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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좋은 대학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자퇴한 이유?

by 따뜻한카리스마 2012. 4. 30.

일주일 남은 진로 선택의 기로에서 정말 숨 막히고 죽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저는 서울에 거주중인 24살의 군복무를 마친 백수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겐 고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복합적인 고민으로 인해 정말 죽을 것 같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년도에 졸업한 저는 00대 인문학부에 **학번으로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그저 대학교만 일단 가보자는 생각에 거리도 적성도 고려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최저등급만 맞추어 운 좋게 합격한 저는 학교를 1개월을 못 채우고 자퇴를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반대하셨지만, 재수로 더 좋은 대학가겠다는 말로 자퇴했습니다.

 

사실 자퇴이유는 실업계 전형으로 말도 안 되는 성적으로 운 좋게 합격했지만, 이 학교를 다니면서 제대로 된 점수로 합격한 학생들을 따라갈 자신이 없었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OT나 모임에 참여도 안하다 보니 친구가 없는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학교 다닌 시간은 한 달이 안 될 정도로 학교가기가 싫었고, 혼자서 2시간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가야하는 대학교에서 말없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을 듣는 다는 건 정말로 괴로웠습니다.

 

그렇다고 어디 동아리나 학과사무실에 찾아갈 자신감도 없었고, 다니면서 공부하자는 의욕도 없었습니다. 실업계에서도 내신은 그저 선생님들이 찍어주시는 문제만 외워서 풀었던 게 전부인 저에게 대학교 강의는 하루하루가 숨 막히듯 괴로웠습니다. 그렇다고 다니면서 수준을 맞추기 위해 따로 공부하기도 싫었습니다.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어떤 과목을 공부해야할지 너무 방대한 것 같고 막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결석하기 시작했고 부모님에게 들키면 어쩌지라는 불안에 떨면서도 그냥 집에서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차라리 서울 안에 더 좋은 대학교에 가겠다란 핑계로 설득했고 자퇴해도 1년 후에 재입학이 가능하다란 말로 안심시킨 후에 **대학교를 1달도 못 채우고 자퇴했습니다.

 

이후 재수학원에 등록했지만, 4월에 등록한 재수학원에서 선생님들의 진도를 맞춰가긴 너무나도 힘들었고, 기초도 전혀 없던 저는 대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다 결국 재수학원도 일주일을 못 채우고 그만두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침에 출근하시고 아버지는 보통 장사 때문에 집에 거의 들어오시질 않았습니다.

 

덕분에 간섭도 없겠다 그저 하루하루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임을 할 때는 즐거웠지만, 잠 잘 때에는 나중에 나는 뭘 하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오늘 왜 게임만 했지? 라는 생각만 들뿐 정작 다음날이 되면 게임만 하는 잉여인간으로 1년을 보내고 덕분에 살만 찐 저는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습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의 시간을 사회에서 일하게 된 저는 복무하기 전에는 살도 빼고 공부도해보자 라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하루하루 근무->게임->잠 주말에는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살은 점점 더 찌고 머릿속은 텅텅 비어갔고 게임만 즐기는 일상을 반복하자 이제 사람들과 대면하는 게 힘들어졌습니다.

 

공익 근무할 때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회식자리를 피하고, 직원 분들이 어디가자고하면 불안해지고 못들은 척하며 회피했습니다.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들과도 만나기가 꺼려질 정도로 정말 친한 친구들 외에는 밖에 나가기도 싫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구요. 나가더라도 항상 무언가 마음속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게임으로 시간만 죽이던 져는 이번 해 초에 복무를 마치게 되었고, 부모님의 눈치에 재입학을 신청했고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예전에 했던 고민이 다시 몰려오더군요. 내 적성에 맞는 걸까? 다시 학교에 가면 적응할 수 있을까? 나이가 많다고 싫어하면 어쩌지? 인문학부는 취직도 안 된다던데..? 내가 배우고 싶은 게 아닌데.. 오티 가면 장기자랑도 한다던대 숫기 없는 내가? 학교에 가면 수업을 알아듣지도 못할 꺼 같은데.. 또 친구는 사귈 수 있을까? 등등의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아직 저는 저에 대해 전혀 감도 못 잡고 있는데, 등록은 2월 6일~7일 사이에 하라고 합니다. 아직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친구들은 이제 대학교 3학년 올라가고 전문대 졸업한 친구들은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배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부럽기도 하고 차라리 알바하면서 돈이나 벌까라는 생각도 납니다.

 

예전 대학교 신입생 때의 하루하루 목을 조여 오는 고민에 죽을 것 같습니다. 정말 걱정만 되고 차라리 그때로 돌아가서 수준에 맞는 전문대나 갈 껄..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생각들과 망치로 맞은 듯 멍한 상태입니다. 대학교에 등록하지 않으면 그땐 뭘 하지 난 뭐하는 게 좋을까? 난 뭘로 밥 먹고 살아야하나?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대학교에 가면 적응이나 할까? 내가하고 싶은 과목이 뭔지도 그렇다고 인문학부라는 곳에서의 과목들 역시 이해도 안가고 배우기도 꺼려집니다.

 

고민이 정말 복합적인데, 진작 메일을 보내 상담 받지 못한 제가 한심스럽습니다. 나 같은 것 낳아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에게도 죄송해지고 전문학교지만 요리라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1년10개월간 복무하면서 제대 후 조리쪽 대학교로 재수해서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성숙해진 동생이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미래에 뭘 해야 하나 뭐먹고 살아야하나 막막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입니다.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앞이 깜깜하다라는 말이 이 말인 거 같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미칠 것 같습니다. 질문이 난잡하고 글 쏨씨도 없지만, 나름대로 솔직하고 상세하게 적으려고 노력해보았습니다.

