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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인생,사는 이야기

철도로 변한 인간의 삶, 新철도기행(MBC방송출연 후기)

by 따뜻한카리스마 2009. 2. 6.

지난 2월3일 ‘新 철도기행’이라는 주제의 방송이 MBC프라임에서 방영되었다.


내가 출연한 방송이라 내용이 더더욱 궁금했다.

어느 정도 이야기는 듣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촬영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을 보지 못한 분들에게도 철도 발달로 인간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방송후기를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펜대를 잡았다.

                      
 (이미지출처: 09년2월3일 방영된 MBC 프라임, 신철도기행중에서)


1899년 9월18일 대한민국의 첫 기차가 경인선을 달렸다. 다음날 독립신문에는 '차창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니 산천초목이 모두 움직이는 것 같고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하더라.'고 기차를 탄 소감이 대문짝하게 실렸다. 그때 기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60km.

당시 최고속도로 서울부산 간을 달린다고 하더라도 거의 10시간을 달려야만 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2배 이상의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 사실 철로 자체도 설치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2004년도에 고속철도 KTX가 탄생하며 시속 300km를 돌파하며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서울부산 구간을 3시간 이내에 돌파하게 된 것이다.

그런 철도 문화를 보고 1935년생인 우리 아버지는 ‘야, 세월 참 좋아졌네. 우리 때는 서울까지 11시간 걸렸는데.’라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아버지의 할아버지 세대에서는 보름이나 한달이상 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지방에서 한양으로 과거시험 한 번 보러가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공중파 방송에 출연한 나. 인물이 좋아서인지 방송 출연이 잦다. 크^^이거 5분 준비하려 많이 준비했건만 뭐, 제대로 나온 것은 없는 것 같다-_-;;; 어떻게 말해야지 하는 준비조차도 없었다. 누구는 백 번 준비했다고 하던데-_-;;)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인간의 삶과 문화도 달라졌다. 고속철도가 머무는 도시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속도에 뒤처지는 작은 도시의 기차역은 사라지기도 했다. 속도에 밀려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난 역도 있었고, 영원히 사라진 역도 있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속도에 맞춰 변화한 삶도 있었고, 속도에 맞추지 못한 삶도 있었다. 물론 속도라는 시간개념을 뛰어넘어 살아남은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속도라는 변화와 경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 속도가 인간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방송 촬영 후, 다음날 KTX열차 안이다. 우리 가족끼리 열차 안에서 한 번도 사진 촬영한 적이 없어서 옆자리에 계신 분에게 부탁해서 가족사진을 촬영해두었다. 주말부부로 떨어져 생활할 때는 그런 여유조차 없었다. 당시에는 늘 울음바다였지만 이제는 함께하는 행복한 이동 공간이 되었다. 내가 쓴 열차이용금액을 계산해보지 못해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적어도 1천만원 이상은 넘게 사용했다. 이 정도라면 철도공사에서 나한테 훈장하나는 줘야 하는 것 아닌가.ㅋ)


나 역시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간 한 인물로 나온다.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빈털터리가 되어서 주말부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부산에서 생활하고 나는 혼자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수도 없이 기차역에 눈물을 뿌렸다.

방송출연 계기를 만들어 준 글:
희생 없이 아름다운 것을 얻을 수 없다!-주말부부 삶에 도움될까? 


주말부부를 마음먹게 해주었던 것도 고속철 덕분이었다. 마치 우리 가족을 위해서 생긴 열차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30대 중반까지 아무 것도 이루질 못했다. 오히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다. 남들보다 엄청나게 뒤져 있었다. 나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고속철처럼 달리고 또 달리는 인생을 살았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시간에는 전력을 다해 일해 매진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낸 덕분에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내 삶의 변
화를 이끌어 냈다.

철도가 이렇게 한 인간의 삶을 변화시킨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잡담. 블로그도 사람을 변화시킨다.ㅎ블로거들이여, 블로그 열심히 하자!
관련글: 블로그 덕분에 MBC방송 출연하다!

(독일 하노버 역, 독일은 자동차 강국이기도 하지만 철도 강국이기도 하다)

철도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은 일찌감치 철도에 눈을 뜨고 경쟁력 철도 경쟁력 강화에 앞장섰다. 독일의 경우에는 자국 뿐 아니라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고속철과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단거리 열차를 운행하며 철도 문화를 이끌어냈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고속철도 신칸센을 운행한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4개의 섬으로 이뤄진 섬나라다. 그러나 이제 일본을 더 이상 섬나라라고 말할 수 없다. 철도를 이용해 이 4개의 섬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칸센 덕분에 일본인의 삶은 확연하게 바뀌었다. 도시로의 통근권이 넓어졌고,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아침에 도쿄로 출근해 도시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전원의 자연 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철도의 진화가 가져온 새로운 삶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철도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우리의 철도는 속도만 빨라졌을 뿐이다.

(우리 부부와 함께 나왔던 또 다른 주말부부. 아산에 거주하면서 서울과 대전을 오간다. 현재 주말부부라 그런지 우리 부부보다 더 자연스러웠다ㅠ.ㅠ 우리도 한 때는 애틋했는데ㅋ )


천안역에서 서울과 대전으로 매일 출근하는 손명옥씨 부부가 있다. 남편은 서울로 출근하고 아내는 대전으로 출근한다. 두 사람은 출퇴근을 천안아산역에서 한다. 그런데 만일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 부인 손명옥씨도 직장이 있는 대전에서 하루를 묵어야 한다. 천안아산역에서 집이 있는 아산까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나 철도가 없기 때문이다.

2005년도 기준으로 국내 철도 총길이는 3371km. 40여 년 전인 1962년 3032km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우리의 철도는 아직 속도만 빨라졌을 뿐, 마을 구석구석까지 연결되는 지선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독일과 일본 등 철도 선진국이 가진 철도의 강점은 집 앞에서 철도를 타고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인구 1000명 미만의 작은 마을까지 철도가 연결돼 있어 언제 어디라도 철도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일본은 도심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경전철이 자랑거리다. 특히 도쿄 시내와 근교를 구석구석 연결하는 현수식 치바 모노레일은 복잡한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고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일본의 모노레일. 화면 좌측 상단에 보면 기차가 거꾸려 매달려 있는 듯 보인다. 용인 애버랜드에 있는 독수리요새와 같이 놀이기구 같이 보인다.)

철도가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효율성이다. 또한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CO2 배출량에 있어 철도는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해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운송수단별 연료비 사용량도 아주 적다. 게다가 철도는 대량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세계의 주요 국가들은 대체 에너지 개발과 함께 철도 위주의 교통 정책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철도의 발달이 좋은 결과만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철도의 발달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반대로 철도가 지나지 않는 지역은 소외될 수 있는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거리다.

방송에서는 못다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철로가 북한 신의주를 거쳐 중국으로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세계로!


*참조로 이 글은 09년도 2월3일 MBC프라임에서 방영된 <新철도기행>의 방송안내 자료를 참조하여서 제가 방송 출연하면서 느꼈던 철도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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