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6월 25일에는 하루 한 끼만이라도 단식을 시도해보세요
오늘이 6월 25일이라는 사실을 깜빡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던 69년 전 일요일 새벽 북한군이 남침을 감행하며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된 날입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도 이야기로만 들어서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제 세대 역시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기에 전쟁을 겪은 세대의 고통과 아픔을 깊이 있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 아픔을 잊지 않으려 6월25일이 되면 625단식을 해왔습니다. 이 날 하루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단식을 해보려고 노력해왔는데요. 저는 사흘까지도 이어서 단식을 해보긴 했는데요. 만일 하루 단식이 힘들다면 한 끼 만이라도 금식해보시길 권합니다. 3끼 드시는 분이라면 2끼, 2끼 드시는 분이라면 1끼만 드셔보시면 어떨까요.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해보는 날을 기려보는 거죠. 거창한 사회적 의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배고픔과 간절함을 되새기는 뜻으로 시도한다면 보다 의미 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너무 바빠서 식사를 거른 적은 있어도 태어나서 한 번도 의도적으로 식사를 거른 적이 없었습니다. 며칠씩 배를 굶주리며 지냈다는 가난한 세대의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그 고통과 고난의 시대를 견뎌냈는지 그저 미안하고 송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여러 서적에서 단식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나도 한 번 시도해볼까’하는 마음을 품은 적은 있었지만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625에라도 단식을 해보자 결심을 했는데요. 다른 날은 몰라도 이날 하루만큼은 ‘나도 한 번 단식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도했는데요. 그러고보니 벌써 10여년 된 것 같습니다. 첫 해에 단식결심을 이야기하자 아내는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장담했는데요. 사실 저도 내심 그런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식탐은 크게 없지만 식사를 거른 적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결국은 성공했습니다.
이후 하루씩 늘여보자는 생각에 몇 해 전에는 사흘 동안 단식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한 끼 굶는 것도 참지 못하는 제가 3일이나 단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결국은 성공했습니다. 단식에 대해 잘 이해하시고 준비하시는 분들은 1주일도 거뜬할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문외한으로서는 다소 힘든 시도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4일, 5일로도 늘여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되어서 하루 이상 단식하기 힘들 듯합니다. 대개 전혀 준비를 못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는 일기를 쓰다가 오늘이 6월 25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서 오전을 놓쳐버렸는데요. 제 실로 미리 계획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내일까지는 해보려고 합니다.
보통 포도를 사서 미리 준비했는데요. 단식할 때 한 끼에 포도 열 알 정도는 먹곤 했는데요. 그렇게 먹다보니 포도 한 알 하나하나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었답니다. 최대한 오랫동안 입안에 머물며 작은 포도알의 맛을 음미하고 또 음미하곤 했죠. 그동안 평소에 음식을 먹으면서 아무런 감사의 마음도 없이 마구 먹어대지 않았나하는 반성의 마음도 들었는데요. 이렇게 단식을 해보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맙고 감사함을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답니다.
단식을 처음 시작할 때 아내가 제게 묻더군요. ‘배고픈 것 잘 참지도 못하는 당신이 왜 단식을 시도하느냐.’고. 그래서 당시에 제가 일기장에 기록해둔 글이 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단식 이유를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제가 단식을 시도하는 7가지 이유
첫째, 제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인내심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셋째, 부끄러운 죄책감 때문입니다.
넷째, 선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다섯째, 개인적인 도전입니다.
여섯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일곱 번째, 청년들이 사회에 공헌했으면 합니다.
첫째, 제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식사를 의도적으로 거른 적이 없습니다. 바빠서 어쩔 수 없이 못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어떻게 해서라도 챙겨 먹었습니다. 그렇게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 끼니는 반드시 챙겨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 습관으로 인해 아내랑 종종 다툰 적도 있습니다.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던 매 끼니를 챙겨 먹어야 하는 저랑 배고플 때 먹는 아내의 습관으로 종종 부닥치기도 했거든요.
식욕이라는 것이 본능이라고 하지만 이런 음식에 대한 욕망도 통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식을 시도해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은 음식 뿐 아니라 제가 가진 부질없는 욕심 그 자체를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이 거대한 욕망 덩어리를 한 번에 다 날려버릴 수는 없겠죠. 하지만 비록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단식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인내심을 기르기 위함입니다.
