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경리, 재무, 세무 업무에서 종사하는 경력자의 커리어고민
안녕하세요. 그동안 선생님의 글을 많이 찾아 읽었었고 읽은 상담사례들을 토대로 고민들을 헤쳐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상담을 드리고자 메일을 씁니다.
저는 전문대학에서 섬유를 전공하고 경리회계직에 재직 중인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총 경력은 6년 정도 되지만 근무지당 평균 근속기간 약 18개월로 길게 다니지는 못했습니다.
제조업, 유통업, 세무회계사무소에서 경리회계 업무와 세무신고와 영업지원 업무 등의 업무를 맡았습니다.
전문대학 졸업 후 주변 권유로 경리회계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성격에도 잘 맞고 좋았습니다. 경리업무가 전문적인 일은 아니고 잡무가 더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직업적인 자신감(전문성, 인지도)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2년 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급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세무대리 직종으로 옮겼습니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근속기간이 짧은 것에 대한 후회도 있고 해서 현 직장에서는 못해도 3년은 다녀야지 하고 생각 했습니다.
요즘 정부에서 여러 가지 개혁을 추진하다 보니 세무업무에 많은 변화와 문제가 발생하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정부에서는 선진적으로 빠져나갈 틈새 없이 과세 제도를 개편하고 있는데 반해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그걸 따라가지 못하십니다. (일용직의 보험가입, 연말정산 등 여러 가지 사례가 있지만 어려워하실 거라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정부와 거래처 사장님들 사이에서 업무를 처리해나가는 저로서는 힘이 들고요.
이 직업의 장점은
.독립적인 업무 분위기라서 경리 때보다는 잡무가 적습니다.
.결혼, 출산 후 복직이나 이직에 있어서 경리보다 제약이 적고 오래 일할 수 있습니다.
.없어질 수 없는 직업이고 웬만한 지역에 꼭 회사가 있습니다 (지역적인 제약이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되고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하지만 성취감도 있습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합니다)
반면에 단점은
.바쁜 기간(약 6개월)이 있어서 야근을 하는데 할 때마다 체력이 달리는 걸 느낀다는 점 (아프기도 하고 걱정도 되네요)
.포화시장이라서 거래처를 뺏고 빼앗기는데 그 때마다 느껴지는 허무함 (제 소관이 아니라 어쩔 수 없지만 힘드네요)
.업무 강도와 질 대비하면 박봉이라는 점 (어린 나이가 아니라.. 상대적인 박탈감도 있구요)
.정부에서 갈수록 조사, 추징을 많이 해서 거래처에서 원망을 듣는다는 점 (책임은 안지지만 부담감이 큽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 성격에 맞고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해왔습니다. 위에 기재한 장점은 제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 단점은 이 직업에 회의감이 든 이유입니다. 한 곳에서 꾸준하게 일하지 못했지만 이 일을 계속 한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어느 정도 세워뒀었는데요. 본질적인 직업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일을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공인 섬유나 무역 쪽으로 생각해봤지만 외국어가 준비 되지 않은 상태라서 당장은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준비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거기서는 다시 처음인데 제자리걸음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되서 선뜻 결정을 못 하겠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문제입니다. 전 아르바이트 경험 없이 바로 경리 회계직으로 직장생활을 해서 다른 방면은 무지해서 다른 일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복잡해서 갭이어를 가지며 머리를 식히려고 계획 중이지만 도피성인 것 같아서 실천하기도 망설여지고요. 이성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계속 하는 게 맞는 것 같지만.. 신념 없이 제가 이 일을 해나갈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답변:
누구나 자신의 일에 회의감을 느낍니다. 그럴 때는 그만둘 필요도 있고, 참고 견뎌야 할 때도 있습니다. 선택의 결과가 전혀 다르죠. 이유는 각자가 놓인 상황에 따라서 다 다르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현재 상태로 여러 번 직장과 직업을 옮긴 상황에서 정확한 목표를 정하지 않고 그만둔다는 것에는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말씀처럼 휴지기를 가지며 잠시 자신을 뒤돌아볼 필요도 있는데요. 그것 역시도 현재 일을 하면서 조금 더 계획을 가진 후에 시도하는 것이 시행착오가 적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휴가보다는 일단 짧은 휴가를 취해서라도 원기를 회복해보시길 권합니다.
문의주신 분과 비슷한 사례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커리어를 잘 구축해나가고 있는 지인의 사례를 언급해봅니다.
한 분은 거의 똑같은 일을 하고 계신 분인데요. 회계세무소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독립해서 세무회계를 처리하고 계십니다. 저도 이 분을 통해 매년 2회 세무신고를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혼자서 100여명 이상의 개인과 다수 기업의 세무회계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퇴근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수익적으로 나쁘지 않은 거죠. 웬만한 기업 임원 연봉이상 일겁니다. 만일 이러한 분들을 모델로 해서 독립하려고 할 경우를 생각한다면 지금 현재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서 파고들어가면서 전문성을 구축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죠.
또 한 분은 예전에 제가 다녔던 회사의 경리팀에 근무했던 남자 직원이었는데요. 거의 10여년 가까운 시간을 경리직 업무를 담당했지만 자신의 일에 애착도 없고, 회사에도 애착이 없던 친구였습니다. 경리 업무 특성상 자잘한 잡무도 많고, 남들 뒤치다꺼리해야 하고, 관리자들과 실무자들 사이의 틈새에 끼여 인상 찌푸릴 일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10년이나 일을 해왔다면 분명 경리, 재무, 회계 분야에 대한 흥미와 적성이 있다는 사실을 제가 일깨워줬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파고들어서 전문성을 구축한다면 남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줬죠. 그런 다음부터는 거의 매일 마시던 술도 자제하고 세무사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제는 본인의 세무서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성공사례로 제가 언급한 두 분과 달리 전혀 다른 진로로 나아가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 삶은 무한한 변수의 연속이니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계획하든 지금 현재 그 시점에서 준비해야만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겁니다. 단순히 지쳐서 그만둔다든지, 아니면 무지개만 바라보며 달려 나가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어떤 일이든 모두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완벽하게 자신에게 맞는 운명 같은 직업이 있다면 좋겠지요. 그러나 대다수의 직업들은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견딜 필요가 없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견뎌내야 합니다. 그런 만큼 견딜 수 있는 만큼 조금 더 견뎌보시길 권합니다. 과감히 탈피해야 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준비하시고 역량을 쌓아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그 이후에 변화를 시도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할 기회도 생길 겁니다. 삶은 늘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연속이니까요. 하지만 좋은 기회를 만들려면 자신이 어떤 일을 하던 적극적인 자세로 움직이고 행동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르는 행동을 해나가 보시길 바랍니다.
멋진 기회들이 생길 겁니다^^*ㅎ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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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행복한 인생설계 위한 진로탐색 과정과 직업결정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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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나만 몰랐던 취업비법》,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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