 

정철상 선생님의 블로그도 대학교에 대한 걱정으로 인터넷에 어디 나 같은 사람 없나 이곳저곳 돌아보던 중 우연히 발견하게 됐고 많은 고민 상담글들을 보고 자그마한 희망이라는 것이 생겨 저도 메일을 보내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절박하고 막막합니다. 다른 사람에겐 사소한 고민일지 몰라도 저는 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유료상담으로 빠르게 답변 받을 수 있다기에 신청하고 싶지만, 부모님에게 말하기도 그렇다고 공익근무하면서 받는 돈은 생활비로 다 쓰고 없습니다. 통장잔고도 몇 만원이 전붑니다. 저희 집이 잘사는 편도 아니고 부모님에게 등록한다면 생활비 등록금 전부 손벌려야하는 상황과 진로와 학교 적응 같은 고민들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보면서 무료상담이라도 친절하고 명쾌하게 상담해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자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메일 보냅니다..

어떤 말이든 정말 감사하게 받고 듣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답변:

네, 아주 솔직하고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 글을 적은 느낌이 납니다. 저 역시 정성을 다해 답변을 드려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상담 사연을 읽고 제가 느낀 점은 ‘지금 현재 대학을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앞으로 나 자신이 인생을 제대로 살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관점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대인관계 능력에 있습니다.

 

만일 지금 사람들과의 관계형성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앞으로는 훨씬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든 다니지 않던 인간관계 문제로 계속해서 고생하게 될 겁니다.

 

말씀하신 내용으로 봐서는 공부에는 재능이나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요. 그래서 인문학부라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막연하게라도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나 마음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어 보여서 장래에 어떤 계획을 잡아야 할지 갈등에 놓인 상황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무엇을 했을 때 진정으로 즐겁고 만족스러운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나에게는 어떤 흥미가 있는지, 내가 가진 재능이나 기술이나 역량은 무엇이 있는지, 내가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성격이나 기질에 적합한 일은 무엇인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다니셨던 대학은 국내 10권에 드는 상위권의 좋은 대학입니다. 이 대학을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프리미엄이 있을 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바라보는 인식이나 이미지도 좋을 테고요. 하지만 그것은 졸업을 했을 경우죠. 게다가 단순히 졸업만 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뒤따른 취업이나 진로가 원활하게 이뤄졌을 경우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봐야하겠지요. 그러자면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살아남을 능력을 키웠어야 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인문학부로는 쉽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제 말뜻은 인문학부 취업이 쉽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본인의 학업적 태도나 거기에 뒤따른 노력이나 재능이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스러움이 듭니다. 만일 다시 입학할 경우에는 1년 동안은 최대한 열심히 학업에 충실해보고 2년부터는 전공 자체를 바꿔서 졸업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할 겁니다. 사실 저 역시 학업적 재능이 없어 대학을 졸업할 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결국 대학을 졸업을 해서 혜택을 받았으니 가능한 대학을 다닐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만일 이번 등록기간을 포기할 경우에는 무엇인가 대안이 있어야 할 건데요. 그러한 대안을 공익 근무하는 동안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 참 안타깝군요. 문제는 그런 안일한 태도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만일 학업을 변경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전문대나 폴리텍 대학이나 직업학교 등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이 중에서 폴리텍 대학을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학비도 저렴하고 취업도 어느 곳보다 잘 되기 때문인데요. 이곳에서 상담을 받아 학과를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1년 졸업과정이 있고, 2년 졸업 과정이 있는데 이 역시 상담을 받은 후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아직 미래에 대한 뚜렷한 방향이 서지 않은 만큼 학과에는 너무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목표를 정한 곳이 없다면 어느 학과든 들어가서 일단 기술부터 배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단 대학과 학과가 정해지면 이제는 그 방향으로 꾸준하게 밀고 나아가야 합니다.

 

만일 이번 3월에 바로 입학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아마도 시일이 촉박해서 공백 기간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공백 기간이 발생할 경우에는 그동안 사회생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성격을 고치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직장, 그러니까 아르바이트라도 좋습니다. 어디든 들어가서 성실하게 일하는 자세부터 배우고 사람들과 말하고 관계를 터는 방법부터 배우십시오. 어색해도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사람이 다가왔을 때는 최대한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여보려고 노력해보세요.

 

게임부터 끊으시길 바랍니다. 안 된다면 줄이기에라도 도전해보세요. 일요일 하루 정도라면 허용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당분간은 금연하는 사람처럼 완전히 끊어버리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TV시청도 줄이고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강연을 듣거나 해야 합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야 합니다. 온라인으로도 만나고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석해서 사람들과 교류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모님과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해야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 지금 현재 대학이라는 것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기 싶습니다. 당장에는 폼이 나 보이지만 실속은 없는 거죠. 만일 4년제 대학을 꼭 다니고 싶다면 나중에 취업을 한 후에 야간대학이나 방송통신대나 사이버대학이나 학점제 등을 통해서 취득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생존할 수 있는 직업을 먼저 가지고 꾸준하게 자신의 성격을 개선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취업과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있으니 기회가 되시면 꼭 한 번 참석해보시길 권합니다.

http://www.careernote.co.kr/1608

 

꾸준하게 삶을 변화시키려는 작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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