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인간이라는 존재 그 자체가 기생충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생했다는 소식에 영화 <기생충>을 봤다. 영화의 구도는 간단하다. 부자와 빈자 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그러나 영화 전체의 의미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란 참 어렵다. 보는 사람의 상황이나 관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를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평점 1점을 주기도 아깝다며 혹평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걸작 중에 걸작이라는 극찬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디워>와 같은 영화에서 쏟아졌던 찬반여론과는 결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재미있다. 그러나 우리가 심심풀이로 즐기는 할리우드 액션의 즐거움과는 사뭇 다르다. 즐겁고 재밌는데 불편하다. 클라이맥스에서는 불편을 뛰어넘어 위험하고 섬뜩하고 잔혹하기까지 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라고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 아마도 나만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많은 글을 읽어보고, 댓글도 읽어보고, 유투브 해석 영상도 보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거려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할 부분도 있지 않나 싶어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봉감독이 직접 해설해주는 방식이 가장 좋겠지만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은 상당히 어렵지 않겠나 싶다. 왜냐하면 영화의 의미를 전달하려면 내용을 스포일할 수밖에 없을 터인데 개봉 중에 중요한 부분을 노출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관객으로서 각 개인의 의견을 담아내는 것은 이 영화를 봤거나 보려고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쩌면 봉감독이 그런 의도로 관객들의 생각을 표출하도록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전문가다운 식견이나 자료는 없지만 순수한 한 명의 관객으로서 내 생각을 순수하게 담아본다.
다만 내가 영화 리뷰를 할 때는 스포일러를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스포일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 스포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리뷰를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싶다. 뭐, 개인적으로는 내용을 읽고 봐도 그리 나쁘지 않으리라 싶기도 하다.
영화 초반부터 1시간 동안은 블랙 코미디로 요소요소마다 빵빵 터지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박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난 날 술판을 벌이는 장면에서부터 관객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저 사람들 왜 저러나.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데 저러다가 주인 양반들 돌아오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런 생각이 드는 데도 이들 가족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양주를 들이키며 한껏 기분을 낸다. 마치 자신들이 이 거택의 주인인 마냥.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불안이 고조되는 순간 ‘딩동’ 하는 벨소리가 들리며 영화의 장르는 전환된다. 공포 스릴러로.
이번에는 ‘아이구, 저러다 사람 잡겠다.’ 싶은데 두 가족은 티격태격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주도권 싸움을 벌인다. 기생충끼리의 싸움이 가관이다. 관객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손가락질을 한다. 기택가족에게도 손가락질이 향하지만 어쩌면 그들보다 못한 진짜 기생충 가족으로 보이는 근세에 대한 화살이 쏟아진다. 그러나 정작 나아지는 부분은 없다. 상황은 오히려 두 가족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는 처지로 전개된다.
원래 기택의 가족은 4명이 모두 백수로 반지하 방에서 피자 포장지나 만들며 살아가지만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온정이 넘치는 가족이다. 그런데 아들 기우의 친구 민혁이 수석을 가지고 오며 부잣집 가정교사를 제안하며 사건이 벌어진다. 이들은 모종의 신분상승을 꿈꾸지도 않는다. 조금의 술수를 부리지만 단지 그들 가족에 기생하며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박사장 가족과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그래서 박사장은 ‘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별히 악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신이 정해놓은 ‘선’을 넘는 사람을 싫어한다. 그런데 스멀스멀 그 선을 넘어오는 것들이 있다. 스멜이다. 기택가족으로부터 나오는 ‘냄새’다. 신분의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냄새다.
박사장은 이 냄새가 뭔지 모르지만 지하철에서 나는 그런 구린 냄새와 같다고 말한다. 아내인 연교 역시 착하디착하고 순하디순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이 냄새만큼은 견디지 못하고 차의 창문을 내리고 만다.
어쩌면 이 지울 수 없는 냄새 때문에 기택이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참을 수 없는 모멸감 때문에. 딸을 잃어버린 순간에 그 안에 내재되어 있던 분노가 폭발해버린 것이다. 그의 말처럼 아무런 계획 없이.
이 영화의 원래 원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한다. 두 가족의 빈부 격차를 극도로 표출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두 가족 모두 4인 가족으로 두 남매를 자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박 사장 가족은 땅 위 높은 곳에 존재하고, 기택 가족은 땅 아래 반지하에 존재하고 있기에 영화 제목을 ‘데칼코마니’였다고 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었으리라. 다만 영화 전체에 흐르는 핵심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아무래도 ‘기생충’이라는 제목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다.
대부분의 영화해설이 가난한 기택 가족을 기생충이라고 보고, 박사장 가족을 숙주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기생충은 결코 숙주를 넘볼 수 없고 기생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계급 사회에 반기를 들고 혁명을 부르짖던 봉감독이 이번에는 자본주의에 손을 들고 항복한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 두 가족 아니 세 가족 아니 우리 모두가 기생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끔찍한 마음이 들었다. 이 지구라는 공간에서 본다면 인간 역시도 기생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양극단의 두 집안을 통해 극도로 표출한 것이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박사장이 기사가 딸린 벤츠를 몰고 다니는 잘 나가는 글로벌 기업CEO이지만 사실 그도 별 것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죽음으로 보여준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지만 어떤 영화들처럼 무작정 관객을 불편하게만 만든 것이 아니라 또 한편으로는 그 정도의 각성 없이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오늘도 불꽃 퐈이야~~~^^*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나사렛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대구대학교에서 취업전담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동아대 강의전담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진로백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부회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며 400여명의 전문가를 배출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진로성숙도를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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