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림 그리는
화가가 있을까? 없을까?
천편일률적인 고속도로 휴게소가 넘쳐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군계일학으로 돋보이는 휴게소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전혀 다른 곳과 달라 보이지 않는 휴게소이다.
여늬 휴게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보면 안내 표지판 제일 하단에 미술전시실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장소다.
길을 따라가보니 '화가와 그림이야기'라는 미술 전시장이 보인다.
미술가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칠곡휴게소!
사람들이 삼삼오오 들어와서 그림을 보면서 피로를 풀고 있다. 두 점의 그림이 앞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소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에 있던 또다른 그림이다. 정박해있는 조그만 배다. 광활한 바다에 나가고 싶은데 작은 닻줄에 매달려서 외로워보이는 듯 하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 다양한 그림이 보인다.
상당히 많은 그림이다.
색감이 좋아서 촬영해두었는데, 가로세로 구분을 못하겠다. 뭘까?
나체의 여자 엉덩이들이 보인다. 눈길을 끈다. 왠만한 예술가들이라면 모두 다룬다는 누드 그림.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화가에게 물어보질 못했다.
여러 사람이 그린 작품인가 했더니 '김만식'이라는 화가 분이 모두 그린 그림이다.
다른 분들과 가장 달리 독특하게 들어오는 그림이 이 오색 색동저고리 그림이다.
그런데 아이나 엄마나 누나나 모두 머리를 갸우뚱하고 꺽고 있다. 의미가 있을 듯해서 작품을 직접 그린 화가에게 여쭤보고 싶었으나 내가 머무르는 동안 20여분 가량 수화기를 들고 계셔서 직접 여쭤보지는 못했다.
전시실내에 김만식 화가의 개인 작업실이 있다.
방명록이다. 여러 사람 다녀갔으나 사인한 사람은 한 사람 뿐이다. 나도 남기질 못했다. 하고 싶어도 워낙 악필이라 알아보지도 못하게 썼다고 욕먹을 것 같아서다.
작가와 인터뷰를 하고 동영상을 담고 싶었으나, 바쁘셔서 담지를 못했다. 그래서 전시실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한 번 담아 봤다.
수도권에 사시면서 일주일에 2,3일 정도 이곳 칠곡휴게소에 내려와서 작업을 하신다고 한다. '그림 그리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절대 그림을 권하고 싶지 않으시다고 말했다.'
너무 춥고 배고프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마도 그림 판매로 수익이 되는 듯 보였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듯 보였다.
칠곡휴게소에 돈을 내고 화실을 운영하시는지, 돈을 받고 화실에서 작업을 하시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이든 칠곡휴게소를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그렇게 수익날 사업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하튼 칠곡휴게소 입장에서도 유용성이 없다면 이런 문화공간을 철폐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미쳤다.
순수예술을 한다는 것으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수익을 떠나 이들에게 좀 더 다양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그러한 문화시설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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