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봤습니당^^ 요즘처럼 화려한 기술이 성행하는 영상산업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영화입니다-_-;; 그런데 잔잔하게 이어나가는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에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좋은 영화였답니당^^* 제가 존경하는 성곤쌤이 추천해줘서 보게 된 영화인데요.
사실 저는 할리우드 키드라 다소 자극적이고 화려한 최근에 개봉한 <블랙펜서> 스타일의 통쾌한 액션영화와 SF, 판타지, 에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합니다. 다소 유치하지만 일상에서 해결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영화를 통해 대리 해소할 수 있기에 그랬습니다. 그래도 나름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인데요. 학교생활 동안 월담을 하면서까지 영화를 보기 시작해 지금까지 3천여 편 이상의 영화를 봐온 영화광이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으니 벌써 40년 가까이 영화를 봐왔군요. 와우~ 어릴 때는 하루 서너 편 이상의 영화를 예사로 계속 보기도 했답니다. 지금도 수시로 영화를 보며 1년에 100편 가량은 봅니다. 도대체 그런 여유가 있느냐고 묻는다. TV보는 시간과 게임, SNS시간만 줄이면 충분히 시간 나오고도 남습니당^^*ㅎ
그런데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그 어떤 영화보다도 그저 잔잔하기만 합니다. 어떤 교훈이 전해질 것 같은데요. 아니면 최소한 무엇인가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영화 속에서는 어떤 반전도 어떤 해답도 대답도 제시하지 않는 겁니다. 그것이 오히려 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에 시간을 낭비한 다음에 변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후에 공부하기 시작했는데요. 해답을 제시해주시지 않는 책들과 강연과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엇인가 똑 부러지는 해법을 기대했던 거지요. 그래서 제가 그런 책을 쓰려고도 하고 강연에서도 해법을 나름 제시하려 노력해왔는데요.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있지만 대다수의 책의 반응은 시큰둥해서 실망하기도 했지요. 오히려 제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독선을 부리기도 했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면서 그런 제가 턱없이 교만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인간은 농촌의 자연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좋다는 뉘앙스(의도)가 분명 있기는 합니다. 주인공 혜원은 임용고시에 실패하고 도시의 일상에 지쳐 고향에 내려온 실패자였죠. 잠시 머물려던 고향에서 1년 동안 자연과 함께 하며 주인공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이 치유의 힘을 주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어떤 해답도 제시하지 않으려 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저는 실제로 농사를 해봤던 사람이라 농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압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잘 모릅니다. 부모님이 농사일 시키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하셔서 농사일을 직접적으로 많이 하지는 않았답니다. 그래도 10년 넘게 부모님이 농사일을 해오는 모습을 봐왔기에 영화처럼 아름답지만 않다는 현실만큼은 잘 압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농촌에서 살아야 행복해진다고 해석보기보다는 ‘어디에서 살아가던 일상의 삶에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아름다운 농촌으로 한 자연풍경도 좋았지만 주인공의 감정이 맛깔스러운 음식을 통해서 전해지기에 더 깊은 감동도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충동까지 들더라고요.
영화를 본 토요일에도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사태살로 소고기 미역국을 1시간 동안 푹 끓이고, 그동안 부추와 양파와 당근을 넣고 오이무침을 듬뿍 했지요. 그 전날에 만들어둔 진미채로 직접 만든 무말랭이와 아내가 만들어둔 땅콩으로 조림한 멸치볶음과 곤드레 나물 찬반까지 만들어서 부모님에게 전해드리고 왔거든요.
그래서 더 뿌듯한 겁니다. 아직까지 잘 살고 있다는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ㅎ~ 혼자. 자뻑~~~ㅋ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아마 누구에게나 위안이 되고 힐링이 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저처럼 자신을 괜찮다고 위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자신을 뒤돌아봐도 정말 후회 없이 잘 살아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영화였거든요. 대단한 일을 하고 커다란 성과를 것보다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거든요.
