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이들의 심리와 마음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정보 수집 차원에서 구입한 책이다.
이 책 <너, 외롭구나>는 저자 김형태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을 요청한 분들의 고민내용과 저자가 그들에게 답변을 들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한 질의응답 방식으로 전개되니 재미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재미를 넘어 도를 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상담 요청하는 사람들을 문제자들로 돌리는 그의 독설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발 정신 차려라. 잘못은 바로 당신에게 있다. 열심히 하지 말고 죽도록 해라.”라는 식이다.
‘누가 그런 상담 답변을 보고 좋아하겠는가?’, ‘상담을 요청한 사람이 저자의 답변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저자는 상담 요청한 사람에게 ‘모든 게 좋다’라고 아부하기 위해서 쓰는 형식적인 상담 답변을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담자로서의 적합한 형식의 대답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말해 그가 제시하는 일부 대책도 다소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이런 답변이 있었다.
“당신은 요즘 20대의 전형입니다. 자신감이 없고 쪽팔린 것 무척 싫어해서 영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연수를 계약직으로 성공시키지 못하고 회피했고요, 그렇게 회피하는 데에는 적절한 핑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학원에서의 일도 일 자체의 가치보다 돈에 유혹되어 결과적으로 손해 보게 되었고요. 그런 식으로 끝장을 본 일이 없으니 결국 취직도 안 되는 겁니다. 눈을 낮춰 넣었다는 건 당신 생각이고, 어디에서도 그렇게 뭐든 하다 말 사람은 원하지 않거든요.”
상담요청한 사람을 20대의 전형이라고 본 것은 결국 저자 역시 20대 전형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이후의 답변도 너무 일방적으로 공격적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책을 읽을수록 그의 독설에 매료되는 부분도 있었다. ‘와, 이렇게 욕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았지만 또 한편으론 부러움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저자가 상담할 때 진실한 마음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는 믿음이 갔다. 그 정도로 20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니 그렇게 독한 소리도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저자 김형태처럼 마음껏 독설도 내뱉고, 충격적인 요법도 써보고 싶다는 욕망도 한몫 거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시원하게 대신 내 뱉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보니 그의 상담 내용에 꽤나 반발하는 사람들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역시도 엄청난 욕설을 받으면서 감당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한편 반대자와 달리 추종자들 역시 꽤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극명하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다양한 경험을 거쳐 왔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소 도발적이고도 공격적인 답변을 거침없이 하는 그를 통해 변화를 다짐하는 젊은이들도 꽤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상담 내용에 예상치 못한 답변들도 꽤 있었다. 욕도 잘 하니 이번 상담 답변에서는 ‘지독한 욕설 꽤나 나오겠다.’ 싶은데 오히려 전혀 반대의 대답을 해서 허를 지르는 경우가 그랬다.
예를 들어 만3년 정도 열심히 일했는데, 1년 정도 백수로 지내면서 원 없이 쉬고 부모님한테 얹혀살겠다는 고민 상담이었다. 저자 김형태의 답변은 어땠을까? 이 상담의 답변을 저자가 책에서 쓴 말 그대로 실어본다.
“1년을 쉬든, 3년을 탱자탱자하든, 발이 부르트도록 세계 일주를 하면서 남의 신세나 지면서 돌아다니든, 맘대로 하십시오.
‘놀자. 아니, 돈 때문에 남의 일 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나를 찾는 일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자. 이건 노는 게 아니다. 단지 돈 때문에 맹목적으로 남의 일 하는 것을 일단 멈추는 용단이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어 하고, 어떤 일을 가장 잘 하며,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할 때 가장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나와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존재가 되는지, 그런 진정한 자신을 찾을 때까지 놀아야 합니다. 그것은 젊음의 특권이자 의무입니다.
‘백수로 한 1년 지내고 싶다’는 당신의 욕구는, 일하기 싫은 게으름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하는 박제된 젊음의 본능이 아직 살아 꿈틀거리는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나 역시 HR 분야에 있으면서 수백, 수천 여명의 사람들과 상담을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으면 나도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욕심도 들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상담 자료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대다수가 전화나 e메일이었는데, 2,3년 전 이전의 메일은 모두 날아가 버렸고, 최근 2,3년간의 메일을 다시 일일이 정리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물리적인 여건이외에도 김형태씨처럼 화끈하고 색깔 있게 까댈 수 있을 자신이 없다. 물론 그렇다고 인간적인 따뜻함으로 다독여주는 일도 어렵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잘 풀어내지 못하면 너무나 흔한 답변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아니라면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답변들을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짧은 메일의 상담 내용만으로는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결국 책 한 권으로 집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상담을 요청하는 개인의 입장에서 상담은 중요한 일이다. 어떠한 답변을 얻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은 상담을 하는 사람이나, 상담을 하는 사람이나 모두가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또한 이렇게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상담내용을 공개하면 읽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 경험 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서 좋다. 그런 점에서 김형태의 상담은 의미 있는 작업이다.
다만 그의 홈페이지(www.thegim.com)에 들어가서 상담 내용을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없다. 정말 못 찾겠다. 방명록 정도의 게시판이 최근에 생겼다는 단서 정도이외에는 상담을 주고받는 게시판 자체가 없었다. 아마 상담게시판을 삭제했던지 아니면 e메일을 통해 비공개로 주고받았던 모양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후의 정황이라든지 현재의 상황을 알고 싶었는데 전혀 그런 부분이 남아 있지 않은 듯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나 이 홈페이지를 잘 알고 있거나 해당 코너가 있는 곳을 발견하신 분이라면 저에게 해당 페이지 링크주소를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여하튼 이 기회에 나도 사람들에게 상담도 해줘서 도움도 드리고 여러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까하여 블로그에 상담게시판을 오픈했다. 혹시나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내용을 정리해서 메일이나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란다. 형태씨 말마따나 돈 되지는 않겠지만 도움이 된다면 여력이 되는 만큼 나도 돕고 싶다.
사실 상담한 글을 블로그(www.careernote.co.kr)에 써봤으나 모두 베스트 글이 되지 않았다. 사람들도 그렇게 많이 보지도 않는다-_-;;; 블로거로서는 효율성 없는 글이니 "계속 써야 하나?"하는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상담을 요청한 개인에게는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다른 소수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 여력이 되는 한 앞으로도 상담글은 가끔씩 공개해 나갈 것이다. 아래 글들은 그동안 블로그에 공개되었던 상담 사연들이다.
우리는 모두 외롭고 아픈 사람들이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1.인재개발전문가 정철상 "어떤 고민이든 문의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2.상담 요청한 사람에게 독설 내뿜는 상담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3.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경험 해보고 싶다는 생각, 잘못인가요?
4.지독한 왕따와 우울증 극복했으나 이력서에 뭐라 써야할지 막막해요
5.아버지가 잘못 사셨다고 후회하는데 어떻게 위로를 해드려야할까요?
6.안정된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데도 늘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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