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여러분!
지갑이나 물건 잃어버린 적 있으신가요?
뻔히 보는 눈앞에서 잊어버렸을 때의
그 황당함이나 황망함이란...-_-;;;;;;;;
공개적으로 제 지갑가져가신 분에게
한마디 남깁니다!!!!!!!!!!!!!!!!!!!!!!!!!!!!!!!!!!
점심에 닭갈비집에 혼자 들렀다.
사람들이 너무 붐볐다.
음식물을 치우지 않은 테이블 뿐이었다. ‘곧 치우겠지’하고 자리를 잡았다. 지갑을 옆에 두고, 책을 읽었다.
한 종업원이 옆 자리 테이블 치워놓았으니 자리를 옮기라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일어나 자리를 옮겼다. 음식 주문을 하고 다시 책을 읽었다. 책 내용이 별로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별 감흥이 없는 이야기에 다소 실망감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 사이 닭갈비와 밥이 나왔다. 비교적 맛있게 먹고 기분좋게 일어섰다. 뭔가 정지된 듯한 느낌이 들곤 했지만 별 일 아니라고 잊어버렸다.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로 갔다. 그런데 지갑이 없었다. 원래 앉았던 테이블로 갔으나 내 지갑은 없었다.
'아차, 내가 자리를 옮겼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리나케 자리 옮기기 전의 테이블로 갔다. 다른 분들이 앉아계셨다. 내가 앉았던 자리를 훑어봤다. 지갑은 없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했다. 자리에 앉아 있던 분에게 못 봤느냐고 물어봤다. 실례를 무릎 썼다. 그래도 없었다. 혹시나 하고 사무실로 왔다. 다시 찾아봐도 없었다. 결국 잊어버린 것이다.
(아내가 새로 사 준 지갑. 아내와 나는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상대에게 지갑을 사준다. 더불어 마음 상하지말라고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지갑에 넣어서 선물한다. 결혼 후 서로 한 두번씩 그랬던 것 같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 새 지갑에 무엇인가 다른 것을 넣는다는 것이 두렵다. 또 다시 잃어버릴까하는 두려움 때문일까?)
10여만 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사실 잃어버린 돈 보다 더 아까운 것은 아이들의 사진과 여러 가지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자료들이다. 게다가 각종 신분증 등을 재발급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일들을 처리해야 된다는 것이다. 일단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분실신고를 하고 재발급 요청을 했다.
사실 식당에서 일하시던 분이 자리를 옮기라고해서 옮겼다. 그러니 식당의 잘못도 일부 있는 것이다. 판례에서도 식당에 20,30%의 책임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종업원의 잘못으로 돌릴 수만은 없었다. 그러기도 민망하다.
'누구를 탓하랴!' 내가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정신없이 자리를 옮기는 사이 누군가 지갑을 가져간 것이다. 지갑을 가져간 사람은 식당 종업원일 수도 있고,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일 수도 있고, 옆 테이블에 있던 학생들 일수도 있다.
여하튼 불과 20여분 사이에 분실한 것이다. 사실 단순한 분실 사건이 아니다. 거의 절도에 가깝다. 바로 뻔하게 주인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안 상태에서 가져간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탐욕이 들었을까. 당혹스러우면서도 조금은 화가 났다. 그렇다고 가져간 사람만의 잘못만은 따지고 싶지 않다. 잃어버린 책임 역시 나에게 있으니깐. 내가 정신을 놓고 살았기 때문이다. 정신 차리고 살라는 내 무의식의 경고라고 받아들였다.
블로그 포스팅후 홍보 한답시고 트랙백 여기저기 걸며 시간을 낭비했다. 내가 해야 될 중요한 업무도 먼저 처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글만 포스팅하면 될 터인데. 시간을 낭비한 내 잘못이 크다. 다소 블로그에 정신이 팔렸다. 내 글을 많이 읽든 적게 읽든 상관없는 일이다. 나를 정리하고, 글 생산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글을 쓰고자 했던 본질을 잊어버렸던 셈이다. 욕심을 부린 것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곳에 정신을 놓다보니 지갑까지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어딘가에 이렇게 정신이 빠져있을 때 이렇게 삶의 경고장이 울리는 경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어제도 안경을 잃어버렸었다. 강원도로 가던 고속버스 안에 안경을 두고 내린 것이었다. 다행히 친절한 운전기사 덕분에 다시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잃어버린 내 정신에 대한 1차 경고였음을 몰랐던 것이다. 이번 지갑분실마저 좀 더 정신 차리고 살라는 내 무의식의 경고로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
그렇지만 지갑 가져가신 분에게 한 마디 남기고 싶다.
“그런 돈은 돈도 안 된다. 정말이다. 공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두 낭비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남의 물건을 가져갔다는 불편함 마음이 시간이 지나가도 계속 머리에 남기 마련이다. 즉, "심리적 불편함"이라는 죄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의식적으로 기억을 지우고 싶겠지만, 결국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도 가져가고 싶다면 돈은 가져가도 좋다. 그러나 제발 아이들 사진이랑 다른 중요한 것들이 들은 것은 돌려주시길 바란다.
방법은 간단하다. 돈만 가져가고 아무 우체통에 지갑을 던져 넣기만 하면 된다.
꼭 부탁드린다."
지갑 잃어버리신 경험이 있는 분들.
추천 꼬옥 남겨주시고 자신의 지갑을 가져가신 분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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