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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백반증 형에게, "그동안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해!"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7. 31.
 

부제: 백반증 걸린 형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했던 이유!

나는 이야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에 대한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입 밖으로 내보질 못했다.

백반증으로 인해 형이 외부로의 노출을 싫어했기 때문에 더더욱 이야기하기 곤란한 면도 있었다.

오죽했으면 형이 친구와 친지들마저 20여년 넘게 등지고 살았을까.


사실 와이프하고도 형 때문에 싸운 적이 있었다. 형이 필리핀에 있다 보니 가끔씩 생필품을 우편발송 해주곤 했다. 나이 드신 부모님들이 해외로 우편을 보내기는 어려운 일이라 주로 내가 했다. 그러다보니 발송한 물품을 사기 위해 어른들과 같이 시장을 보러 가기도 했다.


(부모님과, 형님내외와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갔던 동해안에서의 즐거운 한 때. 사진 잘 찍으려고 하지 않는 형을 억지로 앉혀서 찍었다.)

가끔 아내에게 말을 안 하고 우편물을 보내기도 했다. 아내는 자기만 빼돌리고 형 이야기를 쉬쉬한다고 서운해 했다. 하지만 따돌리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형이 노출되길 민망해해서 아내조차도 결혼해서 몇 번 만나보질 못했던 것이다.


아내는 형님이 자신과 우리 아이들까지 자주 만나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했다. 사실 그럴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나는 화를 냈다. 형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가족들까지 피하는지 당신이 알고나 있느냐고 화를 냈다.


사실 나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형을 위해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던 것이다. 형에게 너무 미안해서.


인터넷을 통해 형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도 형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기 위해서다. 스스로 이겨내지 못한다고 힐난한 적도 있었다.백반증을 앓으면서 겪을 수 있는 정신적 고통을 내가 깊이있게 공감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백반증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백반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위안을 주기 위한 바람으로 글을 썼다.


물론 ‘희망사연공모’의 상금이 욕심난 탓도 있다. 어떤 주제의 글을 쓸까하다가 형님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형님의 이야기만 담아서 연재식으로 글을 다뤘다.


이런 이유들로 글을 시작했지만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었다. 특히 백반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고통을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렇게 하면서 조금이라도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지 않았나 위로한다.

또 한편으로 어쩌면 형에게 도움을 줄 사람이나 기업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혹시나 형과 형수를 함께 채용해줄 기업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님 내외분이 함께 살면서 일할 수 있는 곳. 그런 기업이 있다면 연락주시길 바란다.
필리핀이라면 더더욱 좋겠다. 물론 제3국 어디라도 좋다.


career@careernote.co.kr로 연락처와 근무 내역을 조금이라도 알려주시면 바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


굳이 이런 이득이 생기지 않더라도 형에게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형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안을 얻으며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추천과 댓글로 많은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형에게 남기는 공개편지:

"형,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지. 마음으로 깊이 있게 다 헤아리지 못해 너무 미안해! 너무 내 것만 챙기며 형을 등한시하지 않았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드네. 주위 사람들에게 늘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말을 해주는데도 나는 한 번도 고마워하지 못한 것 같아서 또 미안해.

하지만 언제나 형에 대한 생각은 내 마음 깊숙이 담겨 있어. 할 수 있다면 형에게도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조금만 기다려. 꼭 도와줄께.


어머니도 늘 형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 부모님한테 너무 죄스러워하거나 원망하지도 말아.
형이 효도하는 길은 형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잘 할 수 있을 거야.

형, 힘내^^"


추신:

혹시나, 백반증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딱 한 마디만 남기고 싶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절대 전염병 아니오니 부디 피하면서 나쁘게 바라보지 말아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형님과 살아왔던 우리 가족과 주변 사람들 모두 괜찮습니다...
혹, 주변에 백반증을 앓는 사람들이 있다면 따뜻한 지지와 응원으로 희망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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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형님 내외분을 필리핀에서나 한국에서 채용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메일 career@careernote.co.kr로 관련정보 보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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