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하는 일도 없는 듯한데, 인생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사실 하루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생이란 삶 그 자체가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잠시 고요하다 싶다가도 정신없이 흘러가버려 돌이켜보면 10대였던 아이가 어느새 50대 중년의 모습으로 바뀐 듯 하기도 하다.
어제 양주까지 강의를 다녀와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살짝 피곤했다. 그래서 10,20분 정도 어기적거리며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20여분 한 다음에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공주가 원했던 마약 토스트 3개를 만드는데 아무래도 전자레인지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한꺼번에 다 넣을 수 있는 오븐이 좋을 것 같아서 오븐에 넣었다. 그런데 시간은 더 오래 걸리고 밑받침을 하지 않다보니 계란까지 흘러내렸다. 20여분 가량이나 돌렸건만 다시 전자레인지에 1,2분 정도씩 개별로 올려서 먹으며 진땀을 뺐다. 그나마 맛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싶었다.
커피 내리고, 설거지 해뒀던 그릇들 정리하고, 딸아이 학교까지 태워주고, 출근하는 아내도 지하철까지 태워주고 돌아와 조금 느긋하게 커피 한 잔 하며 5분 정도의 여유를 가졌다.
이러다가는 어머니 외출시간에 늦겠다 싶어 부리나케 씻고, 그 와중에도 영양제 챙겨 먹고, 노트북까지 해서 일할 자료들 다 챙겨 넣고 요양원으로 향했다. 평소 출발보다 20분이나 늦었지만 그래도 5분 정도 지각으로 그치겠다 싶었다. 그런데 비가 와서 그런지 평소보다 차량이 많고 느리다. 거의 도착하겠다 싶을 즈음에 ‘언제 오느냐’고 요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5분 거리라 금방 올라갈 수 있겠다며 늦어서 미안하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밀려있던 터널 안에서 차량들이 거의 움직이질 않는다.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차량들이 있어 몇 번이나 길을 터줬다. 견인차량이 3,4대 지나 갔으니 사고가 났음에 틀림없었다.
큰 컨테이너 차량과 몇 대의 차량이 추돌한 장면이 보인다. 부디 크게 다친 사람 없길 바라며 다시 요양원으로 향했다. 덕분에 20분이나 늦었다. 많이 기다렸다고 한 소리하면서 비도 오는데 왜 굳이 어머니 면회 왔느냐고 은근히 핀잔을 준다. 그래도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하며 어머니를 모시고 나왔다.
안마원에서도 언제 오느냐며 연락이 온다. 터널내 차량사고가 있어서 늦어서 죄송하게 되었다며 곧 도착할 거라고 대답했다. 급하게 도착해 차량 잠금장치도 못하고 바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화장실을 가자고 하신다. 방금 조금 전에 다녀오셨는데 또 가신단다. 마사지 다 받으시고도 또 소변보신다고 한다. 너무 자주 보신다 싶은데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방광염에서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도 방광염 증세일 수 있다고 하니 괜스레 어머니가 염려된다. 나중에 산부인과라도 가야겠구나 싶다.
어머니는 혼자 옷도 제대로 못 입으시기에 급하게 옷을 바꿔 입혀 드렸다. 그 사이에 정원에 뿌릴 EM용액을 담으로 다시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20여 차례의 장기 강의 의뢰를 하고 싶은데 강사료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본다. 중학교 학생들 대상인데다 한 차례가 아니라 여러 차례라면 강사료가 높을 수가 없다. ‘내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겠다’고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편하게 책정해야 되는 강사료를 이야기 해달라고 했다.
급하게 교육프로그램과 프로필 작성해서 보내주고, 안마원에는 어머니 안마 바우처 전달해줬다. 그런데 어머니가 안마바우처 지원액이 인터넷에 기록된 금액과 달라서 군청에 몇 번의 전화를 해서 겨우 통화해 문제를 해결했다.
요양원에서 어머니 머리가 길어서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파마할 미용실을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는데 비용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게다가 어머니처럼 나이든 분이 가시기에는 일반 미용실보다는 어른들 가는 미용실이 좋을 것 같아 찾아보는데 인터넷으로는 잘 모르겠다. 인근에 살고 있는 아내의 외사촌 언니에게 물어보려는데 통화가 안 된다. ‘어머니가 예전에 어머니 다니던 미용실을 찾아가봐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다음 마사지 예약 잡아두고 안마원을 나왔다. 비가 너무 와서 오늘 외식하기는 힘들 것 같아 요양원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필리핀에 있는 형과 통화도 못 나눈 것 같아서 어머니 보실 수 있게 페이스톡으로 영상통화를 나눴다. 형은 여름에 한국 나오겠다 한다. 나도 나지만 형도 이래저래 참 고생이다 싶다.
