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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해고당한 후, 죽고 싶었다!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11. 20.
 

해고된 첫날 하루내 멍하니 집에 있었다.

마치 내 머리가 정지된 느낌이었다.

내 처지가 싫었다.

죽고 싶었다.

정신이 들 때면
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멍하게 며칠을 보냈다.

다른 일자리를 찾아올 용기도 없었다......

불현듯 ‘한국은 내가 있을 곳이 못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솔직히 내면으로는 ‘지금 내 실력으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욕망이 숨겨져 있었을 것이다.


어머님께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집안 형편이야 내가 잘 알고 있으니 부모님의 힘으로 갈 수는 없었다. 돈 한 푼 안주셔도 좋으니 허락만해주시면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미 내 나이는 서른이 넘어 버렸다.


해고당한 후의 결심 "한국에서는 안돼! 미국으로 갈꺼야!"

어머니는 내가 외국을 다녀온다면 너무 나이가 들어버리지 않을까 염려하셨다. 제대로 장가나 갈 수 있을지 염려하셨다. 그래서 그런 걱정은 전혀 안하셔도 된다고 안심시켜드렸다. (내가 타고난 꽃미남 아닌가^^장동건 정도는 저리가라 할 정도인데, 장가쯤이야,ㅋㅋ)
겨우 어머니의 허락을 받았다.

(바닷가에 홀로 서 있는 저 사람처럼, 나 역시 망망대해 앞에서 철저하게 혼자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전국일주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바닷가가 보이는 동해안으로 해서 강원도를 거쳐 수도권을 가로질러 서해안과 남해안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올 계획을 잡았다. 내 똥차로 여행할 생각이었다. 보름 정도라면 넉넉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먹을 것과 더불어 이불까지 차에 가득 실었다. 돈도 없기에 차에서 먹고 자고 지낼 요량이었다. 첫날은 너무나 행복했다. 동해안의 한 바다에 머물러 바다를 바라보면서 담배도 한대 피고 일기도 썼다. 중간 중간 책도 읽었다. 그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동해안을 달렸다. 1시간 정도 단위로 운전하면서 바다 앞에서 멈추곤 했다. 


너무 너무 행복한 여행이었다.
혼자였지만 이 고독의 시간이 내게는 아주 큰 행복으로 여겨졌다. 어쩌면 앞으로 몇 년간 못 볼지도 모를 우리 강산을 내 안에 집어넣고 싶은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잠은 주로 바닷가 앞에 차를 세워두고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잠들었다. 세면은 국도 휴게소에서 해결했다. 그렇게 꿈결 같던 삼일이 흘러갔다. 서서히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아니 외로웠다. 돌아가고 싶었다. 어머니의 품으로, 내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외국에서 홀로 견뎌 나갈 수 있을까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고독을 견딜 수 없었다. 어느새 떠나고 싶던 마음은 사라지고, 오로지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외로움에 지쳐 잠들었다. 나흘째가 되었다.

(강원도로 강의를 가면서 고속버스 안에서 촬영한 동해안의 한 바닷가. 청년시절에 해고를 당한 후 홀로 고독하게 여행을 하던 아련한 추억이 떠올랐다.)

사흘의 고독도 견디지 못하고, 마냥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한 가지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내가 처한 환경에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국 일을 그만 둔 후에 일반 기업에 제대로 입사 지원도 안 해봤다. 내가 현실을 도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미국에 가면 잘 될꺼야.’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던 것은 않은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정면으로 도전해보자, 그런 다음에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아”라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해고당한 후 여행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라" 

여행에서 내가 얻은 첫 번째 깨달음은 ‘내게 주어진 문제를 냉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도전해보자. 내 문제를 내가 놓인 환경에서 풀어보자. 정면으로 돌파해보자!’라고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의 끝무렵에서 얻은 두번째 깨달음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연재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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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글: 해고당했다. 죽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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