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000입니다. 저는 지금 고졸취업과 자격증을 알아보다, 선생님의 홈페이지를 보고, 정말이지 '제게 구세주'가 돼 주실 분이라는 생각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저는 일단 실업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4년대 지방 국립대를 왔습니다.
나름대로 자격증과 내신관리를 해서 왔는데, 저는 실업계에 맞는 애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공부 쪽에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실습을 아주 아주 못했다는 것이니까요.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없다지만 제가 기술에 재능이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사실적으로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 수준이 굉장히 낮아서, 진학반이 없을 정도로. 그래서 그나마 제가 내신관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구요. (그 당시 저는 매우 공부가 하고 싶었거든요. 애들이 떠들고, 시험기간에도 자고, 하는 것이 제게는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무엇보다도, 항상 제게는 열등감이 존재해 있었기 때문에 지적인 존재를 항상 동경해왔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구요. 그때는 인문계고 학생이랄지, 대학생이랄지.. 그런 것들에 굉장히 동경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와보니, 공부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게다가 영어니 공모전이니,.. 학교 따라가기도 힘든데, 당최 답이 없습니다,.(정말 죽기 살기로 해봤느냐 물으신다면,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변명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열등감 때문인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방법도 모르겠구요. 그래서 저는 '나름 공부;'했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적이 자꾸 바닥으로 떨어지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고로 학점도 국가장학금도 신청 못할 정도..80점도 안되니까요....
게다가 집은 가난합니다. 저는 가장이고, 아빠는 아프시고, 동생은 일 년 후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앞으로 저는 2년은 더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도저히 성적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고향집 근처에는 그야말로 지잡대 전문대가 있는데, 동생은 거길 갈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얘는 내신준비도 못하고, 또, 여기서는 수급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저도 여길 들어갈까 합니다. 하다못해 적당한 중소기업 취업이라도 시켜준다고 하더군요. (전문대는 어차피 컴퓨터 자격증 같은 걸 공부하므로 기술에 속하는데, 실습을 못해 고민은 됩니다만, 정말 소규모에 수준도 낮아서 처음부터 잘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수능까지 보면서(물론, 최저등급이지만) 이 학교를 들어왔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정말 마음이 착잡하네요. 다들, 대학은 졸업하는 게 낫다고들 하시는데,,,.장학금도 못 받고, 학자금만 퍼날리면서, 성적도 좋지 못하는데, 언제까지 휴학하고 돈 벌고, 다니고, 졸업해도 스펙도 제대로 못 쌓을 테고, 이런 상태로 제가 졸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적인 열등감도 상당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지잡대 전문대가 고졸로 취업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요? 제 친구들 중에는 생산직으로 들어가서 지금까지 있는 애도 있고, 서비스직에 점장 목표로 일하는 애도 있고(얜 엄청 활발한), 몇몇은 간호조무사 하다가 힘들어서 포기한 애도 있고, 원래 실습을 잘해서 학원 다녀서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애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기술도 맞질 않고, 정말이지 어찌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습니다. 어중간하게 대학 졸업하느니, 저는 공무원시험 준비도 생각해보았고, 휴학하고 준비도 해봤지만, 자리도 너무 비좁고 시간이고 돈이고... 정말 사치입니다. ㅠ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학공부보다 더 어려워요.
아니면 학점은행제로 일 년 안에 4학년 학점까지 이수할 수가 있다는데, 이걸 한다고 해도, 딱히 제가 그걸 하고나서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태구요,. 일단은 어떤 수단으로든 학교를 이어가지 않고는 고졸취업인데 고졸취업은 컴퓨터를 뛰어나게 하지 않는 이상 기능직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 년 휴학 후 공장에서 일을 해봤는데, 힘든 일만 골라 피하겠다는 심보는 아니지만, 힘들더군요. 체력적으로 제가 쇠약한 편이라서 많이 아팠습니다.)
대학은 제가 고등학교를 컴퓨터쪽으로 나왔기 때문에 상경계열을 진학했는데, 실질적으로 제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우울증이랄지 하는 것들이 다 대학에 오면서부터 더욱 커졌던 것 같습니다.
대인관계에 너무나도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피했고, 그러다 아웃사이더가 되어, 저는 전과를 했지만, 여기서도 역시 같이 전과한 사람들 외에는 어울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제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니 아무도 다가오지 않아서요... 같이 전과한 사람들은 먼저 말을 걸어주었고요)
저는 제 문제가 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심리학 교양 수업을 듣고 있고, 그 이전에도 심리학 관련 책들을 읽었고, 몇 번의 온라인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의 주기가 짧아져서 정신과에 몇 번 갔고 일주일 마다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지만, 제가 환자가 된 거 같아 비참해서 먹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 너무나도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아주 소심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자립에 대한 강한 부담감과 지금까지의 상황들이 제게 영향을 미쳐서인지, 비관적이고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척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전전긍긍하고 그렇습니다.