어머니 보내드리며 코로나진단키트를 꺼내는데 이게 예전 모형이 아니라 당혹스러워할까봐 이래저래 잠시 설명 드리는데 괜찮다며 보내신다. 급하게 어머니랑 인사를 나누고 돌아섰다. 며칠 후에 다시오겠다며.
조금 일찍 나온 덕분에 다 빠진 머리카락을 커버하기 위해 두피문신을 예약해뒀는데 바로 가기에는 시간적으로 조금 일러 집에 있는 아들 점심이라도 챙겨주려고 집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내가 음식을 챙겨주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할 것 같아서 가는 길에 신호 받을 때마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할 음식을 살펴봤다. 아이들은 먹고 싶은 걸 주로 시켜먹지만 나는 거의 무조건 할인 메뉴들만 살펴본다. 미역국에 불고기 반찬으로 1인 14,000원으로 다소 비싸긴 하지만 이래저래 할인혜택 받으니 2만원으로 2인분 시켜 먹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그렇게 주문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들은 나가야 된다며 혼자 짜파게피를 끓여먹었단다. 마음 같아서는 학교까지 태워주고 싶은데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아 배웅만 해주고 혼자 밥 먹었다. 1인분이 남아서 조금만 먹으면 나중에 저녁도 해결되겠다 싶었다.
어제는 내가 없는 동안 손님들 와서 잔뜩 쌓인 설거지 거리들 정리하고 남은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 하는 동안에도 집필중인 도서 <취업백서>에 들어갈 내용 중에 직업흥미 파트에서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담을 수 없을까 싶어 유튜브 영상을 켜두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딱히 좋은 영상이 크게 보이지 않아 이 분야도 조금 더 상세히 공부해서 내가 영상을 올려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설거지할 때 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번거롭기도 하고 설거지가 하기 싫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육업체에서 전화 와 강사료를 언급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사료가 낮다. 그나마 더 낮았으면 편하게 거절했을 텐데 금액이 조금 애매모호해 괜찮다고 했더니 몇 번이나 괜찮은 게 맞느냐고 확인 질문을 한다. 일단 일정에 여유가 있어 수락하기로 했다. 아직 찬밥 더운밥 가릴 시기는 아닌 듯하다.
어제 고속버스에서 쓴 글들을 usb저장 파일로 옮겨두고 잠깐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낮잠을 잘 수 있을까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낮잠보다는 최근에 일기다운 일기 글도 제대로 못 적어본 것 같아서 오늘 같이 벌어지는 일상의 잡다한 이야기들을 글로 담아서 전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노트북을 펼쳐들고 글을 써봤다.
곧 알람이 울릴 것이다. 두피문신 하러 가야 한다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5번째 날인데 눈썹문신까지 서비스로 해준단다. 원장님이 두피문신의 통증보다 4,5배는 더 아프다고 하니 타이레놀이라도 하나 먹고 가야겠다 싶다.
돌아오면 밥하고, 설거지하고, 댕댕이 산책하고, 밀린 글도 다시 써야하고, 내일 올릴 유튜브 영상도 편집하고, 또 다른 기업고객이 요청한 제안서도 작성하고, 틈틈이 잘 나가는 페친, 인친들 SNS 살펴봐야 할 거다. 아내하고 맥주라도 한 잔 할 수 있을까 싶다.
강의가 없는 날조차 하루가 금방이다.
사실 강의 있는 날이 오히려 더 여유 있다.
집안 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너무 조급해 할 필요없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금방 간다.
그렇게 인생도 금방가지 싶다...
오늘 하루도 아침에 10분을 느긋하게 움직이다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가 되어 버렸다.
어쩌면 학생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아직 여유가 충분하다고 하지만 느긋하게 여유만 부릴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가난하고 재능없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냥 이건 순전히 내 꼰대 같은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조금만이라 일찍 각성하고 조금만이라도 더 일찍 준비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나이에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다간 한 순간에 삐끗하며 예상했던 목표달성의 꿈이 두 배, 세 배 더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그래도 인생은 간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그러고보니 살아내는 삶 그 자체가 위대하다.
위대한 당신과 나를 응원하며...
존버정신으로 오늘도 불꽃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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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교육/상담문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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