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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상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이메일로만이라도 만나 뵙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 대학교 졸업을 앞 두고 있는 학생으로서, 우연한 기회로 선생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지금은 선생님이 쓰신 "청춘의 진로 나침반" 책을 읽으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을 나름 "치열"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좀 더 직접적으로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나름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의 심리학과 4학년 2학기를 재학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지나가면 항상 "그 때엔 대체 왜 그런 식으로 살 수가 있었지...?"하면서 자신의 지난날의 행동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최근까지만 해도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거의 조금의 생각도 하지 않는 채로 그야말로 "현재에 충실하며" 살았습니다. 그러자 마지막 학기가 되니 더 이상 그러한 생각을 안 할 수도 없게 되었고, 그제야 지금까지 진로에 대해 준비해 넣었던 것들이 거의 아무것도 없구나하며 한탄을 하곤 했죠.

 

취직을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준비가 너무 부족하고, 심리학과의 특성상 전공을 조금이라도 살린 직장을 찾으려면 대학원 진학이 필수이기 때문에, 현재는 취직보다는 대학원 진학을 일단 큰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전공무관"인 직종들(ex, 영업, 마케팅... ...)을 종사하면 제 가치관과 좀 많이 동떨어진 일을 하는 것 같아서 약간 내키지가 않았고, 제 전공 분야를 충분히 살려서 좀 더 전문적이고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인 질문 및 고민은 다음 문단에 시작할게요.

 

대학원에 가려면 세부 전공을 반드시 정해야 되는데, 그것을 정하는 것이 저에게 매우 힘들께 느껴집니다. 일단 심리학의 많은 세부 영역 중에서 제가 확실히 흥미 있어 하는 하나, 내지 몇 개의 영역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확실히 좋아하는 과목이나 분야가 없었다는 것이 지금 되니 결정을 내리는 데에 걸림돌이 되었던 것 같네요... ... A라는 분야도 좋지만, 그렇게 재미있어 하지 않고, B라는 분야도 나름 재미있지만, 또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대충 이런 상태입니다. 또한 관심 있는 연구 주제들 몇몇 있지만 그것이 또한 하나의 분야에 한정되어져 있지 않고, 이 분야 저 분야 흩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대학원의 세부 전공을 여러 개 할 수가 없겠죠... ...^^

 

흥미로는 결론이 나기 힘드니, 나의 능력이나 적성으로 진로를 결정하려고 해도 쉽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역시나 제 적성이나 능력에 딱 맞는 그러한 분야를 찾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리적인 능력보다 어학의 능력이 뛰어나고, 자연 과학적인 것보다 인문 사회적인 베이스가 더 많지만, 심리학을 하려면 통계학은 무슨 세부 전공을 하던지 다 필요하고, 심리학이 어느 분야에 종사하려면 어떠한 능력들이 뛰어나면 좋다는 것과 같이, 딱 떨어지는 것도 거의 없어서 결정을 내리기에는 막막합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또 실용적인 측면 및 취직의 수월성 등의 좀 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순수 이론을 연구하기보다 이론을 연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까지 관심이 있어서, 순수 심리학보다는 응용 심리학 쪽의 전공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엔 좀 더 현실적인 계산이 들어가 있었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최근까지 앞날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생각 없이" 살다가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였지만, 대학원을 통해서 공부를 계속하여 교수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대학원 수학 후 직장에 취직할 것인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확실한 전공이나 분야들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겠죠... ... 그래서 순수 심리학을 하면 그 길을 계속 걸어서 학자가 될 수 있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지만, 응용 심리학을 하면 그 때 공부의 상황을 봐서, 계속 그 길을 갈 수도 있고, 한 석사 정도를 취득한 다음에, 그 학위로 전공을 살린 직업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응용 심리학 쪽의 세부 전공 하나를 골라, 일단 석사 학위까지 공부할 것으로 대충 생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흥미와 적성의 문제에 다시 부딪힐 수밖에 없죠... ... 어느 세부 전공이 나한테 맞을 것인지, 내가 가장 보람차게 공부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겠고, 지금 생각해 놓은 세부 전공이 하나 있긴 한데, 그것이 과연 나에게 맞는 흥미, 내지 가치관에 부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듭니다. 어떨 때 그 전공이 정말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도, 금방 그 길이 내가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짧은 동안에도 판단이 갈대처럼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듯합니다.... ...

 

여기까지가 현재 제가 처한 상황입니다. 국내 아니면 해외의 대학원에 가는 것도 생각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 확실해 지는 것이 없어 계속 진전이 없는 느낌을 받아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약간 정해진 "응용 심리학 한 분야를 공부해서 일단 석사까지 받는다"라는 생각도, 내가 진짜로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닌 취직 시의 용이성, 보수 등 같이 피상적인 이유로 정해진 것 같아서 약간 불편합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선호라는 세부 전공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일단 길을 정해놓고 가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또한, 나한테 완벽하게 적합한 세부 전공을 찾으려고 지나치게 많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회의도 약간 듭니다. 어차피 한 치 앞길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너무나도 많은 불확실한 요소들을 알려고 하다 보니 거의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선생님 블로그에 상황을 가능하면 자세히 적으라고 하셨는데, ... 제가 봐도 글이 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답변하시기 편하시라고 지금까지 제가 하고 싶은 질문을 크게 요약해서 밑에다가 적어 드립니다.

