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람은 못 견딜 정도로 고통스러울 때까지 미련하게 참는다 했던가. 나 역시 그랬다. 참고 또 참고 또 참았다. 치과에 들러도 이 사이 간극이 벌어진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물질 빼고 나면 그 때뿐이다 하고 잊어 버리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1년가량 갈 즈음 고기 한 점 먹었다가 완전히 끼였는데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느꼈다.
그러고 나서 또 다시 이물질이 끼였는데 이제는 도저히 한시라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상태가 되었다. 당시 다니던 회사 근처의 한 치과에 들렀는데 대대적인 치료를 감행해야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통상은 이래저래 참고 넘어갔는데 통증이 너무 심하기도 하고 간호원이 너무 친절하게 잘 설명을 해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작업을 결심하고 치료에 들어갔다. 1,2달가량 치료받았는데 250만 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다.
그 이후로는 음식물 끼이는 일도 없고 정말 건강했다. 그래서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7년 만에 치과에 들린 것이다. 불현듯 블로거 달려라꼴찌 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병원에 무작정 쳐들어간 것이다. 미국에 1년 있다가 왔는데 그 전에 같이 한 번 보기로 했다가 못 본 것이 아쉬워 점심 사달라고 문자 보내고 병원으로 찾아갔다.
한 대학과의 강연전 사전 미팅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 병원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이참에 스케일링이나 하자 싶어서 치료를 부탁했다. 혹 치아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할 생각이었다. 그만큼 달려라꼴찌 님에 대한 신뢰감이 컸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간에 가장 중요한 것에 하나가 바로 신뢰감 형성이 아닐까.
그런데 다행히 큰 문제없다고 진단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7년 만에 하는 스케일링이라 통증이 있었지만 예쁜 간호사 앞에서 아픔을 드러낼 수 없어서 진땀을 흘리면서도 참았다. 오랜만에 하는 덕분에 더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스케일링을 하고 같이 밥을 먹으로 갔는데도 시린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식사시간이 딱 1시간 밖에 없어서 식사를 하는 동안 달려라꼴찌 님과 지난 회포를 풀었다. 물론 소주를 한 잔 걸쳐야 하는데 근무시간이라 이런저런 블로그와 세상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이 없을 것 같은 원장님조차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것을 보면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이 날 밥은 내가 샀다. 예정에 없던 스케일링도 받고 검진을 받았는데, 모두 공짜로 해주셨기 때문에 계산하려고 하는 것을 내가 매달리다시피 해서 겨우 계산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간만에 치과를 다녀오고 나니 치아에 대한 소중함이 더 드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 세 번 꼭 양치를 하고 있다. ‘그거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실 분도 있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뒤늦게 정신 차려서 치아 건강관리에 나섰다.
7년 만에 스케일링 한 후에 든 생각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사실 살아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단순한 것들도 반복적으로 지속해야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사실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달려라꼴찌 님 너무 감사해요^^
예쁜 간호사 언니도 고마워요^^*ㅎ
참고로 병원은 7호선 보라매역 2번 출구에 있었다. 도보로 10분 직진해서 SK브로드밴드 건물을 지나면 바로 옆에 보인다. 달려라꼴찌 님은 이곳에서 11년을 일 해왔다고 한다. 그만큼 애착도 있고 장인정신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농심 본사가 있으니 농심 직원들은 꼭 ‘뉴연세치과’를 찾아주길 바란다.
원장님, 간호사 모두 킹 왕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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