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꽃과 같다”, 가까이 볼수록 더 아름다워요~~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며 현실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나는 어느 면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 가까이서 보면 우리의 인생은 비극처럼 보이기도 한다. 온갖 상처와 흠집과 결함과 현실적 한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봐도 그렇고 타인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바라볼수록 그 속에 숨겨진 남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봄이 되어 피어오르는 꽃과 나무도 마찬가지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쁘다 예쁘다’ 하지만 진정으로 가까이 다가가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멀리서 보면 참된 아름다움을 느끼기 힘들다. 차분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더 가까이 다가서 진심으로 들여다보면 놀라운 하나의 생명체에 경외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바빠 조용히 들여다 볼 시간조차 없다고 말기도 하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대단치 않게 느끼기도 하고, 때로 작은 흠결을 발견하곤 그 잘못을 강박적으로 못 참기 때문에 흠결에 가려져 참된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세상을 향해서도 다른 사람들을 향해서도 자신을 향해서도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거나 때로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요동치는 삶 속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이 참 어려운 도(道)이기도 하다.
요즘은 매일같이 정원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와 야생화들을 바라본다. 봄의 특권이랄까.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잡초조차 가까이서 바라보면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름없는 잡초에게서조차 어린왕자가 있었다는 B612호 소행성의 장미 같이 뽐내는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라 차마 건드릴 수 없는 도도함이 엿보여 가만히 조용히 들여다보곤 한다.
예쁜 꽃이 피어나거나, 생명의 연둣빛을 드러내거나, 눈부시게 성장하고 달라지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면 참다못해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까이 들여다 민다. 그러면 비온뒤 자라난 새싹에 맺힌 물방울조차 아름답게 보인다. 지나가던 길에서 마주친 아스팔트 틈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잡초에게서조차 그런 감정이 든다. 꽃들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모든 꽃들이 다 아름답지만 어떤 꽃들은 못 견딜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답다. 어떻게 이 연약한 생명체들이 이 혹독한 겨울추위를 다 견디고 이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수 있는지 그저 감탄을 자아내며 생명에 경외심이 느껴진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으로 나아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3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다며 일상회복을 소망하곤 했다. 그러나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볼 때는 제대로 깨달았다고 보기 어렵다. 인간은 깨닫기 어려운 존재다. 아니 깨달았다 하더라도 온전하게 자기 삶으로 체화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그렇다. 깨달음과 실천은 나에게도 요원한 목표다.
그러니까 일상의 소중함이란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끝나야지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어려운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참된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서 나온 빅터 프랭클 같이 역경을 이겨낸 수많은 인물들은 자신의 냉혹한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 고난의 상황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는 여행을 갈 때도 집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가려고 한다. 여행 중에도 가만히 낯선 환경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인증사진을 찍고 나면 최대한 급속도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바쁘게 돌아다니기에 여념이 없다. 몇 개국 몇 개 도시 어디 어디를 다녀왔노라며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여행을 가기 어려운 팬데믹이 휘몰아치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여행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자신의 동네와 조금만 떨어진 곳이라도 찬찬히 걸어 다니면서 훑어보면 낯선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심지어 매일같이 마주치는 내가 사는 동네의 꽃과 나무와 사람을 조금만 더 천천히 가까이서 깊이 들여다보려고만 한다면 가까운 곳에서도 여행의 이국적인 기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봄꽃들을 구경하기 위해 구례 매화마을이나 진해군항제나 여의도벚꽃축제와 같은 봄꽃명소를 찾아 나서지만 정작 교통난에 주차난에 숙박난에 북적거리는 식당에다 인증사진 하나 찍기도 쉽지 않은 번거로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사는 집 주변을 조금만 잘 둘러봐도 꽤 나쁘지 않은 봄꽃들을 쉬이 볼 수 있다.
13세기 중국 송나라 작자 미상의 시를 살펴보면 봄이 이미 우리 가까이에 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봄이 어디에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네...
그래서 광고인 박웅현CD는 자연 뿐 아니라 세상과 타인을 마음의 눈으로 들여다보길 권한다.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세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 이면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일단 나의 마음부터 잘 다독여 줘야 한다. 그리고 차근차근 사랑하는 내 가족과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부터 잘 간수해야만 한다. 그래야 따뜻한 배려도 습관이 되지 않겠는가. 일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다 보면 암흑 같던 세상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길뿐 아니라 그 한 개인 개인이 모여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역사가 펼쳐진다. 설령 그런 유토피아 같은 세상이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기쁨과 즐거움과 슬픔과 위로를 공유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내 곁에 있는 꽃과 나무와 자연 뿐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그들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에 함께 아파하기도 하고 때로 함께 축하와 축복도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다. 아내와 함께한 시간이 벌써 23년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나처럼 모자라고 흠집 많은 사람과 인생을 이어올 수 있었는지 그저 신기할 정도다. 그것은 아주 가까이서 흠결을 매일 같이 마주하면서도 그 어두운 면을 참고 견디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려는 아내의 용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모자란 실수를 하며 흠결이 또 하나 아니 몇 개가 더 생기겠지만 이름 없는 풀꽃들도 그렇게 생명을 다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온전하게 내 삶을 살아나가려 한다.
이름없는 꽃과 나무처럼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위안이 되길 소망해보며...
글을 쓰다 보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잠시 방향타를 잃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달려왔다. 어쩌면 그렇게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살아내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야생의 들판에 핀 잡초 같은 나를 23년이나 가까이서 예쁜 야생화처럼 마음으로 들여다봐준 아내에게 내 감사의 마음이 전하고 싶은 마음에 글이 좀 길어졌다. 아내와 더불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된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 가득하길 희망해본다.
식목일인 오늘 내 마음에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라는 나무 한 그루를 또 심는다.
-23년 4월 5일 식목일 23번째 결혼기념일 자축하며
*글은 지난해 글을 조금 수정해 보았답니다.
*영상은 지난해 아내 생일날 22년 동안 살아왔던 삶의 사진을 모아 만들어봤던 영상인데요. 결혼기념일에 어울릴 것 같아서 공유해봅니다. 아내가 선물보다 더 감동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한 번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ㅎ
*오늘 결혼기념일이라 강의를 비워뒀건만 아내는 회사일로 출장을 떠났습니.
아~~~~~~님은 갔습니다-_-;;;
직장인의 삶이란,,,
쿨럭~.~ㅎ
오늘도 불꽃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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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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