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기억하고, 평화를 기도하며
작은 실천이 말해주는 더 큰 다짐
오늘은 6월 25일입니다. 625전쟁 발발75주년입니다.
모두가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던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한군의 남침으로 민족의 가슴을 찢는 전쟁이 시작된 날입니다. 그렇게 동족상잔의 비극은 현실이 되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이 비극을 교과서로만 접해왔기에 실감하지 못할 겁니다. 사실 제 세대 역시도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기에, 그 고통과 절망을 오롯이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고통의 역사일수록 더 깊이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겠죠.
오늘 아침, 수업 가는 딸아이와 함께 차량 안에서 6·25 전쟁과 중동전 같은 오늘날의 비극적인 전쟁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대화였지만, 그 자체가 기억의 전승이자 평화를 위한 실천이기도 하니까요.
‘625 단식’을 시작하게 된 배경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자 시작한 단식
10여 년 전인 2014년부터 저는 매년 6월 25일에 단식을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미약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 실천을 통해 몸으로 기억하는 하루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물론 완벽한 단식은 아닙니다. 끼니 때가 되면 물을 마시고, 몇 조각의 과일 정도는 먹습니다. 단식을 하면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서이지요.
아내는 처음엔 “당신은 절대 단식 못할 거야” 걱정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한 듯 “단식도 아니네”하고 웃으며 놀립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밥돌이’로 불릴 만큼 하루 세 끼는 반드시 챙겨 먹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단식을 한다는 건,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죠.
하지만 이 단식을 통해 배고픔의 허기뿐 아니라, 전쟁 속에서 굶주렸던 이들의 처지를 아주 조금이라도 상상해보고자 했습니다. 굶주림이라는 신체적 경험을 통해 공감의 폭을 넓히고, 전쟁의 무게를 가슴 깊이 새겨보고자 했습니다.
단식을 결심한 7가지 이유
제 안의 변화, 사회를 향한 메시지
1.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식사를 의도적으로 거른 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바빠서 식사를 거른 적은 있어도, 일부러 식사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는 꼭 세 끼를 챙겨야 마음이 안정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저를 보며 아내는 배가 고플 때만 먹는 타입이었고, 이 때문에 종종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딸아이도 저를 닮아 하루 세 끼는 꼭 먹어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식사는 단순한 생존의 행위일 뿐만 아니라 집요한 욕망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이 음식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참는 일이 아니라, 제 안의 욕망 전체를 다스리는 상징적인 실천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의 거대한 욕망 덩어리를 한 번에 없앨 수는 없겠지만, 단식을 통해 욕망을 절제하는 삶의 훈련을 조금이나마 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2.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
저는 참을성과 인내심이 부족합니다. 목표가 생기면 빠르게 움직이고 행동하고 이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목표야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작은 것 하나도 잘 참지 못하는 작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삶은 언제나 기다림과 인내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인내’를 훈련하는 방법으로 단식을 떠올렸습니다.
식욕은 본능입니다. 이 본능을 절제해낼 수 있다면, 삶에서 마주하는 다른 많은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셜캠(Socialcam)을 창업한 저스틴 칸(Jusitn Kan) 언급한 인내심과 관련한 문장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포기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인내는 단순히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것입니다. 링 안에 들어서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링 안에서 버티는 것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특히 여러분이 패배했고, 피곤하고, 혼자라고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여러분에게 좋았던 시절의 얘기를 해주고, 성공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실수담조차도 쉽게 이야기 해줄 것입니다(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도요).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포기하려고 하고 다른 것을 하려고 했던 시간에 대해서는 잘 얘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은 누구나 그런 순간들이 있다는 것이고, 여러분이 포춘(Fortune) 표지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 때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장하는 것은, 여러분이 포기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출처: 《스타트업은 죽지 않는다. 단지 자살할 뿐, 저스틴 칸》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단식을 통해 ‘인내하는 힘’을 기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이 쌓이면서, 어느새 일상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3. 죄책감에서 비롯된 결심
『왜 지구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같은 책을 읽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배고픔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저는 저 스스로가 너무 편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미안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아프리카 아동들에게 10여년 이상 후원을 지속해오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늘 부족함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단식을 통해 몸으로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한때 우리나라도 가난과 굶주림의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쉽게 배부름에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4. 전쟁을 반대하고 선조를 기리기 위해
6·25 전쟁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닙니다. 무려 200여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450만 명 이상의 인명이 사라졌습니다. 그 고통과 희생 위에 우리가 지금의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단식은 그분들의 헌신을 기리는 하나의 방법이자, 전쟁을 반대하는 제 나름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단지 한민족으로서가 아니라, 인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전쟁을 반대하는 연대의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하루 한 끼라도 단식을 해보면 어떨까.’
이것이 제 마음속의 작은 외침이었습니다. 우리 가족들에게 강요하고 있진 않지만, 언젠가는 이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길 바랍니다.
5. 개인적인 도전으로서
저는 늘 책에서 단식에 대한 언급을 접할 때마다 “나는 절대 못할 거야.”라는 생각과 더불어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상반된 의견이 공존해왔는데요. 그렇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일들도 많았지요. 하지만 ‘625 단식’만큼은 꼭 해보자고 결심했고, 처음엔 하루, 다음엔 사흘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하루 세 끼 중 한 끼라도 거르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점차 그것이 가능해지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단식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우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6.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은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 이야기가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연결시켜줍니다. 단식이라는 실천을 통해 저만의 작은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과 나누고, 이 세상에 덜 먹고, 덜 쓰는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단식은 단지 개인의 고행이 아니라,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을 절제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작지만 강력한 메시지라고 믿습니다.
7. 청년들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지금의 청년들은 다양한 이유로 꿈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 불확실한 미래, 기성세대의 무책임 등으로 인해 좌절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을 응원하는 어른이 있다’고.
단식을 통해 제 삶을 다시 돌아보고, 청년들에게 보다 큰 뜻을 품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단식이라는 극히 개인적인 실천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작지만 깊은 실천
단식은 쉽지 않습니다. 속도 미슥미슥하고 머리가 어지럽고, 온 몸이 무기력해지고, 기운도 없고, 힘든 허기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하루를 버텨낸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스스로에게 작은 승리를 안깁니다. 그렇게 저는 10년 넘게 매년 6월 25일에 단식을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엔 포도 열 알로 시작했습니다. 그 작은 포도 한 알을 오래도록 씹으며 감사함을 되새기던 그 시간이 저를 만들었습니다. 이 작은 실천을 통해, 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굶주림의 고통을 공감하고, 욕망을 절제하고,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답니다.
함께해 시도해 보실래요.
오늘도 불꽃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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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이상의 강연과 상담을 하고 있다. 《나만 몰랐던 취업비법》,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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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나만 몰랐던 취업비법>, <아보카도 심리학>, <대한민국 진로백서>,<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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