또, 저는 뭐하나 제대로 결정을 못하고, 처음 하는 일은 무슨 일이든 남자친구부터 찾고 물어보고 안심이 된 다음에야, 마음이 놓이고, 그나마 그 일을 손에 잡습니다.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적 성격장애... 라고 하나요? 제가 얼마 전에 읽어본 책의 결과로는 그렇습니다. 이게 제 생활 전반에 크게 작용하고 있어, 요즘 들어 끄떡하면 우울해지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싶거든요. 너무 외롭거든요. 하지만 무서우니까, 저는 못합니다. 저번 어느 하루는 문득 자살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동생과 아버지 생각에 차마 죽지는 못하고, 몇 시간동안 계속 방안에서 우는 걸 남친이 달래주었습니다.
남친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나도 언제까지 이럴 순 없다고." 시험 기간이었거든요. 제 덕분에 남친은 시험을 망쳤고, 저는 또 죄책감에 시달렸죠. 언제부터 제 인생이 이토록 꼬인지 모르겠습니다.
전과해서, 저는 새 인생을 살아보고자 다짐했기 때문에, 인문대에서 다들 복수전공을 희망하는 상대계열을 놔버리고, 인문대로 왔는데...,오히려 무리지어 있는 그들에 저는 더욱 벽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나머지 전과한 사람들은 다들 친해진 것 같더군요.)
1학년 때는, 그럭저럭 무조건 모임이고 다 피해가면서, 살았고, 잉여였고, 그래도, 괜찮다고 저를 위로하면서, 살았는데, 이젠 정말... 대학친구 같은 거 사회친구 같은 거 무섭기만 하고 , 싫고 힘듭니다.
조용히 혼자 있는 것을 즐길 때도 있는데, 그렇다면 공부를 하면 좋으련만 저는 그럴 때 또다시 우울해지고 맙니다...
더 이상 존재감 없이 사는 것도 제가 보기에는 한참 문제가 있어 보이고, 이게 잘못된 것을 알고, 위로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저는 저를 사라할 수 없고, 또, 저는 지금의 저 이상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또 제 자신감 상실의 원인을 더 들라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큰, '연축성발성장애'를 들 수 있겠습니다. 목소리는 작게 말할 때 말고는 항상 떨려서, 큰 소리를 못내구요(음식주문, 학교 출석, 등등...),
그래서 항상 앞자리에 앉습니다. 이것을 치료하려면 한 대당 30만원씩 보험도 안 된다고 하구요. 2,3개월은 가야 한다더군요,.그런데 저는 이런 상태에서, 집안환경도 그렇고, 정말 아주 솔직히 말하면 (발표가 힘든 것도 없잖아 있지만), 사치인 것만 같습니다,
정말이지 저 좀 꼭 도와주세요,... 너무 힘이 듭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답변:
정말 마음고생 많으시겠군요. 그런데 정작 주변 사람들은 크게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죠. 어쩌면 저 역시도 그렇지 않을까 반성해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결국은 스스로 깨닫고 움직여야만 지금의 혼란스러운 문제들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제가 풀어야 할 직업의 책임이기도 하고 제 스스로도 풀어야 할 삶의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같이 한 번 고민해보시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스스로 해결방법을 하나씩 떠올려보면서 기록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떠오르는 대안들을 바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대인관계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내향형이라는 성격적인 문제와 더불어 지금 앓고 있는 ‘연축성발성장애’라는 표면적인 문제까지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가만히 나두면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듭니다. 따라서 한 순간에 나아질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결단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겠습니다.
비록 크지 않은 직장이라도 안정적으로 다니면서 일을 하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물론 꾸준한 본인의 노력이 더 지속되어야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직장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도 사람에 따라서 그 사람의 능력과 주변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를 수 있는데요. 지금 제가 볼 때도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는 고향에 있는 인근 전문대학으로 다니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가족들이 곁에 있어서 심리적으로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로는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을 겁니다. 그 돈으로 ‘연축성발성장애’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겠죠. 세 번째로는 4년제 대학생보다 취업이 용이할 겁니다. 학사 학위가 부럽다면 나중에라도 충분히 다시 하실 수 있습니다.
만일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그대로 4년제 대학을 2년 더 다니다가 졸업한다면 취업관문에서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남은 2년간 치열하게 문제를 개선해서 극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일단 어떠한 경우든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미있는 일이라면 더더욱 좋겠지만 다소 재미없게 느껴지더라도 기술이나 기능을 바탕으로 한 일을 하면 취업하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일을 하는 동안 취미생활도 즐기시고, 미래도 준비하신다면 막막하게 보이는 지금의 상황을 돌파해나갈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는 것이 문제인데요. 분명 마인드트레이닝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운동을 함께 병행해야만 효과가 더 있을 겁니다. 하루에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상은 부지런히 걸으시고, 10분 정도는 몸이 흠뻑 다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헬스나 수영이나 요가나 좋아하시는 스포츠를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고려해야 될 요소들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너무 많다고 어려워하시기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나아간다고 생각하십시오. 가장 기초부터 익혀 나간다고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신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명 많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결실 맺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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