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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문제, 남의 일 아니다!
만일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다면...


미국 정치인들 간에 가장 큰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문제 중에 하나가 ‘낙태문제’다.


이 문제로 인해 철학적,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인 미묘한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크게 중요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낙태가 많이 이뤄지다보니 심지어 낙태관광을 올 정도라고 한다는 기사가 떠오른다. 여중생, 여고생들의 낙태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코 나에게서 멀리 떨어진 삶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이번에 했다.


아내가 생리 불순을 겪었다. 아무래도 느낌이 임신을 한 것 같다고 한다. 진짜 임신이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물어왔다.


아: 여보, 임신이면 어떡하지-_-;;

따: 그럼, 놓아야지.


아: 안 돼. 벌써 둘 놓았잖아. 일도 못하게 되고, 이래저래 돈 들어갈 곳도 많고, 우리 나이도 있고,,,

따: 괜찮아. 일 안하면 되지. 씀씀이도 좀 줄이고.


아: 경제적 문제도 문제지만, 아무런 준비도 못했단 말이야. 갑상선 약도 계속 먹었고. 감기약도 먹고, 어쩜 좋아...

따: 음,,,그래. 좀 더 생각해보자.


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내심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솔직히 심리적 부담감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낙태를 떠올려보니 가슴이 떨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약국에 들렀다. 임신 테스트기를 샀다. 약사에게 물어봤다.


따: 아이 둘이나 있는데요. 혹시 원하지 않는 임신이면 어떻게 해야 되죠?

약: 놓아야죠.


따: 그렇죠. 그렇기는 한데, 와이프가 부담스러워하네요.

약: 그럼. 병원밖에 없죠.


‘이거 어쩌나’하고 마음을 졸이면서 아내에게 테스트기를 건넸다. 2,30분후 아내가 방그레 웃으면서 임신은 아닌 것 같다며 테스트기를 보여준다. 마음속으로 ‘휴’하는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아내가 쓰레기통에 버린 테스트기를 몰래 꺼내 사진을 찍어두었다.


(아내 몰래 임신테스트기를 꺼내 사진을 찍어두었다. 빨간줄이 한개가 나오면 임신이 아니고, 2줄이 나오면 임신이라고 이야기 들었다.아내가 정관수술을 하자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왠지 나의 남성상을 잃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싫었다. 그렇다고 아내에게 피임약을 먹으라고 권유하기도 싫었다.)

원래 낙태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생명체를 어느 시점에서부터 인정해야 되느냐하는 것에서부터 논의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인간존재’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지식 체계 속의 생명이란 지식의 지위 문제이기도 해서 상당히 어려운 윤리적 문제라고 철학자 탁석산은 말한다.


이 어려운 윤리적, 철학적, 종교적 문제를 떠나서 현실의 우리들에게는 결단을 하기 쉽지 않은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결코 우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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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송선생 2009/02/02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싯적 낙태 경험이 있는데 가끔씩 가슴이 아려오곤 합니다. 죄책감도 있구요. 생명을 두고도 현실적 상황의 두려움을 이겨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2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음 아프셨겠습니다. 사실 저도 잊어버리고 글을 쓰진 못했지만 실제로 아내가 유산했던 적이 있습니다.
      유산하고 그냥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낙태와 거의 동일한 수술을 한다고 하더군요.

  2. BlogIcon 실비단안개 2009/02/02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옆지기님을 불안케 마시고- ^^/

    피임, 임신, 출산이 참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교육시간이 짧으며(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형식에 치우치지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까 '아내의 자궁암은 남편 책임'이란 기사를 읽었습니다.
    원하지 않는 아기는 낙태를 하면된다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2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너무 준비하지 않은 상태라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남자야 뭐 준비할 게 특별히 없지만 여자들은 달라서요.

      실비단안개님이 말씀해주신 그 글도 봤습니다.
      정말 남자들의 책임도 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3. BlogIcon 라이너스™ 2009/02/02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태는 안되, 라고 말하고 싶지만서도..
    저마다의 사정이 다른거니 쉽게 말할수있는 부분은 아니네요.
    그런 상황이라면 정말 고민이 되겠는걸요...
    저야 총각이라 할말이 없지만... 나중에 결혼하면 힘닿는대로 낳고 싶네요. .ㅋㅋ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도 만만찮고... 역시 결혼과 출산, 육아도 현실인걸까요.
    행복한 한주되세요^^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2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많이 놓으셔요^^어제 뉴스를 봤더니 통영쪽에 사시는 분이 10번째 아이를 놓으셨다고 하더군요^^
      라이너스님이 사시는 곳이 통영이니 그 가족 만나서 인터뷰하시면 어떠실까요^^대박 나실터인데,,,ㅎ

  4. BlogIcon 김치군 2009/02/02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사실 민감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뭐, 저는 아직 어리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 잘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그렇지만,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한구석에 ㅎㅎ..

  5. BlogIcon login 2009/02/02 1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의 낙태가 범죄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낙태 합법화가 꼭 비인간적이라고 볼 수 없을 것 입니다.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2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늘 언뜻 뉴스기사를 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6개월 이상되면 태아 감별이 된다고 하더군요.
      6개월 미만이면 낙태도 가능하다라는 이야기를 언뜻 들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login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렇지만, 참 민감한 문제라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어느 한쪽만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6. BlogIcon 빛이드는창 2009/02/02 1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여운 아기를 볼 수 있었던 순간이 될뻔했겠네요.
    2월 첫날이네요. 늘 좋은날 되세요^^

  7. Tm 2009/02/02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쓰임새를 줄이는 게 아니고 씀씀이를 줄인다고 해야겠지요. 수정 좀 해주세요.

  8. BlogIcon 아디오스 2009/02/02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리미리 예방하자!! ^^
    흠... 실제 임신이면 참 고민 많으셨겠습니다...