제가 참을성과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끈기 있게 밀고 나아가려는 태도가 필요한데요. 그러자면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타고난 제 성향이 그런지 인내심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참고 인내하는 훈련을 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단식을 떠올렸습니다. 식욕이라는 본능까지도 참고 인내할 수 있다면 더 큰 어려움도 참아낼 수 있지 않겠냐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인내심에 관한 좋은 문장
“인내는 단순히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것입니다. 링 안에 들어서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링 안에서 버티는 것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특히 여러분이 패배했고, 피곤하고, 혼자라고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여러분에게 좋았던 시절의 얘기를 해주고, 성공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실수담조차도 쉽게 이야기 해줄 것입니다(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도요).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포기하려고 하고 다른 것을 하려고 했던 시간에 대해서는 잘 얘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은 누구나 그런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고, 여러분이 포춘(Fortune) 표지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 때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장하는 것은, 여러분이 포기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스타트업은 죽지 않는다. 단지 자살할 뿐. (STARTUPS DON’T DIE, THEY COMMIT SUICIDE)
- 출처: http://undertheradar.co.kr/2014/04/09/126
셋째, 부끄러운 죄책감 때문입니다.
‘왜 지구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같은 책을 읽으면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저도 같이 굶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10년 이상 후원을 지속해왔는데요. 하지만 몸과 마음으로는 후원하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에 단식이라도 시도하며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지구 전체로 본다면 음식은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지구 절반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역시도 불과 5,60년 전까지 만해도 그런 가난한 나라였는데요. 이제는 가난과 굶주림을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치부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반성의 차원이기도 합니다.
넷째, 선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함입니다.
625전쟁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헌신한 우리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로 단식을 결심했습니다. 대한민국과 UN까지 무려 200만 명의 사람이 희생되고, 북한과 중국, 소련까지 포함하면 450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있었는데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기원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욕구지만 이날 하루만큼은 우리 국민 모두 하루 한 끼라도 단식을 하면 어떨까 하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혼자 시작해봤습니다. 아니라면 소식(小食)이라도 좋지 않을까 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들도 금식을 시키고 싶은데요. 아직은 너무 어려서 음식 먹는 양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는 거죠. 우리 민족은 하나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가족이지요. 우리 가족 중에 형제자매가 굶고 있다면 가족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나서서 도울 겁니다. 그러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우리가 등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은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인간 존재 그 자체는 모두 하나라고 배웠습니다. 저 같은 어리석은 인간들은 아직도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지만 결국 인간은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내 이익과 내 아픔만 생각하지만 인류 모두를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가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믿음에 한 표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다섯째, 개인적인 도전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여러 작가들이 단식에 대한 언급한 문장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하루 한 끼도 굶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단식 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가 없어서 저도 시도해봤습니다. 단식에 몇 번 성공해보면서 느낀 점은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도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도 들었습니다. 결국 단식을 뛰어넘어 다른 일도 마음을 다스리고 해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실행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붙었습니다.
여섯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사람들은 스토리에 반응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누구에게나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스토리텔러는 늘 새로운 이야기꺼리에 굶주려 있죠. 색다른 이야기에 감동이 담겨 이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갈 때 사람들의 감동이 있는 게 아니겠습니다. 6월 25일 하루만큼은 단식을 해보자는 ‘625단식’을 퍼트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저부터 단식을 시도해보자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과도한 쓰레기와 음식물과 이상물질 등의 배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덜 먹고, 덜 쓰고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반성도 들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곱 번째, 청년들이 사회에 공헌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이후 청년들이 취업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의 지도자 뿐 아니라 기성세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인데요. 정작 부패하고 타락한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서 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치며 한국을 떠나고 싶어합니다. 그러다보니 청년들의 꿈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쪼그라들어 자신의 안위에만 머무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우리 청년들이 보다 더 큰 뜻을 가지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이 세계를 위해서도 보다 의미 있는 일들을 도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 개인에게나 한 국가에게나 시련과 역경은 분명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잘 견뎌나가면 누구보다 더 강인해지기 마련입니다. 625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산업시설의 기반을 다 잃어버린 상태에서도 대한민국은 불과 50년 만에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어렵다 어렵다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결코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개인도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분명히 뚫고 나갈 길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물론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 스스로가 조금 더 큰 뜻을 품고 자신을 위하고, 가족을 위하고, 조직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이 세상을 위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믿습니다.
만일 그런 뜻으로 많은 분들이 625단식에 동참해주신다면 625단식운동이 보다 뜻 깊은 우리나라를 뛰어넘는 그런 스토리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식을 실행해봅니다...
응원해주세요~^^
오늘도 불꽃 퐈이야~~~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나사렛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대구대학교에서 취업전담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동아대 강의전담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진로백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부회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며 400여명의 전문가를 배출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진로성숙도를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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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대한민국 진로백서>, <청춘의 진로나침반>,<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따뜻한 독설> 외 다수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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