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어느 쪽도 선택하기 어려워하는 청춘에게...

 

부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어떤 청춘이 조언을 구한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진짜 꿈은 예술 분야라고 한다. 대학 입학 무렵 꿈을 좇아 전공을 선택하기엔 현실적 제약이 있어 결국 인문대로 오게 됐다고 한다. 예술계 대학 특성상 실기가 중요한데,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집안 형편이 아니었다는 거다. 나름대로 학과 공부와 꿈을 모두 움켜쥔 채 4년을 보냈으나, 막상 졸업을 앞두고 주변 분위기를 보니 흔들린다고 한다. 토익과 자격증에 매달리고,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이곳저곳에 취업 원서를 넣고, 면접을 다니는 대다수 학생을 볼 때마다 여전히 꿈을 놓지 못하는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이제라도 꿈을 버리고 현실로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한다.

 

꿈을 좇을 것인가, 현실을 좇을 것인가.

 

많은 청춘이 ‘사회’라는 관문을 앞두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던 햄릿처럼 이 시대 청춘들도 고뇌와 갈등에 빠져 있는 것이다.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유명인들의 말처럼 꿈을 좇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따르는 것이 좋을까. 진로 문제에서 옳고 그름은 없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라 해도 조언의 방향은 다를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꿈을 향해 전진해나가는 것이 옳다. 더구나 꿈을 이루기에 적합한 소질과 재능까지 갖고 있다면 그 분야로 계속해서 뚝심 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하는 분야라도 재능이 없어 잘할 수 없다면 포기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문제는 그런 상황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는 건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하면 이해가 빠를지도 모르겠다.

 

집단상담 중에 한 청년이 자신의 원대한 꿈을 털어놨다. 억만장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저축해둔 돈은 100만 원도 안 된다고 한다. 아직 20대 초반이고 젊으니 당장의 큰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저축을 꾸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꿈을 이루고 싶긴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 건 그의 생활 패턴이었다. 집에서는 거의 매일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만 하고, 밖에서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낮에는 수업을 대충 듣고, 밤이 되면 술에 젖어 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억만장자가 되겠다고 한다. 누가 그의 꿈을 믿을까.

 

작가가 되고 싶다는 어느 청년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느냐고 묻기에 한 달에 책을 몇 권 읽느냐고 물었다. 한 달에 1~2권도 채 읽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 글은 좀 쓰느냐고 다시 물었다. 한 달에 1~2편 쓸까 말까 한단다. 경험이 많으냐고 했더니 경험도 별로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 세상의 이야깃거리를 수집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당당했다. 평범한 직장이나 다니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고 싶지는 않다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러나 과연 누가 그의 꿈이 실현될 거라 보겠는가.

 

이들에 비해 현실적인 꿈을 꾸는 청춘들도 있다. 다만 너무 현실적인 꿈만 꿔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공무원이 안정적이라고 하니 공무원이 되려 하고, 대기업에서 급여를 많이 준다고 하니 대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넣는 식이다. 이들의 꿈은 엄밀히 말해 꿈이 아니라 그저 막연한 소망일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헛된 꿈이나 현실적인 꿈조차 없다고 호소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뚜렷한 꿈이 없거나, 자신이 원래 가진 꿈을 지레 짐작으로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청춘들이다. ‘미대는 돈이 많이들 거야.’ ‘인문계 학과는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될 거야.’ ‘이공계 학과를 졸업해서는 리더로 성장해나갈 수 없을 거야.’ ‘디자이너는 오래 일할 수 없을 거야.’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일로는 돈을 벌 수 없을 거야.’ ‘부모님이 반대하실 거야.’ ‘이런 일은 사람들이 무시할 거야.’ ‘아무리 좋은 직업이라도 내 성격하고는 안 맞을 거야.’ 대학 진학 무렵 혼자 이미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꿈을 놓아버리고 현실과 쉽게 타협해놓고는,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다. 이미 사회로 나간 청춘들 중에도 이런 사람이 꽤 있다.

 

꿈을 향해 나아간다면 때로 전진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로 멈춰서야 할 때도 있고, 때로 되돌아가야 할 때도 있고, 때로 인내하며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판단을 내릴 때는 자기 확신을 갖고 스스로 판단하며 책임지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주변 사람들에게 평가와 조언을 충분히 구하면 실수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교사에게, 부모에게, 형제자매에게, 친구에게, 선후배에게,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거다. 그렇다고 그들의 의견을 다 따를 필요는 없다. 그들의 조언을 참고하면서 더 나은 대안을 스스로 탐색하고 결정해 실행하면 된다.

 

그러려면 자신이 꿈을 좇는 데 필요한 자세와 태도와 능력을 바르게 갖췄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봐야 한다. 물론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고, 그들의 조언과 달리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가야 할때도 있다. 그런 결정의 기준은 자신의 고집이나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운명을 딛고 일어서겠다!’라는 강렬한 집념이어야 한다.

 

꿈을 선택할지, 현실을 선택할지

선택은 결국 당신 몫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미래를 알 수 없다.

다만 당신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보고

추측할 뿐이다.

참고문헌: 도서 <따뜻한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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