  9. 오호라 2009/02/02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분이 얼른 정관수술이라도 하시는 것이 맘 편하시겠는데요..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2 2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 그래도 그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그것은 싫더라구요.
      개인적으로 형님이 정관수술 하셨다가 다시 복원수술하셨는데요. 왠지 남자구실 못할 것 같아서 싫더라구요.

  10. BlogIcon 호박 2009/02/03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9금댓글 >>> 호박도 조심조심(ㅠㅠ)
    그래도 아가가 오면 낳을꺼에요~

    날씨가 마니 풀렸쎄여^^
    꽃샘추위님만 지나가면 봄이겠다눙~ 어예^^
    오늘도 포근한 날씨만큼 '봉마니'

  11. 남자란... 2009/02/03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임인 사람이 이런 글보면 화나겠네요. 이런 글보면 좀 화나네요.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3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합니다. 충분히 그러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주변에 불임으로 고생하신 분들이계셔서 그 마음 조금 정도는 압니다.

      이번 글에는 제 개인적인 감정말 실어서 그러한 배려를 못했네요. 너그러이 양해부탁 드립니다.

  12. 사일라 2009/02/09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순간의 방심이 큰 출혈을 낳게 되어버리네요.
    고등학교 때 아는 친구가 임신을 해서 학교를 관두고 혼자 키우는 걸 보니..
    먼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부사이에서도 조심을 하고 신경을 써야겠네요.

    참..오타발견이요 웬지->왠지

  13. 낙태반대 2009/02/09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의 출산율보다 낙태율이 높다는 얘기를 들은적 있습니다.정말 충격받았어요.게다가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 다운증후군이나 여타 기형아 검사를 유도할 때 너무 당연한듯이 의사들이 임신의 유지여부를 결정할 기형아검사와 양수검사를 강요합니다.저도 경험했구요.정말 너무 화가나서 지금 산부인과 안간지 1개월넘었어요.의사들이 당연하게 그렇게 물어보니 겁많은 산모들은 기형아 임신했으면 반드시 낙태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아기낳고 나면 나중에 인권위원회에 알아보기라도 할까봐요.정말 세상이 무섭단 생각이 듭니다.연쇄살인범이 끔찍하다고 하지만 전 산부인과의사들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태아도 생명인데요.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09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아이들 출산율이 떨어지다보니 별의별짓을 다해서 돈을 벌어들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검사들을 요구하는군요. 저는 아이 놓고, 재대혈 보관을 해서 아내가 하면 안 되느냐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안 해줍니까? 130만원 가량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나하는 사람들의 취약한 심리를 건드리는 상업성이 무섭습니다.

  14. 좋은글 2009/02/09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상도... 분이시죠? 아이를 놓아야 한다~ 떵을 눈다~ ㅎㅎ 저도 경상도 남자라 이 특징적인 말을 참 좋아합니다~

  15. BlogIcon ssil 2009/02/17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고민을 하셨었군요,,,ㅎㅎ 낙태할 일이 안 만들어진거 정말 다행이에요,...^^
    저도 낙태 반대하는 사람이거든요,.. 필우 가졌을때 잘 모르면서 병원서 하라는거 다 했었죠... 그래서 기형아수치 높다 양수검사해라.. 그래서 그것도 받고,, 그러는 과정중에 불안해하고,,, 그래서 든 생각인데, 둘째가지면 그런 검사는 안하려고해요,,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건데 내맘대로 판단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어차피 기형아검사는 수치일뿐이라더군요, 나이많은 산모는 거의 다 기형아수치가 높게 나온데요,,^^
    혹시 정말 셋째 가지시더라도 낙태하지 마세요,,,^^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2/17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마음적으로 고생했죠-_-;;;
      올릴까 말까하다가 그것도 우리 삶의 일부니 올렸드랬습니다.
      셋째 가지고는 싶은데 이래저래 여러가지로 부담스럽네요-_-;;
      ssil님은 어떠신지요^^

  16. 윗 댓글을 보니.. 2009/02/19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소리가 납니다.

    원치않는 임신과 아내분의 낙태수술보다 본인의 남성성이 더 중요하신가 봐요.

    10여분도 안걸리고 남성호르몬과도 관계없는 수술을 안하겠다고 하시다니...대단하십니다.

    남성성 중요하죠!! 여기서의 남성성이란 단지 생식능력일 뿐인데(수술한다고 해서 호르몬이 차단되지도 않지요) 생식능력 살려놓아서 생기는 결과를 보세요.. ㅡ.ㅡ;;;

    • BlogIcon 따뜻한카리스마 2009/04/07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님이 정관수술했다가 다시 아이를 가지고 싶어 복원수술을 했는데 크게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찬가지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조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 아닐지요?

      고정관념을 버리시죠.

  17. BlogIcon 라라윈 2009/04/06 1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부사이라고 해서 임신이 항상 반가운 일은 아니겠네요....
    혼전임신과 낙태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봤었는데...
    따뜻한 카리스마님 덕분에.. 더 많은 생각 해 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해요..^^