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꿈은 원대하나 직장생활은 좌절감만 주네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전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집근처에 있는 종합병원에 취직하여 지금 두 달 정도 다니고 있습니다. 나이는 23살이고요. 요즘 진로 때문에 걱정이 많아 졌는데 선생님을 알게 되어 감사하구요,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보니 위로도 되고..그런 것 같네요.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요. 요즘 출근할 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물으시면 별로 할 말은 없네요. 사실 월급도 괜찮고, 집도 가깝고, 사람들은 다 부럽다고 하거든요.
3교대? 저는 사실 이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일이 싫으니 3교대 근무가 건강을 해칠 거 같고 아무튼 너무 다니기가 싫어요. 원래 처음부터 이 간호사 생활을 오래 하려고 마음먹지는 않았습니다.
제 꿈은 제 3세계 구호를 위해 힘쓰는 것이었습니다. 그 꿈에 간호사라는 경력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던 거구요. 처음부터 3년 정도를 생각했는데 지금 두 달 정도 다닌 지금 일이 너무 힘듭니다. 사람들은 제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터라 힘들 꺼라고 말하더군요.
사람들과 식당 같은 데를 가서도 숟가락 하나 놓을 줄 모르는 철부지 제가 사회생활을 하느라 요새 너무 긴장도 하고 그래서..그런 거라고 ..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성장시켜줄 거라고.. 그래도 전 너무 힘드네요.
요즘은 제 꿈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이게 진정 제가 원하던 일이 맞는지 확신도 안서네요. 간호사를 하면서 진정으로 환자들을 돌보며 보람을 느끼고 싶었는데 이건 뭐 선배 간호사들 눈치 보느라 일하는 기계가 된 것만 같아요.
선생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요? 부모님은 저를 정말 자랑스러워하십니다. 취업도 잘 안 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졸업도 전제 월급도 잘 주고 큰 병원에 취업을 했으니 어딜 가셔도 제 자랑하시구요. 저도 월급 받아서 부모님 다 드렸습니다. 전 그게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제 속은 타 들어가네요.
시작은 했으니 목표 했던 시간들은 다 채워야 할 거 같고, 다 채우려니 시간들이 너무 길어서 앞이 캄캄하고요.
제가 제 진로를 잘못 선택한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생활 3년이란 시간을 되돌려 진로를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대도 전 자신 있게 선택할 무언가는 없어요. 일을 하는 즐거움까지는 아니어도 출근이 두렵고 눈물 나는 일이여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ㅠㅠ
선생님, 모든 게 제 안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아요. 축복받은 이 삶을 느끼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부모님 앞에 너무 죄송스럽네요.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그것을 찾았을 때는 '아 이거구나'하는 확신이 서는 건가요?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답변:
나 자신만 특수하게 겪는 문제같지만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고민 중에 하나입니다. 사람문제와 일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이 일이 나에게 맞지 않다는 생각을 느끼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까 말까하는 갈등을 하는 문제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특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고민이 크겠죠. 그나마 그래도 꿈이라도 가지고 달려오신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도 봐야 할 겁니다.
아래 글들은 일전에 상담한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입니다. 읽어보시면 작은 도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아래 상담글들은 참조하지 않고 지금 현재의 제 생각을 담아 새롭게 답변을 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관련글:
꿈이 없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 http://www.careernote.co.kr/1389
직장 일에 이유 없는 회의감이 느껴집니다 - http://www.careernote.co.kr/889
성공하려면 가슴 뛰는 비전을 가져라 - http://www.careernote.co.kr/634
일단 직장생활 자체가 처음이라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특히 상사와의 관계는 원래가 그렇게 어렵습니다. 생각만큼 일도 만족스럽지 못하게 느껴질 수 있고요. 다만 그렇다고 현실의 상황을 피해버리면 문제가 더 꼬일 수 있습니다. 물론 직장 분위기나 환경도 더 좋고, 좋은 선배들도 많은 곳을 찾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지금보다 상황이 더 좋은 직장이나 다른 직업으로 옮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마주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제 3세계 구호를 위해 힘쓰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하셨는데요. 제3세계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아시는지요? 지금 현재의 일조차 견디지 못하는 분이 그런 어려운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을 1년도 못 견뎌서는 다른 일도 견디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단 견뎌야 합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1년은 견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너무 심한 독촉이라는 생각이 드시겠죠. 물론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일단 지금 최고의 선택은 견디는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참고 인내하고 견디는 것이 중요한 학습이라는 사실을 쉬이 간과하는 것은 아닐까요. 다른 일을 하더라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도 큰 도움 되는 배움입니다. 참지 않아야 될 상황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봐도 참아야 할 상황으로 보입니다.
다만 무작정 견디라는 말이 아닙니다. 상황이 어렵다면 지금 현재의 환경을 재밌는 상황으로 한 번 만들어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좀 더 즐겁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그런 생각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문제가 더 원할하게 풀릴 수 있을 겁니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에 각인 시킬 수 있어야만 합니다.
의사 <패치 아담스>처럼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환자들을 즐겁게 하던지, 누구보다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인다든지, 가장 열정적인 일꾼이라는 별칭을 받을 정도로 독종으로 일하든지, 가장 행복한 간호사로 보인다든지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처한 현재의 환경을 뒤바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나중에 깨닫게 되겠지만 행복은 주변 환경이 바뀌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이 바뀌어서 환경을 다르게 보는 시각을 가질 때만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으려면 매순간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나를 완전하게 전소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삶의 모든 부문에서 열정의 화신이 되어야 합니다. 누가 봐도 온 힘을 다해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비전도 새로 정비하고, 비전을 이루기 위한 인생 로드맵도 한 번 그려 보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전략도 수립해보고, 방해요소들은 무엇인지, 방해요소를 어떻게 제거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악바리처럼 견뎌나가는데도 불구하고 도저히 있을만한 곳이 못된다 싶으면 그 때 움직여도 늦지 않습니다. 적어도 내 내면에 인내와 참을성의 근성은 남아 있을 테니까요.
지금은 힘들어도 견디어 나가는 것이 내 인 생의 큰 배움을 얻는 시기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내면적으로는 마인드 트레이닝을 통해 건강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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