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펑펑 흘리게 만든 청각장애인 노선영 작가의 감동적인 강연

 

유투브를 통해 세바시 강연을 찾아보다가 378회에 출연한 청각장애인 노선영님의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도전하는 열정에 장애는 없다>라는 주제의 강연이었는데요. 보통은 강연을 틀어두고 다른 소소한 작업을 병행하는데요. 노선영 작가의 강연은 더듬더듬하는 말투로 시작되어 멀티태스킹 방식으로는 동시에 들을 수가 없어서 '이 사람 누구지? 무슨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으로 강연을 보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잠깐만 보고 별로다 싶으면 그만보려고 했는데요. 시작후부터 진솔한 마음과 열정이 느껴져 눈을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끝까지 보고 눈물 펑펑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오후에 3시간짜리 제 강연이 있었는데요. 쉬는 시간에 이 강연을 틀어놓았답니다. 이미 본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사실 그녀의 발음이 다소 부정확해서 제작진은 노선영 작가의 말을 자막으로 정리해 보여줬는데요. 이 내용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오후 강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세 번째로 강연을 보면서 강연 내용을 일일이 다 받아 적었습니다. 그렇게 세 번째로 동영상을 바라보는데도 눈물이 다시 흘러내릴 정도로 마음을 뒤흔드는 감동이 있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왜 인생을 포기하지 않아야 되는지’ 그녀의 도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가글을 시작하는 작은 도전에서부터 이제는 세상을 바꾸는데 도전해보고 싶다는 거대한 도전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도전에 비한다면 우리의 도전에 대해서는 그저 부끄러운 마음이 가득할 뿐입니다. 누구든 그녀의 강연 동영상을 본다면 작은 용기를 내고 새로운 의지를 다질 수 있을 겁니다.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주변에 많이 추천해서 보시길 권합니다. 아이들과 같이 봐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에 그녀가 말한 내용의 전문을 일일이 다 받아 적었는데요. 제가 받은 감동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텍스트로는 결코 그녀가 전하고자는 마음을 다 느낄 수 없으니 여러분들은 아래 내용보다는 동영상 강연에 집중해서 끝까지 다 보고 들어보시고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이 느껴지실 겁니다.

 

동영상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J-McF2S2PUE

 

 

안녕하세요. 저는 노선영입니다.

 

저는 소리 없는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불이 꺼진 방에 혼자 자고 있었는데요. 눈을 뜨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완벽한 어둠속에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엄마는 내 손을 잡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리고 말씀 하셨습니다.

“물을 마시고 가글가글 한 번 해보렴.”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가글가글을 하려고 했으나 하질 못하고 그냥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엄마는 저를 보고 울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저를 포기하지 않고 말을 가르쳐서 5살이 되었을 때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각장애학교인 애화학교를 다녔을 때입니다. 수녀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들리지 않아도 글을 잘 쓰면 너의 모든 마음을 잘 전할 수 있어.”

수녀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고 그 후로 작가라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애화학교를 다녔을 때 수화로 소통하면서 행복했습니다. 10살이 되던 해에 엄마는 제가 일반 학교로 전학을 시켰습니다. 그 후로 선생님의 입모양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몰랐고 친구들과도 소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반학교로 옮기고 나서 저의 첫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40여 통의 편지를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생일 날 가장 예쁜 옷을 입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내 생일이야.”

 

친구들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울면서 집에 갔습니다. 엄마는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

“어~ 이리와. 친구는 데리고 왔니?”

“아니. 한 명도 못 데리고 왔어.”

 

엄마와 저는 함께 울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을 보고 사는 게 의미 없다는 생각에 뛰어내리려고 했습니다. 그때 부모님 얼굴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이렇게 죽을 각오로 더 열심히 살아서 친구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겠어.”

 

그 후로 세상을 향해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스무 살이 되었고, 대학교 1학년 때 국토 대장정에 도전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엄마는 말씀 하셨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포기란다.

한 번 포기하면 다음에도 포기하기 쉬워진단다.”

- 노선영씨의 어머니

 

국토대장정은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공중전화박스를 보면 달려가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걱정하지 마. 난 잘 지내. 여기는 광주야.”

 

저는 친구들을 보고 엄마가 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엄마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절박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대장정을 포기하고 집에 갔지만 저는 다행히 엄마가 해준 말을 기억하고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날, 딩동딩동 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제 모습이 지저분해서 그런지 엄마가 ‘누구세요?’라고 놀렸습니다.

 

앙드레 김 패션쇼에서 배우 김태희씨를 만났습니다. 편지를 써서 전달하였기에 김태희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만약 편지를 쓰지 않았다면 김태희씨를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세계지식포럼에도 참가했습니다. 포럼에 참가하기 전에 13년 동안 교수, 공무원만 30% 할인 되었고 장애인 할인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식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후로 장애인 할인 50% 법이 만들어졌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지원받아서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북포럼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작가와 소통하는 곳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저는 강연에 도전했습니다. 책은 누군가에게 읽히는 대상일 수도 있지만 제게는 혼과 같습니다. 그것은 평범한 혼이 아니라 장애에서 오는 부재를 채우기 위한 절박함이 담겨 있는 혼과 같습니다. 그 후로 타이핑, 수화, 통역 지원을 받아서 장애와 상관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삼중고로 살아와야만 했습니다. ‘여자, 장애인,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이렇게 제 앞에 놓인 장애를 깨트리기 위해 세상을 향해 도전해야 했습니다.

 

저는 내면의 목소리를 책에 담고 싶었습니다. 만약 내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무미건조한 영혼일 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전하는 열정에 장애는 없다!’

저는 비록 부족하지만 오늘은 강연자로서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앞으로도 저는 포기하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결핍을 에너지로 바꿔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도전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세요!

 

출처: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378회 노선영, <도전하는 열정에 장애는 없다>, 정리 정철상

 

p.s. 노선영 작가가 강연을 할 당시에는 책이 나오지 않았나 봅니다. 책 이름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요.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검색해보니 책은 2014년 4월에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답니다. 저도 주문했는데요. 여러분들도 주문해보세요^^

http://www.yes24.com/24/goods/12615839?scode=032&OzSrank=1

 

p.s. 노선영 작가는 지금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작가 수업과 영어 수업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 페이스북으로 친구요청을 드렸더니 바로 수락하고, 따뜻한 메시지도 보내주시네요. 여러분들도 친구 맺어보세요^^*ㅎ

https://www.facebook.com/sunyoung87

 

* 진행 중인 교육

8월 5일 : 청중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 역량 개발 과정 http://cafe.daum.net/jobteach/Sk9N/45

8월 12일: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 http://cafe.daum.net/jobteach/Sk9N/47

8월 23일 :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14기 양성교육(서울) http://www.careernote.co.kr/notice/1611

9월 13일 : 참여를 끌어내는 퍼실리테이터 역량 개발 심화과정 http://cafe.daum.net/jobteach/Sk9N/46

9월 16일 : 패턴리딩으로 바라보는 독서법 http://cafe.daum.net/jobteach/Sk9N/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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