영화가 끝나고는 아내와 저는 술 한 잔 기울였습니다. 아이들 저녁 챙겨먹으라고 이미 다 미리 준비했기에 늦은 밤까지 함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삶에 대해 대화하면서 술과 음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 그것 자체가 일상의 축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답니다.
영화는 일본 에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해서 일본에서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이라는 두 편의 영화로 2015년도에 개봉했던 영화라고 합니다. 이 작품을 우리나라의 임순례 감독이 한국적으로 재해석해서 만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다가 영화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올해 개봉관에서 상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는 사실상 4명이 전부인데요. 이 분들 모두 다 연기를 자연스레 잘합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임순례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문소리가 주인공 혜원의 엄마로 나오는데요. 워낙 뛰어난 연기자이지만 평범한 엄마로서의 역할을 잔잔하게 수행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신비스러운 면이 있기도 한데요. 평범한 부모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독특한 교육방식으로 인생의 가르침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합니다. 그것도 음식이라는 소재로 전하니 더 신선한데요. 딸의 안부가 아니라 감자빵 만드는 방법을 만들어온 엄마의 편지에서 기인의 느낌을 받습니다.
여주인공 혜리는 <아가씨>의 ‘숙희’와 최근에 개봉한 영화 <1987>의 ‘연희’를 연기한 김태리인데요. 나약해보이면서도 강인하고 소탈한 자신의 중심이 뚜렷한 ‘혜원’의 역할을 잘 소화해냅니다. 말 그대로 재기발랄합니다. 도시에선 임용고시도 실패하고 편의점이나 식당 알바나 하는 별 볼일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사실은 요리하는 손재주도 뛰어나고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는 밝음이 가득한 20대 여성의 연기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그녀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남자배우는 류준열인데요. 영화 <택시기사>에서 광주 시내 길을 안내해주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던 착한 청년 구재식 역을 했었지요. 앞선 영화 <더 킹>에서는 막무가내의 악당 최두일 역을 소화하기도 했던 배우인데요. 이번에는 본인이 자발적으로 도시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농촌이 좋아 농촌생활을 하는 순수하지만 당당한 청년으로 등장하며 여자들의 가슴을 뒤흔듭니다.
주인공 혜원의 동창이자 절친으로 나오는 ‘은숙’ 역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임순례 감독이 직접 발굴해 낸 신예 진기주가 맡았는데요. 무작정 농촌 탈출을 꿈꾸지만 순박하고 에너지 넘치고 온정 넘치는 시골처녀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자연스레 주인공 혜원으로 빠져드는데요. 우리도 바쁜 도시생활에 지쳐 일상을 탈출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혜원이 고향집으로 되돌아온 1년 동안 거주하는 농촌마을의 자연풍경과 친환경적인 음식에 저절로 힐링이 되기도 합니다.
<리틀 포레스트>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작은 숲’입니다. 영화 속에서 고향집을 갑자기 떠나버린 엄마가 딸에게 남긴 편지에서 나오는 말인데요. 엄마는 무작정 고향이 싫어 도망친 것이 아니었죠. 돌아가신 아빠와 이 시골마을이 작은 숲이었듯 너도 이 자연에서 너만의 작은 숲을 가꿔나갔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어쩌면 일반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어머니의 가르침이야말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언제 어느 때나 되돌아갈 수 있는 ‘나만의 작은 숲’은 어디일까요?
당신은 그곳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요~~~
아직 찾지 못하셨다면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예고편으로 느낄 수 없는 깊은 울림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업진로지도전문가’ 교육을 통해 올바른 진로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 교육&모임 안내!
3월 5일 취업진로지도전문가 35기 과정(부산-평일과정) www.careernote.co.kr/notice/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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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daum.net/jobteach/Sk9N/146
3월 10일 취업진로지도전문가 34기 과정(부산) www.careernote.co.kr/notice/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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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2부) 유재천의 의미철학 <여행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http://cafe.daum.net/jobteach/Sk9N/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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