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최악의 강연으로부터 배운 5가지 교훈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를 주제로 제3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강연을 내가 맡았다. 어떤 강연보다 많은 준비를 했지만 너무도 만족스럽지 못한 강연이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그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해 지금도 강연장에서 실수한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부끄러워 한숨이 절로 나온다.
너무 많은 분들이 강의 잘 들었다고 메일이나 문자로 따뜻한 말씀들을 주셨는데 그 글을 읽으며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너무도 프로답지 못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보통 내가 사회자로 진행하는 만큼 강의 후에는 강의 내용에 대한 후기를 주로 내가 상세히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연 내용보다는 강연자로서 내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떠한 실수를 하고, 왜 그러한 실수를 했는지 그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함으로서 작은 교훈을 얻고 한다.
이번 강연은 내 자전적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만큼 어떤 강연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지만 강연은 실패였다. 너무도 불만족스러워 내 강연 점수를 75점짜리라고 했더니 아내는 그 점수도 과하다고 말한다. 맞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과락에 가깝다. 아니, 과락이다. 이렇게 엉터리 강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더라면 사람이라도 그렇게 애써서 사람들을 모집하지 말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치 못해 아쉽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오히려 고마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미 너무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생각할수록 낯 뜨겁다.
그날 강연에 참석했던 아내에게 새벽 늦도록 엄청나게 욕먹었다. 욕먹어 싸다. 하지만 스스로도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곰곰이 되짚어 봤다. 부끄럽지만 내 고백서를 통해서 참석한 분들에게 사과도 드리고 또 한편으로 나 같은 경우의 실수에서도 작은 배움을 얻어가고, 강연 참석자분에게 사과도 드리고, 나 스스로도 교훈을 삼고자 하는 바람으로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써본다.
첫째, 기획에서 실패였다. 어떤 주제로 강연을 하던, 어떤 상품을 홍보하든 거기에 따른 주제와 목적을 정하고 거기에 따라 합리적으로 풀어갈 계획을 잡아야 하는 것인데 나는 완전히 어긋한 계획을 잡아버렸다.
참석하는 사람들이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궁금해 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거기에만 포커스를 둔 부분이 그렇다. 분명 내가 쓴 이번 책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는 직업을 중심으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분명 내가 서 있다.
책 속에 담긴 그 많은 이야기를 짧은 강연 시간에 다 담을 수 없는 만큼 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집중해도 충분히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꺼리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했다.
둘째, 그러다보니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시간 배분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버려야할 것을 버렸어야 했으나 나름대로 버린다고 버렸으나 욕심 때문에 충분히 버리질 못했다.
평소에 나는 보통 2시간 특강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그 시간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있었다. 그런데 그날 내게 주어진 강연 시간이 1시간 15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미리 인식하지 못했다. 앞에서 있었던 행사들이 조금씩 늦춰진 것인데, 행사장에서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임팩트하게 강연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설이 많았다. 결국 마지막에는 해야될 중요한 이야기들을 모두 다 놓쳐 버리고 못 다한 슬라이드 내용들을 휘리릭 넘어가는 실수까지 범했다.
셋째, 기술적인 부분을 보더라도 엄청난 실수를 많이 저질렀다. 만행에 가까웠다. 감성터치로 이끌어가야 할 강연을 정보전달적인 측면으로 접근한 부분이 그렇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질문들이 많았지만 강연자 자신에 대한 질문보다는 너무 디테일한 직업적인 면의 질문들이 언급되어서 기대하지 않았던 질문에 매끄러운 답변으로 응하지 못했다.
불필요한 메시지도 많았다. 이야기마다 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만 전달해도 충분한데, 지나치게 서설을 늘어놓으며 늘어진 느낌이 들었다. 대개 그런 경우가 청중들을 웃기려고 한 부분에서 그랬는데, 그 부분이 매끄럽지도 못해서 다소 억지웃음을 유도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다.
