제가 한 가지 원인만으로 발생한 것도 아니고 삶이 한 순간에 나빠진 것도 아니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현재 상황을 뒤집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을 거라는 점이 염려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가장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인 텐데요. 지금 상황을 ‘개그’라고 생각해보세요. 어이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저도 그런 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상황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젊은 날에 저도 비슷한 처지에서 군대생활을 할 때 그런 상상을 했거든요. ‘이것은 분명 개그야.’라고 생각하면서 나쁜 상황조차 즐기려고 노력했답니다. 그러자 제 삶을 조금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나중에는 그런 상황에 웃기기까지 하더라고요.
개그도 좋고, 연극도 좋고, 영화도 좋고. 어떤 식으로도 지금 현실을 조금 더 멀리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을 마칠 수 있다면 계속해서 다녀서 마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의 마음 상태로는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감이 들 수 있습니다. 대학 공부라는 것이 스스로 참고 인내하며 공부하고 스스로 어려운 과제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로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 몰입할 수 있는 과제를 가지고 거기에 몰입하는 것이 좋은데요. 비록 수동적이긴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삶의 과제를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종교나 가족 돌보기나 봉사활동이나 돈벌기나, 직장생활이 되겠지요. 어떤 면에서 보면 하기 싫겠지만 직장 생활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처럼 알바 정도로는 만족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 일이 없는 것보다는 알바도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정식 직장을 가져보려고 노력해세요. 그런데 그 직장이라는 것이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겁니다. 폴리텍 대학이나 직업훈련학교 같은 곳에 찾아가셔서 직업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런 곳에서 추천하는 기술교육을 받고 일단은 기능직이라도 취업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육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2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1,2년이 걸리더라도 기술을 배우고 취업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겁니다. 직업훈련을 하라고 하는 이유는 알바 수준의 일을 반복하다가는 일조차 정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야 할 일이나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를 푸는데 도움 되실 겁니다.
그렇게 최소한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저도 아토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꾸준하게 식습관을 바로 잡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자기관리를 꾸준하게 잘해 나가면서 치료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힘들 수는 있을 수 있겠으나 부지런히 자신을 다스려보세요. 작은 것 하나를 통제하는 경험을 해보면 더 큰 것들도 하나씩 통제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꿈을 다시 찾으시길 바랍니다. 지금에 놓인 불리한 환경에 함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분명히 불리한 조건이지만 딛고 일어선다면 내 삶의 훌륭한 스토리로서 님의 배경이 될 겁니다.
독하게 마음먹고 일어서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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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보면 한두 가지 상황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동시에 겹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건강 문제에다, 불안정한 가정 형편에다, 낮은 학력에다, 불안정한 취업 상황이나, 불안정한 직장이나, 불투명한 미래로 힘들어하는 상처받은 영혼들이 참 많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트라우마로 가득한 상처받은 영혼들이 있는 세상’이라고 언급한 도서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의 한 문구가 저를 울리게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 따뜻한 시선으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어느 때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하루 보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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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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