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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흐트러짐의 미학

by 따뜻한카리스마 2007. 7. 3.

요즘 생전 잘 보지도 않던 TV를 자주 본다. 하루 종일 집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을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꽤나 재미있고 배울 이야기들이 많다. 드디어 나도 아줌마가 다되어간다^^* 어제만 해도 개포 쌀아지매 정옥례 부부의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어서 이번 기업 강의록에 바로 첨가했다.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제 각각의 분야에서 자기 몫 이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할 때도 있다. 때로는 도대체 왜 그렇게 살아가니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답답한 사람들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사람들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변화하기로 마음먹으면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 물론 주변에서 어느 정도의 자극과 동기부여가 제공되면 더 변화는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그래서 좀 더 개방적으로 자극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가 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 강박적으로 가지런히 정리하던 어린 아이가 자주 떠오른다. 그 아이가 배운 흐트러짐의 미학이 나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너무 강박적으로 사람들을 황금만능주의적 사고로 몰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이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러한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좀 더 즐겁고 재미있고 여유로우면서도 유익하게 인생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들에게도 양쪽의 개념을 모두 전하고 싶다.

오늘 평소에 가던 미용실과 다른 미용실을 들렀다. 나는 대개 이렇게 처음 보는 미용사에게는 맡기는 편이다.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물어오면 ‘잘요^^’라고 한다. 어떻게 하나 벗겨지고 있는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3년 전에는 브루스 윌리스처럼 밀어보라는 미용사의 권유에 따라 정말 밀었다. 젊은 친구들은 멋있다고 했다^^* 우리 회장님은 ‘너 감방 갔다왔냐-_-’ 말하셨다.

그 이후로는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보지 못했다. 대부분의 미용사들은 내가 ‘머리도 다 빠졌는데,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80%가 내 말에 수긍한다. 수긍하는 정도가 아니라 포기하고 살라고까지 말한다-_-;;; 사실 말은 그랬지만, 기분은 나쁘다. 대개가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 대충 자른다.

그런데 오늘 만난 이쁜 언니는 조금 짧게 자르되 왁스로 연출을 하면 된다고 시도해보지 않겠느냐고 권한다. 쉽단다. 집에서 해봤는데 오히려 더 어려웠다. 하지만 이뻐서^^ 그녀의 의견을 수용했다. 그렇게 제법 짧게 밀어버렸다. 왁스나 젤은 머리를 말린 상태에서 붙이듯이 전체적으로 묻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니 머리를 만드는데 정말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것 역시 흐트러짐의 미학이 아닌가. 굳이 안 되는 머리를 정리하려고 하다가 더욱 정리가 안 된 것이다. 이미 머리를 감은 상태라 다음 기회에 사진을 올리겠다.

오늘 하루는 아이에게서 배운 흐트러짐의 미학을 내 일상에서 실천한 하루였다.

7월3일 일산에서
따뜻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