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4년 전 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할 때 선생님의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라는 책으로 많은 위안과 격려를 받았어요.
책에 나와 있는 주소로 ‘유명하신 분인데 답장이 올까..’라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메일을 보냈는데 정말로 답장이 와서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 ^
시간이 흘러 저는 올해 28살이 되었고 지방의 모대학교에서 학사를 졸업하고 전문적인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수도권으로 석사를 지원하였습니다. 부족한 준비에도 부족하고 3곳을 지원하였는데 3순위 학교가 합격 하였습니다. 쉬지 않고 바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겨울방학동안 세미나(2년 동안 배우게 될 기초 지식과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를 두 달 동안 참여하면서 지방대와 수도권대학의 실력차이를 너무 뼈저리게 경험하였고,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습니다.
저의 현재 실력으로는 2년 동안 아무런 지식의 습득도 없이 이수과정에 끌려 다닐 것만 같았고, 2년 만에 졸업할 자신이 없어 고민 끝에 한 학기 입학연기를 하였습니다.
선배들은 돌아오면 인간적인 관계가 힘들어서 더 공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만류하였지만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마음에 입학연기를 강행하였습니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게, 너무나도 뭐가 부족한지 뼈저리게 느꼈으니까, 자유시간이 일주일만이라도 주어진다면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공부할 것 같았는데요. 오히려 제 선택에 자신이 없어지고 우울한 마음이 들어 예전의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저는 사라져가고 한숨만 흘러나오고 눈물이 나고 도망치고 싶은 생각만 들어 하루하루가 더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2년 뒤면 30대가 되는데 이대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올까봐 두렵습니다.
제 친구일이라면 '답은 간단하잖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하고 힘을 내!' 라고 간단하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주겠지만, 저에게 닥치니까 답이 뻔히 보이는 문제에도 실행할 엄두나 안 나는 것 같습니다.
대학 다닐 때만 하더라도 누구보다 시간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신념이 있었고, 그렇게 인정해주었었고 자신감과 포부가 가득 찬 저였지만, 솔직히 휴학한 게 잘못된 선택일까.. 라는 생각이 이제는 조금 들기도 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 자신도 없어지고, 그래요..
우선 정말 가고 싶었던 대학원이 있었는데 거기 지원할까 하기도 합니다. 휴학신청한 대학원은 후보 3곳 중에 3순위 였는데다가 어떤 것을 공부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지 못한 게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니면 취업을 해야 하나 생각도 들어요... 먼저 실무를 배워보면서 공부는 더 필요한 생각이 들 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제 선택에 확신이 안 생기니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제 희망은 석사(심리학과 산업 및 조직심리 전공입니다)를 졸업하고서 기업체에 입사하여 인사 관련 커리어를 쌓아, 컨설팅에서 전문적인 실력을 더욱 함양시켜 40대 후반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기회가 된다면 강연가가 되는 게 최종목표였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현실성 없이 이상만을 추구하였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모든 면에서 선구자가 되시는 선생님의 의견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답변:
선구자라니요. 과분한 말씀입니다. 사실 제가 선구자였던 적은 없습니다. 그럴 능력도 못 됩니다. 다만 제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려고 무던히도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부족한 능력에 비해 환경을 딛고 일어섰기 때문에 존중해주는 분들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부지런히 살아갈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지금 가지고 계신 커리어 로드맵이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상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입니다.
다만 문제는 행동입니다. 현재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야 하는 과정인데요. 출발 대기 선에서 떠나자마자 홀로 뛰지 않고 앉아서 쉬고 있는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밀고 나아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가도 중도하차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코 중도에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더더구나 미리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의 선택 답안은 3가지로 보이는데요.
하나는 입학된 학교에 복학해서 계속 다닌다.
둘째는 타대학원으로 다시 재도전한다.
셋째는 일단 취업한 후에 대학원을 고려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선택 대안이 있을 수도 있고 서로 뒤엉켜있을 수도 있기에 실제로는 상당히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떤 선택이든 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책임한 답변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 이후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더더구나 문의주신 분처럼 신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선택에 힘을 빼야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실행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일단 시작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드리자면 기왕 대학원을 다니기로 한 만큼 대학원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휴학을 한 만큼 원래 원했던 대학원 입학시험을 한 번 준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짧은 목표를 잡고 공부에 매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이번에 공부할 때는 전력을 다해 준비해보세요.
만일 그래도 안 되었다 싶으면 이번에는 입학을 연기한 대학원 쪽으로 다시 복학을 하면 됩니다. 공부를 따라잡고 못 따라잡고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하면 충분히 대학원 졸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더 해보겠다는 생각은 지나치게 겸손한 행동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룹니다. 그러지 마세요. 앞으로 직장을 다닐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능력이 부족하니까 나중에 조금 더 준비하지 그러면 안 됩니다. 일단 시작한 만큼 어떤 일이든 마무리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세요.
그 과정에서도 부지런히 꿈을 이루기 위해 독서를 부지런히 하시고, 관련한 경험도 쌓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도 만나고, 모임에도 참가해서 취업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만일 아무리 생각해도 대학원이 아니다 싶으면 직장으로 취업을 한 다음에 야간이나 주말에 수업을 하는 특수대학원으로 석사과정을 마무리해도 좋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떤 선택을 하던 반드시 잘해낼 수 있다고 다짐하세요.
망설이기만 하는 것보다는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분명히 잘해낼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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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코멘트:
지방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석사학위를 수도권에서 취득하고 싶었던 학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학원에 입학했으나 다들 능력이 출중한 것 같아서 위축되는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입학을 뒤로 늦추고 부족한 부분을 공부해서 따라가려고 계획했는데요. 오히려 아무 것도 하기 싫어져서 힘들다고 호소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비슷한 상태에서 좋은 직장을 놓친 청년들도 있는데요. 취업해봐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부족해서 일도 못해내서 결국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기업으로부터의 입사를 거절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렇게 겸손한 분들에게는 어떤 조언이 가장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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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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