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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인간의 탐욕이 부른 꼴불견 땅 싸움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7. 25.


우연히 피오나 님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재밌는 집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주차장 안에 섬처럼 홀로 있는 한옥집이었죠.

언뜻봐서는 주차장 관리하시는 분의 집인가 하는 착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이 제 바닷가 사무실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더군요.

관련기사;
주차장안에 집이 있어요~!. 이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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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기 안에 허름한 한옥 가옥 한 채가 보인다. 실제로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래서 이 장소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재미삼아 구경하러 갔습니다.

‘뭐, 별게 있겠나’생각하면서 마음 편하게 둘러봤죠.

그런데 정말 묘했습니다. 가만히 보니 해운대 온천센터라는 곳의 주차장이더군요. 이전에 할매탕이라고 불렸던 곳입니다.  피오나 님은 이름을 밝히지 않으셨으더군요. 이곳과 지대한 영향이 있어서 이름을 그대로 밝힙니다. 이러다 또 욕먹진 안을런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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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온천센터 건물 간판, 구 '할매탕', 원래 이곳이 일제시대부터 정씨 집안의 터로 할머니가 막내아들에게 주고, 막내아들은 다시 다른 분에게 매각했다는 뒷소문, 여하튼 제법 유명했던 곳이랍니다. 저희 어머님도 아시더라구요. 지금도 그 명성은 남아서 손님도 많은 편입니다.)

알고보니, 땅 싸움이 부른 꼴불견  

피오나 님이 보신 집 뿐 아니라 다른 몇 군데의 집들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주차장 입구와 출구도 다소 복잡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경비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나눠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부동산에 들렀죠.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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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들린 부동산, 블로그 기자라고 말씀드렸더니 반바지 차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시더라구요. 역시 기자라는 말이 좋긴 좋은가 봅니다^^이거 기자 사칭 아닌 것 맞죠^^)

이곳에서 건물 신축 공사를 2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 신축한 건물이 들어선지 1년 가량이 되었다고 합니다. 건물을 신축하면서 33곳 가량의 집을 매입했다고 합니다. 건물주는 신축하기 전인 2003년부터 인근의 부지를 매입했다고 하는군요. 인근 부동산시세보다 조금 높은 가격으로 매매가 성사되었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가격까지 아는데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안되는거죠? 요즘 블로그를 통해서 너무 공격을 많이 받아서 겁나요-_-;;; 여하튼 제 생각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한 것 같았습니다.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해야 맛깔스러운데,,,이 소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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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무실 창문에서 줌으로 끌어땡겨 바라본 건물, 온천센터 건물 오른쪽 편이 문제의 한옥집이 있는 장소, 화면상으로는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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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천 건물 입구, 바로 앞에는 해운대 구청이 있는 요지죠. 대낮에 온천천에 올라가봤는데 사람들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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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들어오는 건물 출입구 좌측에서 바라본 건물 외곽)

그런데 지금 이 주차장에 있는 한옥집 만이 매매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변 보상가보다 3,4배의 시세가량을 요구한 것 같습니다. 이 집 주인이 어떤 분이야 하면 원래 ‘맹인 안마사’라고 합니다. 한때 부산 전역에서도 소문난 마사지방으로 운영되었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더 이상 주인분은 살지 않고, 동생분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주차장 안에 외로운 섬처럼 홀로 서 있는 한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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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신축 건물의 주차장에 딸린 한옥집, 그냥 보면 정상인데 주변을 둘러보면, 주차장 한가운데 섬처럼 있는 모양)


여하튼 이 집 주인 나름대로 부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어서 버티신 것이죠. 부동산 아저씨의 말로는 2년간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설득했다는군요. 그래도 안돼서 현재로는 포기한 상태라고 하더군요.

그 사이 주인 분의 의도대로 나름대로 부동산이 올랐습니다. 그런대도 역시 현 시세보다 2배 가량을 요구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집의 위치가 주차장이라 온천센터주인입장으로서는 그만한 댓가를 지불할 용의가 선뜻 서질 않는다는 것이죠.

현재 이 허름한 집의 대지는 28평입니다. 주인 입장에서는 당시 시세보다 50~60% 가량이 올랐는데, 다시 오른 시세의 2,3배 이상을 요구하니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것이죠.

그러다보니 이렇게 신경전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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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건물 외곽에 자리잡은 또 다른 허름한 집)

이 주차장의 한옥집만 그런 것이 아니라 두 군데 집과 하나의 다세대 빌라도 함게 걸려 있습니다. 귀퉁이에 있는 집인데요. 이 집 역시 욕심을 내다가 결국 협상이 결렬되어서 앞으로도 팔릴 기미가 없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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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한 동네의 골목집이 아닙니다. 이곳 주차장 외곽에 있는 또 다른 허름한 집입니다. 대략 18평가량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집은 사진 뒤쪽에 보이는 00아파트 35평으로 입주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는데도 거절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신축건물 사장으로서도 가격 메리트가 너무 떨어진 상황이라 매매접촉을 안한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이 분들 다소 난감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추어탕집이 있습니다. 원래는 허름한 여관이었죠. 얼마 안되는 가격에 주인이 매입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고 주인이 땅값되겠다 싶어 추어탕집으로 재건축한 것이죠. 그러다보니 가격이 너무 올라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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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건물과 함께 있는 추어탕 건물, 오른쪽 귀퉁이를 보시면 문제의 한옥이 보입니다)

또 하나의 다세대 빌라가 있습니다. 현재 10여 가구 가량이 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곳 역시 말하자면 이 온천센터 주변의 주차장 안에 속한 것이죠. 이곳은 가구가 많아서 매매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쪽 다세대 빌라는 평당 6,7백만원선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금액이야 밝혀도 괜찮겠죠^^ 부동산 가면 알려주는 가격이니깐요. 좀 봐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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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에 빌라가 보입니다. 이 곳도 사실상 이 온천센터 신축 건물의 주차장 내부에 있는 꼴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린 한옥집 주인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건물주 역시 좀 더 좋은 조건으로라도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부동산 아저씨의 말로는 결국 ‘돈 있는 사람이 이긴다.’고 하더군요. 어차피 ‘이 부자가 그 땅을 사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라는 것이죠. 결국 힘없는 사람들이 지쳐서 주변 시세에도 못 미치고 팔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문점 하나.

이 허름한 가옥을 사봐야 5,6대의 주차 공간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사실 10대 정도는 나올 것 같습니다. 여하튼 계산이 빠른 부동산 주인으로서는 이렇게 비싼 가격에 매입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죠. 사실 주변의 현재 시세만으로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가격일 수도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허름한 가옥의 주인이 팔고 있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곳에서 또 다시 큰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둘러보니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주차장 부지 매입으로 본다면 너무 비싼 가격이고, 새로운 건물 증축으로 본다면 그렇게 비싼 매입 가격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문제는 지금 현재가 아니라 미래 가치라는 변수에다 인간의 욕심과 탐욕이 가미되어 이상하고도 기괴한 구조의 건물이 탄생했다는 것이죠.

솔직히 이성적으로는 어느 편을 들어주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감성적으로는 이 한옥집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없는 쪽 사람들에게 마음이 더 가게되는 것은 어찌할 수 없더군요.

모양새가 희한하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한 마디씩 한다고 하는군요.

‘왜 그럴까하고요.’

그렇지만 그 내면에는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들 있을까요.

그냥 가볍게 놀러 갔던 곳에서 이래저래 실타래처럼 엉킨 인간의 탐욕을 바라보고 온 듯해서 한편으로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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