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 저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전라도에 있는 00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2학년 학부생, 000라고 합니다. 나이는 23살이구요. 남자입니다. 정철상 저자님께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요즘 저의 전공 때문에 너무 혼란스럽기 때문입니다...
저의 전공은 전자공학입니다만,,,제가 원해서 선택한 전공이 아닙니다,,,부모님께서 전자공학이 다른 전공에 비해 취업이 잘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해주셨죠,,,차라리 제가 무슨 전공을 하고 싶다 이런 게 없었으면 괜찮았겠는데,,,저는 생명과학, 생명공학 전공을 하고 싶었습니다,,,왜냐하면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토피를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토피,,,
정말 원인도 치료방법도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 무서운 질병이죠,,,한창 외모에 관심도 많고 이성에도 관심이 많았던 사춘기 시절에 저는 아토피를 심하게 앓아서 정말 제 자신을 억누르고 살았던 것 같아요,,,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였어요,,,맨날 혼자 있으려고 하고,,,친구들은 주말에 이곳저곳 놀러가는데 저는 얼굴이랑 목이랑 너무 빨개서...
친구들은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는데 저는 이것저것 막 가려서 먹어야 하고,,,치료방법도 아직 확실한 게 없어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보았지만 특별히 좋아진 것은 없고,,,그래서 저는 나중에 아토피를 연구해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수시전형으로 모 대학교 생명공학과를 지원했었는데 떨어졌어요,,,수능을 보고 나서도 성적이 어중간하게 나와서,,,,생명공학을 지원하고 싶었지만,,,떨어지게 되면 재수를 해야 되고,,,재수하기엔 제가 그 당시 피부상태가 너무 안 좋은 바람에,,,부모님께서 생명공학은 우리나라에서 취업해서 밥벌이하기 힘들다,,,전망이 별로 안 좋다고 하셔서,,,그냥 아버지께서도 전자계통에서 일하시고 그래서 전자공학과을 지원했었습니다...
지금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전자공학과 2학년으로 복학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만,,,그냥 정말로 고등학교 때는 대학을 위해 공부했더라면 대학 와서는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업,,,정말 정말 중요합니다,,,그런데 이제는 중고등학교가 아니라 대학입니다,,,그리고 성인입니다,,,저의 가슴 한편에는 생명과학도가 되어 아토피를 연구해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꿈이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데,,,
복학하고 약 2달 동안 전공이 어려워 공부를 열심히 해도 따라가기 힘든데 방황을 쫌 했던 것 같습니다,,,부모님과도 이 문제 때문에 많이 싸웠구요,,,부모님께서는 아직 전공 제대로 공부 해보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냐,,,너 그러는 거 현실 도피하는 거다,,,결국엔 취업이 잘되는 게 중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저를 설득하셨습니다,,,
정철상 저자님,,,지금 이 상황에서 생명과학 전공으로 과를 옮기는 거, 현명하지 못한 판단인가요??현실도피인가요??ㅠ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하고 싶었던 전공인데,,,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감사합니다,,,
답변:
생명공학으로 전과하느냐 아니면 현재 전자공학 전공으로 그대로 졸업하느냐. 이 두 갈래 길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참 어렵죠. 어찌 보면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어느 쪽의 선택만으로 인생이 바뀐다기보다는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자신의 행동에 따라서 미래가 달라진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 삶에는 이렇게 단순히 두 갈래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마련인데요. 외람된 말씀인지 모르지만 아토피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서적을 읽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토록 힘들어했다면 그에 대해서 충분히 공부도 하시지 않으셨을까 싶은데 어떤 자료를 가지고 어느 정도 공부했는지, 아토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만일 그 정도의 열의도 없이 지내왔다면 생명공학과를 다닌다고 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 듭니다. 내가 가진 질병은 전문가를 통해서 치료도 받아야겠지만 나 스스로 고치기 위해서도 전문가 이상으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생명공학과 나오신다고 하더라도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토피가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지 대중들에게 알리고, 아토피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심적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아토피를 어떻게 좀 더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 등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한다든지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본업을 하면서 별도로 아토피에 대해서 연구를 해나간다던지 아토피 앓고 있는 사람들 간의 모임을 주선한다든지 하면서 지내면 어떨까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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