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출근해야 되는데, 성격 때문에 걱정인 신입사원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까지 취준생이었다가 다음주 월요일이면 첫 출근을 하게 되는 2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막상 첫 출근을 하자니 지금 너무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자꾸 저에게 위로가 될 만한 이야기나 고민 상담 심지어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하나 싶을 정도로 알아보다가 우연히 선생님의 글을 보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제 답답한 마음을 누군가가 해결 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3년제 전문대학인 치위생과를 다녔고, 올해 졸업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주변에선 "취업 걱정 없어서 좋겠네" "지금 같은 취업난에 좋은 과 선택해서 잘 갔네" "이제 취직해서 돈 벌 일만 남았네" 하십니다. 네, 맞습니다. 저 말들이 다 맞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뭔 걱정과 고민이 있냐구요?
제 성격입니다. 그리고 저의 미래입니다. 미래야 치위생과 나와서 치과에서 치위생사로 활동하면서 지내면 되는 문제가 아닐까 얘기하겠지만, 성격이 제 발목을 잡습니다. 그럼 성격이 어떻냐구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낯가림이 되게 심하고 내성적입니다. 이 얘긴 누구나 다 하는 말인 걸 저도 알지만 저는 너무 심한 거 같습니다. 엊그제 치과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원장님께서 그러시던군요..저의 성격이 역동적이고 적극적이냐구요.....하지만 그 순간에 "전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그래서 네 적극적이게 노력하는 중이라고 얘길 했지요...그리고는 다음 주부터 출근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전.. 원래 이 과로 이 진로로 오려던 게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수능과 입시 때가 다가오니까 이것저것 우연한 계기로 쓰다가 여기 또한 그런 계기로 오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많이 후회하고 있고요..그때 진작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알아볼걸 하구요...여차저차하다 치위생과를 다니게 되었는데 역시나 제 생각과 다른 곳에 왔으니 긍정적인 마음을 주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더라고요. 안 그래도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초중고 늘 똑같은 친구들만 봐왔다보니 전혀 다른 친구들을 만나려는 것이 겁도 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게 3년을 친구 없이 일명 스.따 라고하지요. 스스로 따를 시켰습니다. 그러다보니 학업엔 더더욱 소홀해지고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2학년 때 휴학이나 자퇴를 할까 싶었지만 주변의 만류와 저 역시 지금 관두면 이 성격에 뭘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억지로 꾹 참고 다녔습니다. 3년 내내 이런저런 대인관계 성격에도 문제가 많았는데, 늘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이런 생각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된다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잘할 수 있어!!잘했어!!라는 말을 해도 늘 아냐 뭘 잘해 못했는데..넌 이것밖에 안돼라고 타박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 사람을 만나건 누군가가 날 쳐다본다건 하면 그걸 의식해서 긴장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더 내성적이게 됩니다. 특히 치위생사로서 하면 수치를 느낄만한 행동 인 손을 덜덜 떱니다. 학교 다니면서 환자 데리고와 실습할 때도 그랬구요..
그래서 늘 저와 함께 작업하는 파트너에게도 미안했습니다. 저 혼자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이것저것 생각하다 책에서 보니까 제 성격이 딱 회피성성격장애라고 하더군요. 이 성격장애를 병원 가서 의사에게 진단을 받은 건 아니지만, 저 성격장애의 특징이 꼭 저를 말해주는 듯 싶었습니다.
늘 평상시에 누군가가 날 보고 내가 이런 행동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내가 한 말에 거절 하면 어쩌지...혼나면 어쩌지, 사람들이 날 쳐다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면 긴장되고 떨리고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면서 아까 말했듯이 내성적이게도, 스스로 대인관계를 회피 하는 스.따가 되기도 한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이건 초중고때 일화인데 전 선생님들이 오늘 며칠이지 몇 번 누가 읽어봐 이런 게 너무 싫었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제가 읽는 게 지목되면 많은 친구들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제 목소리를 듣고 그럼 제가 또 가슴 떨리게 긴장하고 그러다가 더듬더듬 버벅버벅 읽게되지요..그럼 또 애들이 절 속으로 뭐라 생각 할까 생각에 휩싸이구요....그래서 지금 이런 모든 것들이 너무 속상하기도 제 자신이 고작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한심하기도 합니다. ..
그리고 이제 곧 내일 모레면 사회생활 시작 하게 되는데...이런 성격으로 잘 할 수 있을까 막막하더라구요... 여태 성격 탓 하면서 남들 다해본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고 말이지요...최대한 밝게 해봐야지 노력 해 보려 하지만 그건 본래 제 자신의 모습이 아닌거 같아 늘 약간의 시도를 하다가도 혼자 차라리 스트레스를 받을 꺼 같음 속 편히 아무사람과 얘기도 하지 말고 혼자 있을래 하지요..
속으로는 나도 저 사람들과 저기에서 같이 어울리고 놀기도 하고 싶다 하면서도요...후...그래서 지금 너무 걱정입니다...직장이 집이랑 멀어서 출퇴근이 힘들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들과 무슨 얘길하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며 이젠 혼자가 되기 싫으면서도 몸과 마음은 따라주질 않고 일하는 거에 있어서도 이런 저런 부담감에 긴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사소한거 하나하나가 다 걱정이고 신경 쓰입니다. 다들 주변에서는 아직 시작도 해보지도 않는 일 가지고 뭘 그리 걱정하냐 하지만..
