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석사학위, 시험 석사학위 어느 게 좋을까요?
부제: 학위공부보다 자기공부가 더 중요한 이유
안녕하세요? 선생님 글 잘 읽고 있으며, 제 힘든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항상 바쁘신 와중에 한 분 한 분 이렇게 힘든 이야기들을 다 들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쁘신데도 염치불구하고 이렇게 메일을 보내서 죄송합니다.
먼저 제 소개를 드리자면 저는 20대 후반의 인문계 출신이고 지금은 졸업을 앞둔 대학원생입니다. 보통의 대학원과는 달리 저희 대학원은 무논문으로 졸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논문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대학원에 간 이유는 특별히 학문에 뜻이 있어서 진학한게 아니라 대학 졸업 후에 뚜렷한 진로가 있거나 그렇다고 고시를 준비할만한 실력이 아니며, 대학까지 졸업하고 집에서 할 일 없이 노는 게 눈치보여서 (또 제 자신이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 같아)뭐라도 하자는 생각에 무작정 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런데 저 역시도 기왕이면 무논문보다는 논문을 하나 가지고 졸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대학원 선배들에게 알아봤더니, 일단 논문 쓰는 과정이 힘들어서 다들 쓰지 말라고 하더군요.
힘든 것도 그렇지만, 제 대학원 선배들을 보니 그렇게 힘들게 석사, 박사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아도 다들 그다지 변변한 직장없이 비정규직으로 일하시는 것 같은데, 과연 힘들게 제가 논문을 쓴다고 해서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에서도 말했듯, 원래 학문에 뜻이 없었는데, 논문쓰기도 힘들고, 또 쓰고 나서 별다른 성과도 없으니 더욱 쓰기가 싫어졌습니다.
더욱이 지금 저를 지도하는 교수님도 제가 쓰기 싫어하는 게 눈에 보여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이신지 제 지도를 귀찮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논문에 대해서 물어봐도 조교 선생님에게 물어보라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제 마음은 쓰기 싫습니다. 쓰기 싫은 걸 억지로 쓴다고 한들 제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제가 제 돈으로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고, 지도교수님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언젠간 어떻게 쓸 모가 있을 것이다, 이것 때문에 내가 힘들 수 있다,(혹은 내가 원하는 것을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 힘들더라도 참고 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박사과정 진학에 별로 뜻이 없습니다. 혹시나 해서 알아봤더니, 만약에 나중에라도 마음이 바뀌어서 진학을 하고자 한다고 해도 석박사통합과정이나 일부 대학원은 석사학위논문없이 입학원서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논문이 저에게 필요할지 어떨지 혼자서는 판단이 서지 않아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아이쿠, 이렇게까지 답변이 늦어질지 몰랐는데요. 너무 많이 늦어져서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너무 많이 늦어져 이미 선택을 하지 않으셨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간단하게라도 답변을 드려봅니다.
진로에 정답이 없듯 논문을 쓰던 쓰지 않던 그 자체로는 정답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왜 논문을 쓰려고 하는 것인지에 근본적인 동기입니다. 만일 쓰려고 하는 동기나 목적이 뚜렷하다면 논문을 써야 할 겁니다. 반대로 스스로 생각했을 때 뚜렷한 동기나 목적이 없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을 겁니다.
말씀해주신 내용만으로 봐서는 동기와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좋을 것 같다,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른 학생들과 다른 점을 보여주고 싶다’ 정도로 보입니다. 게다가 박사과정은 생각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굳이 그렇게 애쓰며 논문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사학위 논문이 다분히 형식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형식과 규칙만 잘 따르면 되는데요. 그런데 지도하는 교수님조차 관심 없어 한다면 스스로 주제를 정해서 그 형식과 규칙에 맞게 쓰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환경이 갖춰지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특수대학원을 나와서 논문 없이 한 학기를 더 다니고 시험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도 논문을 쓰려고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논문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교수가 되는 것이 제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었고, 제가 경영자로 활동할 때라 업무가 너무 바빠서 도저히 논문 작성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면도 한 몫 했습니다. 당시에는 일이 중요한지, 논문이 중요한지 스스로 물어봤죠. 당연히 일이었습니다. 석사학위도 성장을 위한 하나의 선택이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그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때 논문을 썼더라면 제가 원하던 대학에 박사학위로 입학이 훨씬 더 쉬웠을 터인데요. 그로 인해 박사과정에 못 들어가고, 대학 정교수 임용과정에서도 탈락했습니다.
후회 하느냐고요? 아니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면이 있긴 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위 대신에 제가 얻은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석사학위로도 다른 대학에서 정교수 제안도 받았고, 석사학위 논문이나 박사과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실무역량과 경험과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석사학위 논문을 포기하고, 제 분야의 실무역량을 키워 나갔습니다.
박사과정은 제가 스스로 안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사 학위에 연연해 수동적으로 배우는 과정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했거든요. 덕분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박사학위 대신에 제가 쓰고 싶은 주제로 10여권의 대중서적까지 집필했으니까요. 석사 논문이나 박사 학위 공부나 논문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형식적인 주제나 논문보다는 제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에게 왜 논문을 쓰려는지 근본적인 동기와 목적을 물어보시고, 자신이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시고 그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좋은 결실 맺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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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아보카도 심리학>,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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