목소리 톤도 처음에는 차분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져만 갔다. 의도는 낮게 시작해서 적절히 장단고저를 넣고자 함이었으나 내가 준비한 모든 이야기들을 준비할 수도 없었고 설령 다 이야기 한다고 하더라도 좀 더 차분하고 지적인 목소리로 충분히 전달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넷째, 사실 내가 목소리 톤을 조금 더 높였던 것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무엇인가 청중과의 교감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꼈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그것을 어떻게 회복해야 될지 그 순간에 스스로 파악하지 못해 열정을 담아서 전달하고자 함으로 극복하고자 함으로 인해서 목소리만 더 올라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럴 때라면 정말 과감하게 기존의 강연을 중단하고, 슬라이드도 중단하고 좀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내의 지적은 놀랍도록 날카로웠다. 그런 면에서 나가수의 JK김동욱은 놀랍도록 용기있게 자신의 노래를 스스로 중단시켰다.
마지막으로 그날 강연은 분명 내가 주인공이었다. 내가 운영하는 모임이고, 내가 행사를 기획하고, 내가 강의까지 맡게 된 것이다. 내가 아니어도 다른 강사들을 모실 때 ‘부디 다른 이야기 하지 말고, 강사님 자신의 자기 경영에 대해서만 포커싱 맞춰달라’고 부탁하는데, 정작 나 자신의 이야기는 건성건성 넘어가는 우를 내가 범했다. 그러다보니 청자들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고, 결국은 자신감 없이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도 봐야 하지만 이렇게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면서 정작 해야 될 삶의 과제에 충실하지 못하고 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에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었다.
강의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을 다시 불러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 정도로 부끄러운 마음이 많이 든 강의였다. 하지만 인생은 재방송이 아니지 않는가. 녹화방송이 아닌 생방송이다. 누구나 그렇게 부끄러운 실수를 번번이 하기 마련이다. 사실 나는 이런 정도의 실수가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실수를 저질러오지 않았던가.
그래도 강사 스스로가 이런 실수를 강연에 참석한 분이 아니라 공개적으로까지 이야기한다는 것은 사실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큰 강점 중에 하나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는 것이다. 잘못된 부분의 원인을 찾아내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고민하고 새로운 개선안을 내 삶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너무 많은 약점들이 많지만, 그래도 그 모두를 커버할 수 있는 이런 몇 개의 강점들이 있다. 나는 이런 강점에 나 자신을 맞출 것이다.
그러니 혹시나 실패했다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마시길 바란다.
우리를 실수를 딛고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여러분 모두와 작은 희망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제 실수를 솔직하게 고백해봅니다.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 올림
* 혹, 아쉬웠던 분들은 7월 25일, 26일, 8월 17일, 18일 강연에 참석해도 좋다.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블로그에 글 올리도록 하겠다. 더불어 강연과 상관없이 이번 책은 참 좋은 책이다. 책 만큼은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제1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공병호 박사의 자기경영 전략"
1. 평범한 자신을 끊임없이 개발해온 공병호 박사 자신의 자기경영 전략 : http://careernote.co.kr/1178
2.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탁월함을 지향하라 : http://careernote.co.kr/1179
3. 사람들의 90%이상은 마시멜로형 인간이다 : http://careernote.co.kr/1180
4. 제1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행사 스케치 http://www.careernote.co.kr/1163
제2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나 구본형의 변화경영 전략”
1. 제2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행사 스케치 http://www.careernote.co.kr/1228
2. 직장인들이여, 나 스스로를 고용하라! http://careernote.co.kr/1229
3. 좋은 직업이 되기 반드시 충족해야 될 3가지 요건 http://careernote.co.kr/1230
4. 나는 결국 밥 때문에 조직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http://careernote.co.kr/1231
제3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정철상의 경력관리 전략”
1. 제3회 자기경영 페스티벌 행사스케치 http://careernote.co.kr/1324
2. 최악의 실수로부터도 배울 점은 있다 http://careernote.co.kr/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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