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첫 직장을 아무렇게나 아무 곳에나 다니고 싶지 않네요-_-;;;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호칭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조금 고민하다가 커리어 코치라는 개념이 선생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 제가 드는 생각들이에요.
"진로와 꿈과 목적, 그리고 원동력의 부재, 동기, 욕구, 목표의식,,,"
(이미지출처: Daum '진로고민' 이미지 검색결과 화면캡쳐)
다름이 아니라 제가 군 전역 후에 진로고민을 하다가 선생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어 이런저런 글을 읽어보다가 직접 고민 상담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를 시제별로 나누어 설명하자면
과거:
실업계고등학교(디자인과) 고등학교2학년 때부터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하여 3학년 때 대학진학을 희망했지만 실패, 재수생활 시작 후 지독한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일상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마음 등으로 인한 나태함과 무기력함으로 중도포기, 시험은 봤지만 그전보다 더 낮아진 성적과 너무나 지쳐 더 이상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아르바이트 3달 정도 하다가 바로 군 입대 결정. 올해 00월 중순 전역하였습니다.
아시겠지만 모든 군인이 그러하듯 전역하기 전이되면 불안해집니다. 2년간 익숙해진 생활, 세계에서 벗어나 다시 사회로 돌아가는 상황. 기쁘지만 한편으론 두렵기 도한 그 상황에서저도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봤었습니다. 문제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해왔던 진로를 포기한 이 상황에서, 질려버릴 대로 질려버린 입시미술과 입시공부에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없을 뿐더러 고등학생 때와 같은 '미술이 하고 싶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겠다.'와 같은 이유도 현재는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옅어질 대로 옅어져 퇴색되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목표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목표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많이 생각했습니다. 전역하고 나서 무었을 할 것인가. 일단 저 스스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는 무엇인가(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으로 행복을 느끼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어디로 가야 옳은가(진정한 의미의 나의 길, 다시 말해 진정으로 나에게 참의미와 행복과 존재의 이유를 부여해줄 삶의 길)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면서 아는 것도 생겼지만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자신에 대해 아는 게 이렇게 힘든 것인 줄은 몰랐네요.
청소년기에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봤더라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았으리란 생각도 듭니다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생각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많은 생각과 책을 읽어본 끝에 저에게 부족 했던 것들은 바로 자존감과 실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아무것도 없는 들판에 울타리 만들어 나가듯 윤곽을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하는가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힘이 듭니다.
현재 저의 상태와 환경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23살/군필/고졸/자격증이라곤 운전면허/건강한 몸뚱아리/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구매 하기위해 빚(3000만 원가량)을 지고 있는 가정형편/제 주변에 어려운 친구들 보다는 정말이지 뭘 시작하기에도 저의 선택과 결심만 있으면 뭐든 이루어 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저 자신입니다. 군대 전역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옷가게 매장 아르바이트를 지원해서 면접을 보고 교육을 받고 며칠 후에 출근만 하면 되는 상황에까지 와서 전화를 걸어 나가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전화에는 개인사정이 생겨 못나간다고 했습니다만, 이유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를 상황에서 사회생활의 첫 시작을, 앞으로 생각했을 때, 별로 저에게 맞지 않는 유통업으로 시작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맞지 않는데 왜 지원했나? 처음에 저의 생각은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23살의 저에게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가서 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그 뒤에 시작해야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논리적으로 합당한 이유가 아니거나 스스로를 이해시키지 못하면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열심히 하지 않는 그런 성격입니다.
그런 스스로를 고치기보다 차라리 제가 원하고 좋은 일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런 성격은 군대에서 많이 고쳐지고 했지만 제 인생을 결정하는 처음에 있어서는 제 생각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 무슨 일이든 부딪쳐 봐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질문이 따라오게 되는데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 하지만 그때는 ‘아 이건 아니야, 지금 이럴 때가 아닌 것 같아’ 라는 생각에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좀 더 저 스스로를 알아 갈 수 있는 시간에 투자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냥 하면서 생각 할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히 지금 글 쓰면서 생각하는 도중에도 ‘나 정말 고집불통인가, 내가 옳다고 생각 하는 것이 정말 옳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주변 친구들이 ‘넌 너무 이상주의야’ 라는 말에도 흔들리기도 합니다.
질문은 자신의 인생의 목적 부재에 따른 동기의 결여, 그로 인해 목표와, 동기를 먼저 찾고자 하는데 이 선택은 옳은 것인가, 또한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면 어떤 식으로 찾는 법이 좋겠습니까?
대학교를 다니는 제 친구들이나 주변 어른들과 지인들은 일단 대학부터 가고 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말합니다. 근데 저는 당장 제 스스로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는데 뛰어야 하는 게 너무 싫습니다.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이 정확히 뭔지 알지는 못했지만 느껴지고 화가 나서 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하루에 4시간자면서 공부하고, 자격증 여러 개를 취득하기위해 수많은 수강을 듣는 등, 지금도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구더기처럼 바글바글 살아가는 구나' 라고 경멸하면서 앞으로의 막막함에 막혀있는 제 스스로를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비관하고 시기하곤 했습니다.
평범한 행복을 원해왔는데 좀 더 크고 보니 그 평범한 행복을 위해서 다들 그렇게 사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로 어쩔 수 없이 저도 그들과 같은 삶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라는 말이 억지로 삶을 살아가는 듯 표현되었지만 조금 감정에 치우친 탓입니다.)
삶과 배움을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편하게 받아들이고 싶고,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기쁨과 행복도 느꼈고 이해했습니다. 지금은 전역 후 4달 가까이의 시간이 지나 점점 나태해져가고 있어 어서 빨리 무엇이라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정말 웬만한 건 다 좋아하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습니다. 이것을 잃기 전에 무언가 하고 싶습니다.
