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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대기업 들어간 범생이들의 고민은 뭘까?

by 따뜻한카리스마 2012. 6. 25.

안녕하세요, www.careernote.co.kr에서 많은 좋은 글 읽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고민했었던 것들을 똑같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재 29살로 모 대기업 4년차 연구원입니다. 저의 삶은 범생이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의 회사 동기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데요,

 

초중고 거의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수능을 제 딴에는 잘 못 봐서 겁이 나서 명문대에 지원하지 못해 00대에 들어갔죠. 학벌 핸디캡을 만회해보고자 열심히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차석으로 졸업하고, 000 대학원에까지 들어가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모 대기업에 취업하였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느냐고, 놀 수 있을 때 놀라고 하였지만 저는 노는 것이 불안하였고 그저 열심히 하면 더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가 독서실 자리를 맡고 공부를 밤늦게까지 하곤 했습니다. 그런 삶이 대학원 때까지만 통했던 것 같습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 할까요. 단기적으로 가르치는 대로 배우고 시험보고 그런 일은 잘했지만, 주체적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생각도 없고, 삶의 목표가 그저 열심히 살면 더 좋게 되겠지 라는 생각에서였는지 많이 지칩니다.

 

회사는 역시 학교와 달라서 하는 대로 모든 게 성과로 이루어지지 않고, 정치적인 것도 많아서 저는 그런 것들을 잘 못 한다는 생각에, 계속 더 다니고 싶은 생각도 없고 왠지 열심히 할수록 속물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심어져 있습니다.

 

도망이라면 도망이겠지만, 좀 더 익숙한 환경인 학교(박사과정)를 가려고 하는데 또 가려니 답답하고 버겁기만 합니다. 매일매일 고민합니다. 왜 일해야 하나. 왜 치열하게 살아야 하나, 그만 좀 쉬면 안 되나 하고요.

 

친구가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다고 아무 것도 안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는데, 좀 쉬고 싶고, 어렵지 않은 것을 하고 싶습니다.

 

다 쓰고 보니 신세한탄만 했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겁내지 말고 쉬어보세요. 다만 지금 다니는 그 좋은 직장을 한 번에 그만둔다는 것은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일단 연차 휴가 낼 수 있는 만큼 내서 보름이라도 푹 한 번 쉬어보면서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달래주세요.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혹,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잠시만 참아보시길 권합니다. 아직은 자유롭게 움직이기에는 여건상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준비하는 기간을 최소한 1,2년에서 3,4년은 가져야 됩니다. 좀 더 장기간 생각해보고 싶다면 휴직을 요청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습니다.

 

나 스스로가 인생의 해답을 찾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동안은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눈꼴사나운 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참고 인내하며 미소 지으며 표시나지 않게 일해야 합니다. 큰 조직에 있을 때 조직의 후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회사에서 지원하는 형태의 박사과정에 지원하면 학비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장기근속을 약속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개 몇 년 정도이니 그 정도 기간은 감수할 필요도 있겠지요. 굳이 그런 후원을 받지 않더라도 직장을 다니는 동안 박사학위를 취득하길 권해봅니다.

 

이런 말씀드리기는 죄송하지만 지금의 불평은 다소 어린아이 투정 같은 면도 있습니다. ‘내가 이만큼 열심히 했는데 왜 세상은 나를 알아주지 않는 거야, 왜 조직은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거야,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내 인생을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 수 있는 것이지?’ 등의 속상한 마음이 내면에 있는 거죠. 게다가 그동안 그토록 원했던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왜 내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한가’ 하는 자괴감까지 드는 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것이 성숙해지는 성장의 고통이기도 할 수 있습니다. 올바르게만 달려온 현실을 일탈하고 싶은 반항이기도 하고 충동이기도 한데요.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성장통이기도 합니다. 특히 좋은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이나 사회인들이 겪는 인생의 고충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조금 더 주도적으로 배움을 구해봐야 합니다. 책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경험을 통해, 조직을 통해, 취미 생활을 통해 배워봐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대학 강단을 가시거나 연구를 하시거나 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지금의 아픔이 하나의 자산을 활용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이 저절로 주어지길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게 노력해보시면 나중에는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장애와 장벽을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장벽을 풀어야 될 과제, 게임으로 치자면 렙업하기 위한 과정으로 볼 즈음이 되면 삶이 훨씬 더 여유롭게 재미있게 될 겁니다.

 

지금 본인은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유리한 아이템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삽질정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 기본기를 익히지 않고 좋은 아이템을 득템해봐야 별 소용이 없을 수 있습니다. 아이템을 빼앗길 수도 있고, 좋은 아이템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썩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안개 속에 갇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갈팡질팡한 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조금만 더 나아가면 방향이 보일 겁니다. 삶의 의미와 목표를 담은 비전을 세우면 삶의 방향이 보일 겁니다.

 

사실 무기력감이 드는 것이 꼭 나쁜 징조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오히려 더 좋은 징조일 수도 있으니 너무 미리 겁먹어 방향을 급선회하지는 마세요. 어제를 되돌아보며 이제는 방향성을 가지고 정신 차리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미래를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해나가시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치열하게 사신 만큼 앞으로는 조금 더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신다면 더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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