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를 읽고 상담을 한번 받고 싶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20대 중반으로 부산에 있는 모 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는 무조건 4년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막상 고3이 되니까 지치기도 하고 친구가 전문대도 괜찮다고 하는데 흔들리기 시작하더구요. 근데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그 친구만 빼고 다들 말리더라구요,, 성적이 아깝다고,,
정말 어떻게 결정해야 될지 몰라 혼자 집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부모님 말씀 나누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빠 4년제 보낸 것만도 버거운데 저까지 그러면 애휴,,, 이러시면서 한숨을 쉬시더라구요,, 그런 대화가 분명 들린다는 걸 아시면서도 부모님은 거실에서 점점 자주 그러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속이 상해 2년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딸이 2년제 간다고 하는데 미안해하시는 기색 없이 '나는 너의 뜻을 존중한다. 그리고 우리 집은 공부로 뭐라고 안한다. 네가 하고 싶은걸 해라.' 이러시면서 네가 선택한 거다 이건 이라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는데,, 정말 제 부모님이지만 너무 미웠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말 그대로 제가 선택을 했으니 후회하지 않기 위해 학교생활 열심히 했습니다. 장학금도 받고, 등록금 벌려고 방학동안 알바도 했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요,,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업을 패밀리레스토랑에 서버로 했습니다. 조리학과를 나왔지만 요리에 서툴고 용기가 나지 않아 서버를 택했지만, 서빙을 하면서 매니저가 꿈이 됐고, 점주가 꿈이 됐습니다.
1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진급은 되지도 않았고, 하루 12시간을 넘게 일하면서도 한 달에 100만원이 안됐습니다. 그래도 꿈이 있었기에 참고 버텼는데 몸만 상해서 병원비로 월급을 다 쓰는 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관두기로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잡았습니다. 차마 거절을 하지 못해 몇 번을 더 하다가도 아니다 싶어 정말 제 의견 말하고 관뒀습니다. 2~3달 쉬면서 몸도 좋아지고, 마음도 많이 추스렸습니다.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니 제 생활도 없는 일은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일을 찾기 시작하다 친구의 권유로 백화점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빙을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그런 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8번은 아니더라도 예전에 다니던 회사보다는 급여도 많고 좀 더 쉬었습니다. 그치만 여전히 주말에 쉬고 싶은데 쉬지를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일도 5개월 정도 하다 관뒀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제조업에 생산팀으로 들어와 1년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수습기간도 지나 급여도 150정도는 되고, 무엇보다 주말, 공휴일은 무조건 쉬었습니다. 제가 정말 바라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관두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앞에서 적었듯이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부터는 부모님은 정말 아무 지원도 없으시거든요,,그래서 일을 다니면서 등록금을 모아 4년제 편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간으로 다녀야하기에 여건에 맞는 학교는 00대 밖에 없지만요,, 근데 등록금이 만만찮아 사이버대학도 알아보고 방통대도 알아봤지만,,,제 얄팍한 자격지심이고 삐딱한 생각 때문인지 사이버대학, 방통대는 가기가 싫더라구요. 막상 여기를 졸업한다고 해도 저는 분명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일종의 컴플랙스 같습니다.
형편으로는 분명 여기를 가는 게 맞는데두요,,, 그래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뭔가 새롭다 싶으면 흥미가 생기고 관심을 갖게 되지만 그게 끝입니다. 아 이거다 싶은 것들은 없더라구요. 저도 저만이 잘 할 수 있고, 뭔가 가치 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말입니다.
어렸을 때 집안 환경(철없는 부모,,라는 표현이 맞겠네요,,부모와 아이의 역할이 바뀐,,)그닥 좋지는 않아서 그런지 항상 남의 시선에 휘둘려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제 삶의 목표를 정해 남의 시선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고 싶습니다.
(자아존중,, 정체성,,자존감,, 뭐 이런 게 필요할 것 같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답변:
답변이 너무 늦어져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보자면 부모님이 잘못하신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형편이 어렵다면 오히려 솔직하게 집안 형편을 이야기하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더라면 기왕 2년제를 다닌다 하더라도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의 원인을 부모님 탓으로만 돌리는 태도는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태어난 환경이나 자라오면서 상황이 불리하거나 선택이 잘못될 수도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이나 환경 탓을 하기 시작하면 불평불만만 늘어나고 자신의 삶은 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좀 더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면부터 버리셔야겠습니다. 저는 방통대나 사이버 대학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야간대학교가 나쁘다든지 하는 말은 아닙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하고 정작 남의 눈을 의식하고 계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 본인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 하고 같이 일했던 직원이 한 명 있었습니다. 당시 2년제를 졸업하고 몇 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에 취업을 했는데요, 직장 다니는 동안 방통대 졸업해서 학사학위 취득하고, 대학원은 사이버 대학원으로 해서 석사학위 취득하고, 나중에 퇴사 후에도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 다니는 동안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습니다. 게다가 어렵다는 기술사 시험까지 합격했습니다. 모두 다 직장을 다니면서 일군 성과입니다.
그 친구도 서른이라는 나이로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이 모든 일을 10여년도 안 되는 시간에 모두 다 해냈습니다. 그동안 직장을 계속 다녔고, 결혼도 했고, 아이까지 가지고, 부모님도 봉양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면서 이룬 성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안한 말씀이지만 여러 가지 잘못된 경로로 발을 들인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삶을 주도적으로 노력하지 못해서 문제가 발생했었다고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도 있다는 점을 인식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능동적으로 행동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꼭 힘내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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