목적지가 없는 배는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어도 순풍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 그 배 인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선생님....
일반적인 커리어 사이트에는 중고등 학생을 기준으로 한
넌 뭐가 좋니, 뭐 할 때 행복하니, 라는 질문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뭘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니, 뭐가 비전이 있어 보이니’ 등의 질문도 스스로 많이 해봤는데 아직 생각이 모자랐는지 머리만 아파옵니다. 이론과 정론은 너무 나도 많이 알고 있고 지겹습니다. 단지 제가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글을 다 쓰고 나서 생각해보니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뭔지 모르겠다고 하였지만, 정말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적어야 할 것 같아서 몇 자 더 적어봅니다.
미술을 하기위해 고등학교를 실업계로 선택할 때, 하고 싶은 게 참 많았습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게 좋아서 글을 쓰고 싶었고(나중에서야 알아보니 글을 쓰기 위해선 신춘문예 같은 곳에 글을 투고하여 작가로서 등재해서 정식으로 자격을 얻은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생활에 합류할 수 있다고 알고 있고, 그 외에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글을 쓰는 것은 좋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을 하고 싶었고, (이미 나이가 23입니다. 운동선수였다면 지금이 전성기인 나이 일 것 같습니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서 요리를 정식으로 배워 보고 싶었기도 했고(어릴 땐 몰랐지만 요리 또한 미술과 마찬가지로 돈 벌기 힘든 직업이고, 엄청나게 힘들단 걸 알았습니다. 지금 시작하기엔 부담이 많네요. 경제적으로나 뭐로나)
글을 적다보니 최소한의 노력으로 결과를 얻으려는 것 같아서 저도 참 싫습니다. 항상 최대한의 노력으로 결과를 얻으라고 배웠는데 겁쟁이가 되었나봅니다. 무슨 일이든 힘들지 않은 일이 없고 시작은 다 힘든 법인데...
힘들어도 제 스스로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그런 것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제 스스로 나태한 합리화의 변명일까요?? 제가 자주성이 부족한 걸까요? 혼자 해결해야 할 것을 선생님을 붙잡고 멍청하게 부탁하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려 죽을 것 같아서 부끄러움을 참고 여쭤 봅니다.
뭐가 맞는 걸까요. 세 가지 적었습니다만 저에게 맞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답답합니다.
@글이 후반부로 갈수록 두서가 없어지고 엉망진창이라 죄송합니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서투르네요. 제 뜻을 다 전달하려다보니 쓸데없는 내용도 적지 않게 들어간 듯싶습니다만, 저를 알고 제 문제를 해결해주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많이 적어보았습니다.
제 질문에 바로 답변해주셔도 좋지만 다시 저에게 질문 해주시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읽어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답변:
아주 장문의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이런 글은 몇 번 더 읽게 됩니다.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도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행동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행동부터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옷가게 점원이라도 일을 시작해보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 전공과 가장 유사한 직종이고 단순히 디자인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대인관계, 홍보, 유통, 커뮤니케이션, 장사수완 등의 살아있는 비즈니스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우에 따라 미적 감각을 더 익히기 위해서나 경영수완을 늘리기 위해서나 더 좋은 기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별도의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이 들 수도 있겠죠.
스스로 가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가지 않은 것을 돌이켜보면, 죄송하지만, 다소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로 진출한 상황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경험을 쌓아 나가야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입니다.
즉, 어디든 들어가서 경험을 쌓으면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하는데 혼자 앉아서 생각만하고 있는 꼴입니다. 생각도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험과 지혜와 연륜이 든 사람이나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은 낭비로 끝나기 쉽습니다.
23살의 나이가 늦다고 하시는데 지나가는 30대 이상의 사람들 중에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십시오. 그 나이가 늦은 나이인지. 백이면 아흔아홉이 아직 늦지 않다고 말할 겁니다.
지금 당장에는 다른 모든 생각을 버리고 몸으로 직접적으로 행동하며 배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씀하신 유통업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미술, 글쓰기, 운동, 요리가 좋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모두 직업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상위 그룹에 속하지 못한다면 다 먹고 살기 힘든 일들입니다.
부가적으로 해보시길 바랍니다. 취미생활로 틈틈이 즐겨보십시오. 너무 큰 부담 가지지 말고 해보시면 돈이 아니어도 그러한 일들에서 삶의 작은 행복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첫 직장을 좋은 직장으로 시작하면 좋죠. 하지만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일단은 어디든, 어떤 일이든 일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렇게 일을 해보시다가 ‘대학이 필요하겠다’싶으면 그 때 도전해도 늦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장을 다니시면서 대학을 다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방법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대학을 반드시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경험을 통해 또래 대학생들 이상의 것들을 배우겠다는 각오를 다지시길 바랍니다.
심현수라는 학생이 있었는데요. 이젠 학생이 아니라 어엿한 사업가가 되었지만 <꿈은 기회비용을 요구한다>라는 책을 썼는데요. 대학을 복학하지 않고 길거리 좌판으로 시작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실행한 케이스죠. 그리고 직장인 모임에 엄청나게 많이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얼굴을 익히고 배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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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졸업장을 포기하고 길거리 좌판에 뛰어든 청년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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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꿈은 필요합니다. 우리 삶의 전체를 돌려주는 원동력과 같은 에너지원입니다. 오래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우리에게 가슴 뛰는 일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슴 뛰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가슴이 뛸 때까지 뛰어봐야 합니다. 주어진 환경에 두려워하지 말고 온 몸으로 부닥치며 배우시길 바랍니다. 뛰면서 생각하시길.
감사합니다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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