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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상담 Q&A

수능점수가 안 좋아 어쩔 수 없이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대학생

by 따뜻한카리스마 2011. 4. 10.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의 블로그의 고민상담Q&A를 읽던 중 저의 고민이 생각나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00대학교 00학과 학생입니다. 곧 2학년이 되고 나이도 21살이 됩니다. 사실 저는 수능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수를 해서라도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그냥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너가 재수를 해서 잘 할 수 있겠느냐며 재수는 절대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잘 할 수 있고 한 번 실패했으니 다음부턴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었는데 부모님께서 저를 믿지 못하시니 이내 풀죽은 시금치처럼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그래 여기 합격한 것도 잘한 거야 학교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어, 가서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에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다 보니 저의 결심만큼 열심히 하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제가 집이 인천인데 먼 거리의 지역까지 학교로 통학해야 하니 처음엔 몸도 힘들었고 난 왜 이렇게 멀리 학교를 다녀야 하나 이런 생각이 마음속에 뭉게뭉게 피어올랐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제가 원래 가고 싶었던 과는 00학과가 아닌 신문방송학과였습니다. 물론 00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 지원한것이지만 다른 사람의 전공이 아닌 저 자신의 전공이 되다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4월에는 어머니와 과에 대한 문제로 심하게 다투었고 가끔씩 재수 얘기가 나오면 다투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사실 4월에도 학교를 그만두고 공부를 하려면 늦지 않았지만 저도 알고 있는 제 단점인 결단력과 용기의 부족 탓이었는지 그냥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는 1학기 휴학이 되지 않았기에 1학년을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드는 생각은 다시 수능을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수능을 보면 22살에 대학교 1학년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솔직히 열심히 해보고 싶고 잘 할 자신은 있습니다. 제가 고 3때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성적이 하향세를 탔습니다.


그리고 그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면 수능을 잘 볼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언수외는 평균 95%였는데 사탐은 평균 87%정도였습니다. 사탐은 열심히 공부한다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수능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고3때 마지막 가이드라인을 쳐서 이 이하로는 가지말자고 했던 것이 00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였습니다. 결국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버렸지만요.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수능을 다시 보려 해도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저희 집은 형편이 그리 좋지 못한데 부모님은 자식인 저와 오빠가 학업에 관련해서 한다고 하면 힘든 내색 하시지 않고 대부분 해주시려하셨습니다.


제가 새 학교에 들어가면 1년 동안 학교에 낸 등록금이 무용지물이 돼버립니다. 요즘 등록금이 정말 만만치 않은데 그렇게 된다면 자식으로써 부모님의 등골만 빼먹는 셈이 되겠지요...


그래서 새 학교에 들어간다면 1년 동안 그래도 놀건 다 놀았으니 학점을 잘 따서 3년에 조기졸업을 하는 건 어떨까 생각도 해보지만 쉽게 결정이 서지 않습니다. 다른 대안도 있는데 제 2안은 수능을 다시 봐서 사관학교를 합격하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군인과 아나운서라는 꿈이 있습니다. 때문에 신문방송학과를 고집하는 것이고 군인 또한 꿈이었기 때문에 고3때 공군사관학교 시험을 보았습니다. 역시 떨어졌지요.


사관학교에 합격한다면 부모님께 등록금에 대한 돌덩이 같은 심정은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님께 이런 제 의사를 가끔씩 표현하곤 합니다. 아직 자세한 사항은 아니지만 슬슬 떠보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 멋대로 하라는 어머님의 대답을 들었지만 이렇게 힘들게 시작하면 1년을 어떻게 버틸지 막막합니다.