 

1. 지금 저 같은 상황에서, 제가 생각한 "응용 심리학 한 분야를 공부해서 일단 석사까지 받는다"라는 식의 진로 설계가 올바르다고 보시는지요?

 

2. 제 진로 내지 인생 설계에 있어서 그래도 지금처럼 생각을 더 많이 해 봐야 하나요, 아니면 불필요하고 불확실한 생각들을 과감히 접고 어떠한 결정이라도 내리는 것이 차라리 나은가요?

 

3. 그 밖에 선생님이 저 같은 경우에 대해서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셨으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하루에도 이런 식의 메일을 수도 없이 받으실 텐데, 그것을 일일이 읽고 답변을 달아 주신다고 하니 정말 글 쓰면서도 죄송한 마음을 들기도 하고, 선생님의 정성이 존경스럽습니다.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제 고민에 의해서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

 

건강하시고 따뜻한 날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ps: 질문 하나 더... ... 국내 대학들의 대학원 같은 경우에는 일단 대학원을 입학하고 한 학기 정도 수업 들은 다음에야 세부 전공을 나눈다는데 사실인가요? 이것은 뭐 교수님들께 물어봐도 되는 질문이지만... ...

 

 

 

감사합니다

 

 

답변:

진지하게 문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핵심만 짚어서 짧게 쓰고 말하는 것도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긴 하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최대한 상세하게 주변정황까지 모두 기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으니까요.

 

지금 주신 질문 사이에도 답들이 이미 많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상담글을 읽으면서도 계속 떠오른 생각이 왜 그렇게 전공 선택에 고민하세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인 역시도 나한테 완벽하게 적합한 세부 전공을 찾으려고 지나치게 많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회의도 약간 듭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딱 제가 하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완벽한 전공, 완벽한 진로, 완벽한 직업, 완벽한 직장, 완벽한 연인, 완벽한 배우자, 완벽한 가족, 완벽한 아이, 완벽한 사회, 완벽한 나라, 완벽한 인생,,,’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환상이지만 죄송하게도 이런 완벽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완벽한 것을 소망합니다. 저는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피터 드러커 교수가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의식과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막연하게 완벽을 꿈꾸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완벽하게 맞는 세세한 대학원 전공을 따지려는 자신의 심리를 한 번 분석해보세요. 심리학과이니까 주요한 과제가 되겠지요. 프로이트 천재성이 이런 한 개인의 심리를 꿰뚫어 인류 전체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알아차린 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본인의 과제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자신을 더 깊이 있게 탐색하고,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탐색해봐야 할 겁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대학원 세부전공에 고심하는 심리를 분석해보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첫째 두려운 겁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거죠. 자기신뢰를 못하면 자신이 하려는 선택에 대한 믿음을 가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대개 그러한 원인은 자존감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자존감을 높이는데 주력해야만 합니다. 상황은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부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외부환경인 대학원이나 전공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자존감을 향상시켜 잘못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떨쳐내야만 합니다.

 

둘째,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한 무의식적 방어입니다. 상황이 잘못될 것에 대한 변명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세부전공이라는 합리적인 논거를 내세우는 거죠. 누구라도 그럴듯한 답변을 해주면 그 사람 말을 믿고 따라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유는 뭘까요? 만일에 잘못되었을 때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의도가 아닐까요. 그러나 모든 일은 스스로 결정하고 거기에 뒤따른 책임도 온전하게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건전한 성격이고, 건전한 성인의 자세입니다. 그래야 어떤 선택을 통해 잘되든, 잘못되던 성장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로 임하게 되면 선택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게 될 겁니다.

 

셋째, 내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자랑을 하고 싶은 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앞으로의 진로와 인생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고심하고 있는지 자랑하고 싶은 거죠. 이렇게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면 문제가 잘 풀릴 거라 믿는 거죠.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달리 불필요한 생각이 많을수록 오히려 결과는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사람이 지나치게 생각 없이 살아도 문제가 되겠지만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각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닌데 어느 시점을 지나 지나치게 생각만 많이 하게 되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많아진다는 것이죠. 본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렇게까지 고민을 많이 했으니 당연히 상황이 좋게 풀려야할 터인데 막상 현실에서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부분의 일이라는 것이 다 그렇습니다. 그러면 다시 또 고민을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나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겁니다. 내가 얼마나 내 삶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그런 거들먹거림을 줄여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고민해서 어느 정도 해결방안이 떠오르면 바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잘되던 잘못되던 피드백을 반복해야 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왜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고,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왜 안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해보고 다시 다른 선택을 해서 행동하고 피드백을 반복해야만 합니다. 문제 해결 프로세스죠.

 

‘1.고민(상황분석) - 2.목표(비전) - 3.선택(대안) - 4.행동 - 5.피드백(결과분석)’

 

그런데 지금 1단계 수준에만 머무르고 있습니다. 조금 더 큰 꿈을 가지고 자신이 왜 직업을 하려고 하는지, 왜 일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긴 해야 하는데요. 일단은 선택하고 행동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응용심리학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저 역시도 일단은 응용 심리학의 한 분야를 선택해서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조금 더 고민하고 준비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뜻과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결실 맺으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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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나사렛대학교 취업전담수로 활동하면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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