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몇 년간 계속해서 읽어왔지만 올해 책은 보지 않아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이유는 남이 만들어놓은 트렌드에 무작정 따라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심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읽는 책이나 김난도 교수가 띠지 모델로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에 조금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가 미워서가 아니다. 200만명의 독자가 봤다는 초대형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이기도 하지만 겸손한 그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존경심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누구나 알게 된 그의 퍼스널 브랜드를 활용해서 홍보, 판매를 늘려보고자 하는 마음이 작용했으리라 싶다. 실제로 그런 홍보마케팅 전략은 적절한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당분간 그런 홍보효과 역시 지속될 것이다. 책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퍼스널 브랜드가 뜨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김난도 교수와 같은 작가 뿐 아니라 유명강사들이 뜨는 것도 같은 트렌드라고 봐야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미경 원장과 김창옥 강사, 김정운 교수 같은 전문 강연가들이다. 김미경 강사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저서가 종합베스트셀러 5위권에 2권이나 올라가기도 하고, 하나의 방송 진행을 맡기도 했다. 그 덕분에 석사논문 표절시비까지 휘말리며 유명 인사처럼 곤혹을 치뤘다.
보다 넓게는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 지지도가 한때 1위까지 올랐던 안철수 의장과 박경철 원장, 혜민스님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더 폭넓어진다.
어쩌면 시대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스승이 없다보니 유명강사나 작가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이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든다. 솔직히 말해 필자 역시 그러한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인물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든다.
그러나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그 자체를 본다면 저자의 개인적인 퍼스널 브랜드에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들었다. 분명 당분간은 저자의 유명세를 이용하려는 전략은 유효하리라.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소 손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난도 교수 개인의 퍼스널 브랜드에 따라 글의 내용이나 질이나 판매에 이르기까지 직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김미경 원장과 같은 도덕적 사태가 벌어지면 트렌드 코리아 발행 그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다.
그런 우려와 달리 2013년도의 코브라 트위스터 역시 날카로운 혜안과 필력으로 최근의 사회 트렌드와 흐름을 잘 짚어내고 있다.
그러나 언급된 내용들의 상당 부분은 올해만의 트렌드라고 보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미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미각의 제국이나 정신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치료가 필요하다는 디톡스 개념 등에 대한 이야기는 한참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서 회자되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한해 한해 트렌드가 최근 몇 년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좋은 말들로 다시 취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얄미운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이런 트렌드나 유행이라는 함정 또는 절대적인 믿음에 빠져 실제 트렌드나 우리 삶과 우리 자신의 의견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감마저 들었다. 트렌드 서적 읽기가 두려워지는 것은 이런 믿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와 같이 사회전반의 흐름과 맥락에 대해 공부가 부족했던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주는 것은 분명한 이 책의 장점이다.
더 나은 책으로 이 시대 사람들의 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책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인상 깊은 문구:
날 선 사회로 이행됨에 따라 나타나는 세 번째 변화는 ‘편향된 자기 확신’이 더욱 굳건해진다는 것이다. 날 선 사회의 두 번째 특징인 ‘문제해결의 개별화’는 다수 대 다수가 실시간으로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기술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분쟁 발생시 객관적 증거로 활용가능하며 상대방이 꼼수를 부릴 수 없게 만드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다. 하지만 이러한 증거물도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만 선택적으로 인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
어떠한 객관적 정보도 믿지 않고 내가 가진 해답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확증편향 현상은 온라인 네트워크의 힘을 받아 한층 더 강해진다.
도서에 비판을 가하긴 했지만 그의 말처럼 나 또한 지나치게 편향되어 잘못된 자기 확신을 가지기 않기 위해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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