제가 의지할 곳은 부모님, 집뿐일 텐데 말입니다. 전과, 편입의 대안도 생각하고 있지만 신문방송학과의 경우 자기들끼리 뭉쳐서 공부도 하고 워낙 소수인원이라 전과생인 저는 외부인이 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이것도 사람하기 나름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제 성격이 소극적인지라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인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가 전과와 같은 좋은 방법이 있는데도 괜히 무리한 고집을 부려 부모님만 속 썩이는 게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괜한 기대감에 차서 또는 괜한 걱정이 앞서 다시 학교에 입학하려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저도 저의 진짜 속마음을 잘 알 수가 없네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생각이신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답변:

인생이란 참 딜레마죠. 이런 저런 선택의 고비가 끝없이 이어지니까요. 이것만 잘 선택하면 잘 풀릴 것 같은데 잘 운 풀리기도 하고, 잘 안 풀릴 것 같은데 의외로 잘 풀어가는 사람들도 보면 신기하기도 하죠. 나도 답답한데 간혹 나보다 더 답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보면서 혀를 차기도 하죠.


지금 여러 가지 선택의 갈레에 서 있는데요. 사실 우리는 항상 그런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죠. 그럴 때 누군가 ‘무조건 이 선택으로 가라’하는 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마음속에 있는 거죠. 그러면 무조건 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나 심지어 운세를 보고 도사의 말에라도 내 운을 맡기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운명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참조할 수 있어도 결국 운명은 나 스스로가 개척해나가는 겁니다. 일단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면 독립성도 없어지고 책임감도 없어지고 삶의 자주성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인간 삶의 변화는 선택의 중요성도 있겠지만 그 인간 행동의 중요성이 더 큰 영향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나 자신이 마주친 삶의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내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 당연히 주변 환경이 그 개인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는 거죠. 한 인간의 주체성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되겠죠.


따라서 지금 현재로서 어떠한 선택을 하든 본인 스스로가 밀고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늦더라도 재수를 해보고 전력을 다해보는 것도 좋겠죠.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1,2년 늦는 것은 괜찮습니다. 때로 10,20년도 괜찮은데 1,2년이 무슨 상관입니까.


집안 형편이 지금 안 좋지만 그런 것을 걱정한다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타려고 노력하거나 알바 하면서 어느 정도 보충도 가능합니다. 경우에 따라 대출도 떠안을 수 있습니다. 현재 다니시는 00학과를 그대로 다녀도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 남은 학년 열심히 해서 복수전공을 선택하거나 신문방송학과로 편입하면 됩니다. 지금 다니고 계신 00대학교 정도라면 충분히 좋은 학교입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그 대학교 못가서 안날이 난 사람들도 아주 많습니다.


사실 저도 명문대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명문대학교에 강의 나가고 그들을 코칭, 컨설팅해주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꽤 많은 학생들이 여러 가지 문제로 핸디캡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지금 상태로 가면 여전히 그러한 종류의 핸디캡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왜냐하면 선택을 잘못해서 인생이 꼬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내면의 마인드를 바로 정립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선택을 하던 결과는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현재 주어진 환경을 뛰어넘어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을 둘러싼 주변 제약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제약들을 어떻게 뛰어넘어야 할 것인지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마음 상하실지 모르겠지만 좋은 명문대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죠. 내가 아니라 명문대 간판이 내 인생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죠. 하지만 대단히 잘못된 믿음입니다. 예전 같으면 가능한 환상이었지만 시대가 흐를수록 그러한 믿음은 깨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현실에 충실할 자신이 없는 거죠. 열심히 해서 편입할 자신이 없고,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을 자신이 없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기업(진로)에 들어갈 자신이 없는 거죠. 현재 공부하기도 싫고, 의욕도 생기지 않는 것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어머니의 잘못, 그러니까 재수를 하지 못한 잘못된 선택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거죠.


물론 어머니의 잘못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좀 더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실천해야만 합니다. 남의 탓, 주변 환경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나를 탓하고 내가 선택해야 될 삶의 과제에만 집중하시면 모든 문제들은 자연스레 풀리게 됩니다.


어떠한 선택을 하던 순간순간에 완벽하게 몰입해 행동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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