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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번 직업을 바꾼 남자

나쁜 의사와 명의 같은 의사

by 따뜻한카리스마 2008. 7. 29.

아이들이 아파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다른 분들에 비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좋더군요.

어머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의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소아과 의사님들이 가장 친절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이 너무 퉁명스럽고 불친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몇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 주시더군요.

예전에 어머님이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에게 지어준 약이 어떤 약인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사가 신경질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는군요.

"왜요. 알아서 뭐하게요. 아줌마가 의사할꺼예요?"라고요.


세상에, 어찌 이렇게 몰상식한 의사들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의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의료치료와 더불어서 치료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대답조차 해주지 않습니다. 해준다고 해봐야 귀찮다는 투라 말하죠.

'약 먹으면 되요.', '잘 먹으면 되요', '조심하면 되죠'라는 등의 대답을 듣는 것만도 감지 덕지해야 합니다.
'제가 일일이 그런 설명까지 다해줘야 합니까?', '피곤합니다' 이런 핀잔을 듣기가 일수죠. 사실 의사에게 뭐라고 대들기도 참 힙듭니다. 아마도 흰 가운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어머님이 한 번은 진료를 받고 나오다가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를 깜빡한 것이 기억나서 문을 나서다가 의사분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의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셨답니다. 어머니는 너무 당혹스러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섰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는 그 병원을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유명하다고 찾은 곳이었는데, 이렇게 몰상식한 의사가 운영한다고 하니 다시 가고 싶지 않으셨던게죠.

저도 어머니 말에 동조하며 제대로 된 의사 한 명 보기 힘들다며 인간 같지 않은 의사들이 넘쳐난다고 욕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다소 정색을 하시면서 좋은 의사들도 많다고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청진기로 진찰하고 있는 장기려 박사, 이름표에 그의 이름이 보인다. 한 눈으로 봐도 장인의 혼이 느껴진다)

부산에서 청십자 병원을 운영하던 장기려 박사를 언급하시더군요. 말로만 듣던 분이라 반가웠습니다. 직접 진료받은 적이 있느냐고 했더니 자주 보셨다고 하십니다.

장박사는 너무 너무 친절해서 그 마음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으신다고 하더군요. 환자의 몸 상태를 구석구석 봐주셨다고 하더군요. 사모님이 계셨는데, 사모님은 일반 사무를 봐주시면서도 모든 환자들에게 너무 따뜻하고 친절해서 감동을 받기 일수였다고 합니다.

특히 가난한 시절에 병원비로 고생하는 서민들을 위해서 보험도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난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청십자 보험'을 들었다고 합니다. 어렵지만 장박사의 뜻을 믿고 가입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보험혜택도 많이 얻으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머님은 30대의 젊은 날에 늑막염이 생겨서 고생을 많이하셨습니다. 아버님의 아시는 의사 분만 믿고 치료를 했는데 오히려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죠. 거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다른 병원에서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소개해준 한 병원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 의사분이 완치를 해주셨다고 합니다. 거의 평생 그 분의 이름을 잊지 않았는데 기억이 나질 않으신다고 하더군요.

그 분에게 무려 5년 동안의 치료를 받았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상냥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들을 대우하셨다고 하더군요.

환자라고 뭐라고 질문하면 아무리 바빠도 끝까지 들어주고 대답도 잘해주셨다고 합니다. 이런 의사분은 일부 쓰레기 같은 못된 의사들에 비할 수 없는 명의라고 봐야되겠죠.

이런 인품있는 의사들이 우리 곁에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무엇보다 불친절한 의사분들에게 화가 많이 날텐데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는 어머니로부터 훈훈한 인간의 온정을 배웠습니다.

아마도 그로인해 저 역시 역경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더 크게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님, 사랑해요.
늘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들 커가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저 역시 훌륭한 사람은 아니어도 훌륭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할께요^^*

덧글:
이 글을 읽고 몇 분이 '쓰레기'라는 단어에 대해 지적해주셨습니다. 제가 과하게 표현한 부분 있습니다.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의사분들도 글을 읽고 마음 상하신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쓴 약으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추신1;
내 어머니에 대한 따뜻한 기억
관련기사; 선생님 물먹인 어머니

추신2;
우연하게 바라본 헬스로그 님의 '바보'라 불린 의사 장기려박사 라는 글을 보게되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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