저에겐 심각하고도 심각한 문제입니다..그래서 선생님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고 저 역시 하루아침에 확 바꿔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제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고, 따뜻한 조언이라도 듣고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제 얘길 보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보시게 된다면 끝까지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신 거 감사합니다.
답변:
답변이 늦어져 정말 송구합니다. 제가 깜빡하고 메일을 놓치는 바람에 이제야 답변을 드림을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근하셨다면 벌써 보름 정도 지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잘 적응하고 병원을 다니고 계신지 무척 궁금합니다. 간단하게라도 답변을 주신다면 저도 마음이 편안할 것 같습니다.
내향적 성격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요. 내향적 성격에 관련해서는 제가 블로그에 올려둔 글들이 많으니 참조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내향적 성격과 관련한 글:
내향적이라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www.careernote.co.kr/1155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인생의 낙오자가 될 것 같아요. www.careernote.co.kr/1156
내성적이라는 이유로 직장생활이 힘드네요 www.careernote.co.kr/1141
목소리 큰 외향형 상사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 www.careernote.co.kr/1064
세상의 사람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www.careernote.co.kr/1063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겠다고 고민하는 직장인 http://careernote.co.kr/1321
사람들 앞에서 서서 말을 못하겠어요 http://careernote.co.kr/1334
사람을 만나고 나면 기진맥진 할 것 같아요. http://careernote.co.kr/1357
내향적 성격 때문에 꿈까지 접으려는 여고생 www.careernote.co.kr/2009
내향적 성격 때문에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들의 오해 www.careernote.co.kr/2008
사람 만나는 거 자체가 불편하고 어색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www.careernote.co.kr/2172
내향적인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문제해결방법: www.careernote.co.kr/2189
자신의 본성을 버리면 장점도 사라질 수 있다 www.careernote.co.kr/2124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www.careernote.co.kr/2259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장벽을 깨트리고 도전해보세요! www.careernote.co.kr/2519
다음주 출근해야 되는데, 성격 때문에 걱정인 신입사원 http://careernote.co.kr/2569
내향적 성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5가지 조언 www.careernote.co.kr/2569
한국인들은 특히 내향형이 많은데요. 대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내향성이 지나쳐 수동적으로 일과 삶에 임하며 사람들을 멀리하거나 회피하게 되어 습관화가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해결방법은 그런 습관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해결방법이 여러 가지로 다 다를 터인데요. 일단은 실타래처럼 엉켰을 때 인내심을 가지고 차분하게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형식의 방법이 유효한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방식이고, 제일 많이 추천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우리 삶의 대다수 문제들은 그렇게 인내심을 가지고 풀어나가야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꺼번에 풀기가 어렵기 때문에 하나씩 차분하게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게 우리 각자의 몫이죠.
두 번째로는 단절요법입니다. 실타래를 풀고 싶어도 정말 도저히 풀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엉켰다 싶을 때가 있을 건데요. 일단 열심히 풀려고 인내하려고 노력하되 그래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단 칼에 잘라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과거와 단절한다는 의미에서 ‘단절요법’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 과거와 깨끗이 단절하는 것이죠. 자신의 성격, 정체성, 라이프스타일 등을 모조리 바꾸는 것이죠. 자신의 과거와 단절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만으로 변화하는 방법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학교, 직장 등의 환경이 바뀔 때 이전과 전혀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보는 방식입니다.
세 번째는 도움을 구하는 겁니다. 사실 이런 계획들을 한 개인이 혼자 실행하기에는 무리가 뒤따를 수도 있는데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기상황을 스스로 대처해나가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융통성 있게 대처하면 참 좋지요. 물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변수들이 뒤따르겠지만 분명 좋은 해결방법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기다리기도 해야 하는데요. 다만 그렇게 술술 풀리는 상황만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자신이 계획했던 특정상황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 오히려 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주위의 도움을 구해서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을 건데요.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보통 사람이 겪을 수 있는 평이한 상황을 조금 넘어선 위기상황에서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더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걱정 마시고 의료진을 찾아서 도움을 구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듯 편하게 병원을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번째로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병원을 다닌다고 해서 마음 아픈 곳이 다 치료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민간요법과 자기탐색과 자기관리가 필요한 것이겠죠. 일단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민간요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대인관계 기술 개선 방법이나 스피치 학원이나 비슷한 사람들 간의 모임이라든지 자신이 좋아하는 흥미분야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진다든지, 가벼운 취미를 가져본다든지, 운동이나 스포츠 활동을 해본다든지, 관련한 분야의 책을 읽어본다거나 관련 주제의 강연을 들어보거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배움을 구하는 식의 방법이 있겠지요.
다만 그렇게 보고 듣는 것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실천해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봐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데요. 그렇게 하다가 보면 자신 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다섯 번째, 불안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새로운 직장에 출근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 어려운 일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사람들은 어떻게 나를 바라볼지, 나는 어떻게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지,,, 불안하죠.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불안감을 특히 많이 느낍니다. 어쩌면 평생을 불안과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닥쳐서 겪어보면 그렇게 큰 고통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또 다른 불안을 만들어 새로운 불안에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불안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런 불안을 기꺼이 끌어안고 살아가겠다는 용기있는 다짐이 필요합니다.
사실상 치위생사 특성상 본인의 생각처럼 그렇게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환자 입장에서 본다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직장동료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떠벌이는 것보다는 오히려 조용하게 차분하게 잘 들어주는 사람이 훨씬 더 나은 인간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새로운 환경에 겁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지치지 않고 위축되지 않아야 합니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세요. 자신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나가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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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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